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강한 스타일이라 겨울을 굉장히 좋아한다.
고등학생 때는 반스타킹만 신고 맨살로 교복입고 한겨울을 버티는 게 일도 아닐 정도였다.
그런데 한국이 ... 정말로 너무 춥다
ㅠㅠ
마이너스 14도...
붙이는 핫팩을 허리에 붙이고 다녔다.
뉴스에서 내가 한국에 오고나서 중에서, 올 겨울 중에서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는데도
아침일찍 길을 나섰다.
롯데리아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ㅋㅋㅋ
팔달산에 오르기 위해서!!!
원래는 광교산에 가려고 했는데 주변에 매일 등산 다니시는 분도 눈 오고 길이 얼어서 광교산 안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운데로 팔달산에 오르기로 했다.
일단 팔달문에 갔다가 아침으로 모닝 롯데리아 때리러 들어갔다.
남문 롯데리아는 24시간이라 아침에도 오픈하고 있었다.
언니는 새우버거 먹고 나는 양념감자.
둘 다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다.
롯데리아는 맛없어서 싫어하는데 새우버거는 맛있다.
마찬가지로 양념감자는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는 양념감자만 사 먹으러 롯데리아 간 적도 있었다.
가격도 저렴해서 양념감자 하나 사서 친구랑 수다 떨며 놀았던 기억이 있다.
ㅋㅋㅋ
눈이 온 뒤라 약간 미끄럽기는 했지만
워낙 낮기도 하고 아예 못오를 정도가 아니어서 몇 명 올라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진짜 추웠는데 막상 오르다보니 운동되서 오히려 좋아!
진짜 금방 오르지만 좀 가파르긴 해서 산책으로 다니기에는 운동이 되는 좋은 코스 같다.
남문 북문 사는 사람들 부럽당
따란~
열심히 올라가니 정상(?)에 올랐다!!!
한국적인 미가 너무 아름답다.
인스타그램이었는지 유투브였는지 어딘가에서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히스토리를 본 적이 있다.
원래 재복원된 문화재는 등록이 안되는 것이 원칙인데
화성은 예전 건축 설계도를 보존하고 있어 그 방식을 유지해서 만들어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수원의 자랑!
수원 화성 멋지다!
최종 목적지인 서장대에 도착했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
유럽의 건물들을 봐도 정말 멋지지만,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감동을 준다.
이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얼마나 거리가 있는 지 보여주는 표지판이 귀엽다.
도쿄까지 1,147km 거리가 있다.
나는 만약 내가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반드시 순간이동능력을 갖고 싶다.
그러면 일본에서 한국으로 슝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가족들도 만나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
출근할 때도 슝
퇴근도 슝
진짜 최고다. 여행갈 때 비행기 오래 안타도 되고 심지어 항공료도 무료.
꿈같은 이야기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조선의 왕 1위 세종대왕님을 잇는 2위 정조대왕님이
수원 화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진 시도 지었다!
사실 시가 정말로 멋진지보다는, 정조대왕님이 지었다니까 무조건 멋짐이 있다.
서장대에서는 수원의 풍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잘 보면 수원이 팔달문(남문), 장안문(북문), 창룡문(동문), 화서문(서문)을 잇는 멋진 성곽이 한눈에 보인다.
날씨가 맑아서 풍경을 보기에 참 좋았다.
내가 한국에 있을 때는 추운 날씨 덕분에 미세먼지도 없었다.
감사하다.
2023년의 새해 다짐은 아주 심플하게 정했다.
건강한 몸과 정신!
2022년에는 몸이 아프고 안좋았고, 정신적으로 괴로운 시간들이었다.
사실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건강하게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분명히 모두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팔달산 등반ㅋㅋㅋ을 하고 내려와서
남문 구경. 남문도 북문도 근처에서 구경하면 진짜 이쁘다.
게다가 자동차 지나다니고 그래서 현대적인 거랑 섞여있는 묘한 분위기가 끝내준다.
남문에는 저렴한 약국들이 유명하다.
약은 일본에도 많지만 옛날부터 먹던 상비약들은 한국에서 구매하고 가는 편이다.
특히나 일본에서는 구충제를 안먹으니까 한국에서 구충제 미리 많이 사가고 일본에서 일년에 두번씩 챙겨먹는다.
시장 구경은 나에게 있어 명품 쇼핑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
지동시장 볼거리가 많지만 대충 훑어만 보고 점심 먹으러 갔다.
떡 진짜진짜진짜 좋아하고 먹고 싶은데
떡을 먹으면 너무 배가 부르니까 구경만 하고 참았다.
돼지머리를 팔길래 구경했다.
외국인들이 보면 신기하다고 좋아할 것 같다.
돼지고기 누른 것도 새우젓 콕 찍어 먹으면 맛있는데..
시장은 먹거리가 넘쳐 흐른다.
하지만 목적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지동시장 순대곱창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다녔던 가게가 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정말 맛있다.
믿고 먹는 순대곱창타운!!!
원래 타운 밖에 있는 백순대 가게가 기가 막히게 맛있어서 좋아했는데
언니 말로는 맛이 변했다고 해서 어릴 때부터 먹었더너 원조 엄마네에 갔다.
여기만 사람이 대기할 정도로 많은데 장사를 엄청 잘하셔서 진짜 친절하고, 잠깐만 기다리면 된다고 말씀도 잘해주신다.
6번을 받고 줄서서 기다리는데 우리보다 먼저 6번을 받은 분들이 계셔서 우리는 6.5번이 됐다.
자리가 나기 전에 철판 볶음에 순대, 곱창을 선택해두었다.
원래 매운 걸 정말 좋아하지만 약간 맵찔이가 됐기 때문에 보통맛으로 골랐다.
기본 세팅은 단무지, 무김치, 생채, 고추된장무침이고
탄산 음료 한병도 서비스로 자리에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나오는데 양이 정말 많아서 지금 사진 보면서 생각하는건
라면은 뺄 걸 그랬다는 것이다. 면 종류가 많아서 아깝게도 전부 다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리가 따닥따닥 붙어 있어서 옆사람들이랑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는데 그게 정말 재밌었다.
처음 음식 나오고 왼쪽에 계신 중년 남성분이 불 켜라고 알려주시고
오른쪽에 계신 가족들은 우리한테 앞치마 달라고 하고, 그 오른쪽에 앉은 여성분은
내가 탄산음료 뚜껑 못따니까 이모님 불러서 따주셨다 ㅋㅋㅋ
다같이 식사하는 정스러운 분위기가 정말 즐거웠다.
보글보글 이것은 예술이다.
근데 사실 맛은 어릴 때가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절대 맛이 없지는 않은데 살짝 떡볶이같은 맛?이라 옛날처럼 감탄하면서 먹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순대곱창볶음을 먹을 수 있다니 감격적이었다.
일본에서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이 순대곱창일 정도로 먹고 싶었다.
마무리는 역시나 K 디저트인 볶음밥!
순대곱창볶음은 원래 볶음밥이 더 맛있다. 냠냠.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고 선물로 젤리도 받았다.
역시 한국 :)
낮에는 한산한 통닭거리를 지났다.
밤에는 사람으로 가득해진다.
배불리 점심을 먹고 행궁동 나들이를 하러 갔다.
행궁동은 이제 카페가 100 곳이상 들어서서 젊은이들이 엄청 많이 가는 핫 플레이스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반고흐 카페도 있고 수원이가 안내하는 청소년 쉼터도 있었다.
팔달사에도 들려서 부처님께 인사 드렸다.
2023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
메가박스 건물에 있는 오락실에 가서 펌프도 하고 농구도 했다.
아주 신나구만.
아직 실력이 녹슬지 않았다.
훗...
귀여운 눈사람이 입구를 지키는 쿠키랑 빵을 파는 카페가 있었다.
겨울 왕국의 울라프 모양이었다. 진짜 잘 만들었다.
화성행궁을 지났다.
행궁동도 넓어서 팔달사 쪽은 약간 가게가 별로 없고 화성행궁 지나서 북문쪽으로 가까워지면
점점 사람들도 많아지고 이쁜 가게들이랑 카페들도 즐비하고 있다.
인생네컷이 보이면 찍어주는 게
요즘 한국 사람들 국룰이라고 :)
크리스마스 전이었어서 크리스마스 분장하고 사진을 찍었다.
즐거웠다.
아기자기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도 구경하고,
행궁동을 걷다가 그해 우리는 촬영한 곳들도 구경했다.
엄청 큰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는 번쩍번쩍한 곳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행궁동은 정말 아기자기하게 이쁘고 여기저기에 숨겨진 카페들이 있다.
왜인지 GS25가 이쁘게 생겼길래
들어가서 구경했다.
유투브에서 본 적 있는 쿠캣마켓의 상품들도 진열되어 있었고
호빵이나 기획 상품들도 있었다.
편의점이 엄청나게 진화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한때 GS25 불매 운동이 심하지 않았었나? 지금은 없어졌나?
뭐든지 빠르게 변하는 한국이라 따라가기가 어렵다.
골목 골목
행궁동 구경하기
이쁘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다.
시인과 농부에 갔다.
내가 꼭 가고 싶어서 :)
화성에 가면 가고 싶어진다.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장소다.
항상 변하지 않는 인테리어다. 책이 가득하고, 피아노가 있고
LP판에서 노래가 흘러 나오고 영화 포스터가 벽에 가득하다.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시고, 별 말씀을 안하시는데도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시인과 농부는 식혜가 정말 맛있는데 식혜를 시키면 사장님이 항상
다른 차를 시키면 식혜를 내니까 다른 차를 마셔보라고 추천을 해주신다.
언니는 그래도 식혜를 시켰고 나는 과식을 매일 하고 있어서 소화를 위해 매실차를 시켰다.
식혜를 주문하면 나오는 양이 얼마나 많은지
언니가 엄청 많이 마셨는데도 반이나 남겼다. ㅋㅋ
매실차는 은은한 향에 달달한 맛이 일품이었다.
시인과 농부는 언제나 찐 감자를 같이 주시는데 그 감자가 얼마나 맛있는지
꼭 2개 이상은 먹게 된다.
벽에 써있는 낙서들을 구경하다가 명언을 읽었다.
이쁜 사랑만 하시라니, 제발요라니.
게다가 화창한 날에 땅이 갈라지듯 뜨거운 사랑은... 이라니
사랑 고백 메모를 떼면서...라니
한마디 한마디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시가 아닐까?
언니랑 서로 그려주기로 했는데
서로 기분이 언짢아졌다.
시인과 농부 나올 때까지 하나하나 구경하다가
발걸음을 어렵게 옮겼다.
버스가 안오길래 택시를 탔는데 수원이가 반겨줬다.
귀여운 캐릭터 수원이 ~
서점 들려서 네모네모로직을 샀다.
유튜브에서 침착맨이 네모네모로직하는 걸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하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으러 권선시장에 위치한 맛집인 나연식당에 갔다.
나연식당의 천장에는 돈이 붙어 있는데 이건 정기적으로 모아서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데 쓰인다고 한다.
토종닭으로 만들어진 닭도리탕도 정말 맛있었지만
밑반찬이 하나하나 너무 맛있어서 다 먹어버렸다.
밥 한공기가 뚝딱이다. 치즈 제육볶음도 주문해서 먹었는데 불맛이 많이 나서 좋았다.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단 하루도 야식을 안 먹은 날이 없었다. . .
휴.
야식으로 감자빵 하나를 먹었다.
냠냠... 너무너무 맛있군.
서점에서 사 온 네모네모로직을 하나 풀었다.
이게 고급편이라 꽤 어려워서 이거보다 한 단계 쉬운 거 하고 싶은데...
네모네모로직이 인기가 없는지 책 재고가 이거밖에 없었다.
너무 못하겠으면 뒤에 답지 보면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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