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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스러운 사람이 그립다.
내 입에 맛있는 게 들어가는 것보다
함께 먹는 사람이 맛있는 걸 먹고 웃는 걸 더 좋아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누군가에게 나눈 내 기쁨이 시샘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나눈 내 슬픔이 부담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쌓여갔다.
어쩌면 미숙했던 20대의 내 성격이 진짜 나였고,
지금은 나를 잃어버리는 대신 남들에게는 좀 더 나은 내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딴에 순수하게 좋은 마음으로 내 손에 들린 맛있는 음식을 반으로 쪼개 나눠주었을 때,
내 행동이 과하다고 오버하지 말라는 말을 들은 적이 몇 번 있었다.
물론 맛있게 먹어준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왜인지 그 몇 번의 기억이 나를 위축되게 만든다.
누군가는 싫어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점점 나는 나대로 모두를 배려하다보니 혼자인 순간이 늘어난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상처를 주는 일도 타인에게 상처를 받는 일도 거의 없어졌는데
가끔은 참 재미가 없다.
나는 지금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의 즐거움과 감정 소모가 그리우면서도 귀찮고,
혼자 있을 때의 여유가 만족스러우면서도 외로운 것이다.
나는 정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성격이 무뚝뚝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정스러운 사람은 무뚝뚝한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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