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행복/집밥

추석 음식, 돼지 갈비찜과 송편

인귀 2020. 10. 5. 00:45

일본은 추석이라 달라지는 건 없지만 그래도 추석 느낌나는 음식이 먹고 싶어서 뭘 만들어먹지 하다가 돼지갈비찜과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전도 부칠까 했는데 귀찮아서 패스하고, 그 대신 돼지갈비찜 레시피를 꼼꼼히 찾아보고 진짜 맛있을 거 같은 걸로 참고해서 만들었다.


돼지갈비찜

여러 요리들에 도전해보면서 요즘 생각하는 건데 인터넷 레시피를 아무리 그래도 따라해도 맛이 제대로 잘 나기는 어려운 거 같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구하는 재료의 미묘한 맛 차이도 있고, 내가 요리 센스가 부족한 편인 것 같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은 돼지갈비찜. 대 만족이었다. 엄지 척.


다행히 집에 소주가 남아있었다


*내가 만든 돼지갈비찜 레시피*
1. 돼지갈비 600그램을 1시간정도 찬물에 담궈서 핏물을 제거 한다. 뼈가 붙은 돼지 갈비는 정육점이나 수퍼에서 スペアリブ 를 구매하면 된다.
2.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다가 고기를 펄펄 끓으면 소주 1컵 정도를 넣어 끓여준다. 이 때 뚜껑은 열어둔채로 유지하고 고기가 살짝 익은 것 같으면 찬물로 헹군 후 칼집을 넣어준다. 나는 갈비찜에 부드러운 돼지 기름도 좋아해서 돼지 기름을 따로 제거하지 않았지만, 느끼한 게 싫으면 칼집을 내면서 기름을 제거해주면 된다.


고기에 칼집내면서 손가락에도 칼집


**돼지갈비찜 양념장**
양파반개, 대파반개를 가는 것처럼 다져주었다. 여기에 다진마늘 2큰술, 물 반컵, 간장 반컵, 맛술2큰술, 생강술1큰술,매실청2큰술, 설탕 1큰술에 후추 참기름을 넣어주는데, 간을 어떻게 하는 지 몰라 약간씩 가감하면서 너무 짜지않게 만들었다.


갈비 재워놓기


3. 양념장에 준비한 돼지 갈비를 넣고 하루 이상 숙성시켰다.
4. 냄비에 그대로 준비한 양념돼지갈비를 센불로 10분 끓이다가 야채넣고 중불로 10분 끓인다. 이때 야채는 무 1/4개, 당근 작은 사이즈 1개, 표고버섯 3개, 밤을 준비했다. 무와 당근은 껍데기는 벗겨내고 모양을 둥그렇게 만들어줬다. 밤은 슈퍼에서 판매하는 깐 밤 패키지에서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걸로 한봉지 구매해 넣었다.
5. 약불에 30분 정도 졸여주면 완성.


추석밥상

오랜만에 정말 정성을 다해서 만든 요리인 돼지 갈비찜을 중심으로 내가 만든 김치와 송편, 샐러드, 잡채는 인스턴트 제품으로 간단하게 만들었는데 맛도 괜찮다.

정말 한국 추석 집밥 같은 느낌의 밥상이어서 너무 맛있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뭔가 요즘들어 귀찮아서 대충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랜만에 요리 의욕이 샘솟아서 열심히 만들었다.


돼지갈비

이번에 돼지갈비찜을 만들면서 정성을 들이자 마음먹고 열심히 만들기도 했지만 그 중에서도 정말 힘들었던 게 돼지 갈비를 구하는 거였다. 정육점은 6시 퇴근 이후에 가면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슈퍼도 때에 따라 제품에 없거나 해서 구하는 데 발품을 팔았다.

오른쪽은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에서 구매한 돼지갈비로 가격대가 조금 비싸 약 300그램에 920엔, 왼쪽은 모리타니 정육점에서 300그램 밖에 없대서 구매한 돼지갈비로 약 750엔 정도였다. 슈퍼에서 사면 300그램에 약 500엔 조금 넘는 금액이다.


송편만들기

다음은 송편. 검색해보니 만드는 건 그렇게 어려워보이지 않았는데 귀찮으니까 만들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도 오랜만에 송편 먹고 싶어서 귀찮음을 이기고 만들어보았다.

멥쌀가루 上新粉 는 슈퍼 등 어디서든 쉽게 구매 가능하고 깨가루는 일부러 빻아 놓은 깨 すりごま 를 동키호테에서 100엔도 안되는 금액에 구매했다.


송편만들기

*송편만들기 레시피


1. 멥쌀가루 500g (나는 건식으로 준비했다) 에 끓는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적당히 맞춰준다. 반죽이 부들부들해질 때까지인데, 원래는 끓는 물 200g을 분량으로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반죽이 안만들어져서 더 끓는 물을 추가하다보니 어느정도 넣었는지를 모르겠다.
2. 익반죽을 하면서 여러번 치대 부드러워진 멥쌀가루 반죽은 젖은 면포를 덮어 30분간 둔다.
3. 깨 180그램과 설탕 4큰술 분량으로 준비하려고 했는데 감이 안와서 거의 1대 1분량으로 만들었다. 맛을 보고 나니 설탕 비율이 좀 더 높은 편이 좋을 것 같다.
4. 떡반죽응 동그랗게 빚은 후 평평하게 눌러 소를 넣고 송편을 만든다
5. 끓는 불에 올려서 30분 찌고 송편이 익으면 참기름을 너무 많지는 않게, 골고루 발라준다.


송편만들기

예쁜 송편을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 다던데 나의 미적 감각은 만두 중에서도 못생긴 만두 같은 모양의 송편밖에는 만들 수가 없었다.

나중에 인스타그램에 송편 사진이 올라온 걸 보니 다들 예쁘게 잘 만드는 듯. 나는 만드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송편만들기

어떻게 될라나 싶어서 갓 찧어낸 송편을 하나 집어 먹었는데 제대로 송편맛이 났다. 당연히 한국에서 먹는 것 보다는 맛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대 만족하면서 먹었다.

**송편 보관하는 방법
멥쌀가루 500그램으로 송편을 만들고 나니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후회를 했다. 일단 반은 찐 후에 인터넷으로 송편 보관 방법을 폭풍 검색했다.

 

송편만들기


우선 익은 송편의 경우 뜨거울 때 바로 냉동실에 얼려두는 식으로 보관한다. 먹을 때는 전자 렌지에 2-3분 정도 돌려서 먹으면 되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다시 찜통에 쪄서 먹는 게 가장 좋다. 나는 전자렌지에 돌려 먹었는데 처음 만들었을 때랑 비슷하게 쫄깃하고 맛있었다.

나는 갓 만들어 놓은 안익은 송편은 굳기 전에 랩으로 쌓아서 비닐 봉투에 넣어 냉동실에 얼려두었다. 나중에 먹을 때 다시 찜통에 30분 쪄서 먹으려고 한다.

열심히 만든만큼 맛있게 잘 먹은 추석 밥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