먹는 행복/집밥

일본에서, 비빔밥과 모둠전

인귀 2020. 9. 19. 15:06

일본 수퍼 라이프 ライフ 에서 나물 ナムル 이라고 한 팩에 약 300엔 정도에 판매한다는 걸 몰랐을 때, 비빔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나물 무침을 만들었었다.


나물 무침

일본에서도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시금치와 콩나물, 당근으로 비빔밥에 들어갈 나물 무침을 만들었다. 시금치와 콩나물은 살짝만 삶아서 참기름과 소금간을 해주었다.

수퍼에 콩나물이 없다면 숙주 나물로 만들어도 된다. 당근은 가늘게 채 썰어 볶아 주었다. 다 비빔밥에 넣을 거라서 간은 약하게 했다. 마무리로 뿌려 준 깨소금 いりごま 은 수퍼에서도 팔고, 다이소 같은 백엔샵 百均 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비빔밥

나는 원래 완숙 중에서도 노른자를 터트린 계란 후라이를 좋아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반숙으로 준비했다. 비빔밥에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서 돼지고기 갈은 것을 사서 볶아 두었다.

비빔밥은 집에서 있는 반찬으로 비벼 먹어야 제 맛인데 타지에 살다 보니 있는 반찬 자체가 귀해서 비빔밥 먹으려면 나물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제는 수퍼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판다는 걸 알아서 사 먹는 방향으로 하고 있다.


비빔밥

만드는 건 귀찮았지만 고추장에 참기름 두르고 슥슥 비벼 먹으니 너무 너무 맛있는 비빔밥. 야채들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 내 마음대로 여기다가 고기를 넣었지만 그때 그때 참치를 넣어도 되고 김가루를 뿌리면 또 다른 맛이 나고, 상추를 넣어 먹어도 맛있다.

한국 사람에게는 역시 비빔밥이 최고. 같은 날은 아니지만, 갑자기 전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이것 저것 전 부쳐서 먹은 날이 있었다.


모둠전

전은 약한 불로 부쳐야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열심히 노력해봤는데, 어째 모양이 하나같이 전혀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모양은 아쉽지만 맛은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김치가 있어서 우선 김치전을 부쳤고, 파프리카 안에 동그랑땡 소를 넣고 부쳐서 모양을 내 보았다. 동그랑땡 소는 갈은 돼지고기와 두부 으깬 것을 살짝 소금과 후추 간을 해서 만들었다.

버섯에 새우살을 붙여서 전을 만들어 보았는데 전혀 전 모양이 되지 않아서 실패했다. 새우살이랑 버섯이 따로 놀아서 그냥 따로 먹어야 했다.


파프리카 동그랑땡

육전도 먹고 싶어서 육전도 부쳤는데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냥 한가지 전만 만들어도 되는데 욕심내서 장도 여러가지 봐오고 한 시간 넘게 전만 부친 것 같다.

덕분에 오랜만에 전 먹고, 전 먹으니 한국 느낌이 물씬 나서 너무 좋았다. 가끔씩 김치있으면 김치전 부쳐먹거나 파전 만들어 먹거나 하는데 이렇게 모둠전 해 먹은 건 처음이었다.

곧 추석인데 또 추석되면 한국 스러운 음식 많이 만들어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