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4연휴가 끝났다.

인귀 2020. 9. 23. 08:48

주말부터 시작해 경로의 날과 추분으로 이어진 4연휴가 끝이 났다. 실감은 안나지만 다시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


온라인 술자리


눈만 깜빡했는데 순식간에 지나간 4연휴. 그 시작은 금밤 11시 반부터 친구들과 온라인 술자리. 스무디 어플로 여러명이 동시에 접속해 화상 채팅이 가능하다.

다들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술자리하면 무슨 어플 이용하지? 나는 스무디 어플만 써봤는데 일본 인터넷이 안좋아서 그런지 소리 전송이 잘 안돼서 아쉽다. 꼭 얘기하다가 내 소리만 안들린다고 해서 답답함을 겪는다.

치타라 チータラ 는 길다란 치즈에 마른 명태 살이 붙어 있는 안주인데, 짭짤해서 맛있다. 술은 달달한 걸로 골랐는데 츠부츄오렌지는 쌕쌕 오렌지처럼 오렌지 알갱이가 엄청 많이 들어가 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수다 떨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피아노 연습

토요일 아침은 연휴와 상관없이 언제나와 같은 피아노 학원. 피아노 기초가 없어서 어렵지만, 꾸준히 하고 싶다는 생각에 연습용으로 전자 피아노도 구매했다. 화이트, 넘 이쁨.

학원 끝나고 산노미야에서 점심 먹고 볼일 보고 돌아다녔다. 날씨가 시원해져서 머리를 묶지 않아도 땀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가을 날씨는 소중하니까 만끽해야지.


고베 이케아

저녁에는 이케아 가서 인테리어 구경 좀 하고 저녁도 먹었다. 새로 나왔다는 양배추 롤도 먹어보고, 카레도 시켜 먹고 했는데 역시 이케아는 미트볼이 제일 맛있다.

요즘은 집 인테리어 꾸미는 데에 가장 관심이 가서 알아보니 조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구나 싶어서 거실에 두개의 천장 조명 중 하나는 레일 조명으로 바꾸려고 구매했다. 9월 기간 한정으로 이케아 고베점은 1만엔 이상 구매하면 10퍼센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만박기념공원

일요일은 집에서 푹 쉬고, 그냥 다이소나 갔다가 집에서 요리만 하고 그랬는데 월요일에는 날씨가 좋아서 근교로 나갔다. 처음에는 시가현에 가려고 했는데, 전 날에 큰 사고가 나서 고속도로 정체가 심각하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만박기념공원에 갔다.

오사카 살면서 한번도 안가봤었는데 날씨도 좋고 큰 쇼핑몰이 연결되어 있어 구경거리가 많아서 가길 잘 한 것 같다. 공원 입장료는 성인 260엔인데 태양의 탑을 보고 나면 다른 건 특별한 건 없고, 정말 그냥 공원이다.


일본정원

4연휴이기도 하고, 날씨도 좋아져서 만박기념공원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거의 대부분 가족 단위인 듯해서 어딜 가도 아기들 우는 소리가 들려서 돌아다닐 때 조금 힘들었다. 오사카 만박공원 입장료를 내면 안쪽에 일본 정원도 입장 가능하다.

일본 정원은 조용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다. 파워 스폿이 많은지 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꿔바로우와 공심채

하루 종일 돌아다니고 지쳐서 집에 얼른 가고 싶었는데, 갑자기 오사카 갔으니까 평소에 못먹는 중국 요리가 먹고 싶어서 오사카 최애 맛집인 시킹죠에 들렸다가 왔다.

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느라 오래 걸렸지만, 맛있는 꿔바로우와 공심채. 짜장면이랑 짬뽕도 먹었다. 고베에도 한국식 중국 요리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


테넷

마지막 연휴날, 화요일. 4일이라는 시간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 수가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새 영화 테넷이 개봉한다고 해서 보러 영화관에 다녀왔다. 일본 영화관에서 4D 영화는 처음 봤는데 원래는 3300엔 정도 가격인데 이 날은 행사 가격이라서 2400엔 이었다.

되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일본어 자막으로 영화를 보니까 정말 내용 이해가 어려웠다. 사실 중간에 4DX 라는 환경 속에서 살짝 졸기도 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해석을 찾아 봤는데, 아 그래서 이런 내용이었구나 곱씹으면서 재미를 느꼈다.

뭔가 연휴 내내 부지런히 움직인 것 같으면서도 아무 것도 안한 것 같은 허무한 기분. 어쨋든 연휴는 지나갔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얼른 또 연휴가 찾아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