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맛있는 것 먹기/별 일들/이야기들

인귀 2021. 7. 21. 10:00

집밥

집밥을 해먹는 날들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가끔씩은 만들어 먹기.

집에 햄들이랑 재료가 있길래 부대찌개를 끓였다. 

 

항상 반찬으로 먹는 샐러드랑 낫토.

계란말이는 귀찮아서 슈퍼에서 사왔다. 

 

그리고 후식은 수박. 근 몇년간 맛있는 수박을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항상 밍숭맹숭한 맛.

 

그래도 수박을 보면 속는 셈 치고 또 사먹어 본다. 

혹시라도 달까 하는 마음으로. 

 

역시나 밍숭맹숭하다. 

 

 

화재경보

밤 12시 쯤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화재 경보가 울려서 깜짝 놀랐다. 

엄청 큰 소리로 근처에서 화재가 났으니 대피하라는 방송이 계속 흘러 나왔다. 

뭔 일이지 싶었지만 우선은 무서운 마음에 밖으로 나갔는데 

단지 내에 많은 사람들이 다들 베란다로 나와서 장관이었다(?)

 

모든 집에 화재 경보가 울린 모양이었다.

그런데 다행이도 불이 난 곳은 없어 보였다. 

뭔 일인지 불안해서 한동안 다들 서로의 동태를 살피며

어쩌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웃집 아저씨가 나한테 와서 4층은 안전하고, 지금 경비실에 확인했더니 오류 나서 그런거라고 안심하고 들어가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이 집에 산지 2년인데 처음으로 이웃집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았다. 

감사하다고 전하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한동안은 계속 경보가 울려서 무서웠다. 

 

우리집은 유알이라 한 단지에 거주하는 사람 수 자체가 많은데 

다들 얼마나 놀랐을까.

별일이 다 있다.

 

 

인도 카레

내가 좋아하는 대만 요리 가게에 밥을 먹으러 일부러 갔는데

주말에는 문을 닫는 지 문이 닫혀 있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냥 아무 곳이나 들어간 곳이 인도 카레 가게였다. 

 

양이 진짜 많은 곳이어서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치즈 난은 두개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했다. 

 

카레는 그냥 저냥 맛있었지만 다시 가지는 않을 것 같다. 

고베 살면서 두번 인도 카레 가게에 가봤는데 다 그냥 저냥이었다. 

맛있는 인도 카레 먹고 싶다. 

 

 

긴급재난문자

7월 초에는 재난 경보가 울릴 정도로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하루는 일하는데 천둥 번개가 어찌나 치는지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예전에 후쿠오카 살 때 큐슈가 비 피해가 많았어서 걱정이 되기도 했다. 

 

후쿠오카 이지리에서 쉐어 하우스 살 때 회사 끝나고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우산 다 망가지고 완전 비 쫄딱 맞고 집에 힘들게 갔더니 외국인이 내 모습 보고 

웃길래 기분이 나빠서 원래 나 잘 안그러는데 왜 웃냐고 화를 냈던 기억이 갑자기 났다. 

 

비가 많이 내리면 일본은 전철 같은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생긴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지연증을 받아서 출근을 하기는 하지만 나는 기다리는 게 답답해서 여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회사는 가까운게 짱이다 정말.

큐슈는 비가 왔다 하면 미친 듯이 오는 시기가 있다. 

 

여기 와서는 그렇게까지는 겪어보지 않았지만 너무 많은 비는 무섭다. 

 

 

다이소

일본 다이소에 원래 신라면이랑 너구리 파는 건 알고 있었다. 

근데 세금 포함하면 108엔이라서 동키호테가 더 저렴하니까 사본 적은 없었다. 

 

최근에 뭐 살 게 있어서 갔는데 진라면을 팔길래 오잉 했다. 

진라면 좋아! 게다가 108엔이면 한국 슈퍼나 동키호테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나 먹으려고 2개 사고 회사 사람들 주려고 3개 더 샀다. 

일본에서 진라면 순한 맛이 정말 인기다. 

 

오피셜은 아니지만 내 주변에서 진라면 순한 맛이 한국 라면 중에 제일 맛있다고 말하는

일본인들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한국 슈퍼 가면 진라면 순한맛만 품절일 때가 많다. 

진라면 순한 맛이 일본인들의 입맛에는 딱 좋은 가보다. 

 

 

줄기콩볶음

회사에서 줄기콩을 받아서 어떻게 해먹는거지 하다가 

그냥 삼겹살이랑 피망을 같이 넣고 볶아서 먹었다.

 

줄기콩은 일본어로 사야잉겐 さやいんげん 이라고 부르는데 익숙한 식재료인가보다.

나는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조금만 받아왔다. 

 

양념은 참기름과 허브 솔트로만 했고 고기가 느끼한데 줄기콩이 식감이 좋아서 

맛있게 먹었다. 야채랑 고기랑 볶으면 뭐 무조건 맛있지~

 

 

메모

얼마 전에 공책을 꺼내서 보다가 갑자기 내가 쓴 메모가 있어서 읽어보았다.

너무 웃겨 ㅋㅋㅋ

 

아니 포카챠 얼마나 맛있었길래 이렇게 정성스럽게 써 둔 거지?

 

30살의 내가 남긴 시그널이 포카챠 맛있다는 내용이라니 ㅋㅋㅋ

메모 ... 포카..챠..는..마...ㅅ있다...☆

 

아마 오사카 살 때 나카자키라는 레트로 가게들 많은 곳에 카페 갔을 때

갓 구운 포카챠 있다길래 사먹고 써둔 글 같다. 

 

 

당분

요즘 달달한 거 많이 먹고 있다. 

당분 충전은 아주 빠지지 않고 하는 중.

 

모토마치에 있던 크리스피 크림 도넛은 가게가 없어졌는데 

산노미야 마루이에는 아직 있어서 가~~~끔씩 글레이즈드만 하나씩 사먹는다.

 

막상 먹으면 그렇게 맛있지도 않은데 

왜 가~~~끔씩 먹고 싶어 지는걸까. 

 

반의 반개만 팔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