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기/임신 출산 육아

일본 자연 분만 후기 (2) - 고베 우에다병원 母と子の上田病院

인귀 2023. 11. 28. 15:14

나는 양수가 터졌다는 진찰을 받고
출산 하루 전날부터 입원을 했는데,
고베 우에다 병원 母と子の上田病院 은 자연분만은 5박 6일, 제왕절개는 8박 9일을 입원한다.

우에다 병원

입원하고나서 받은 입원 진찰 계획표.
처음 입원하고 많은 설명과 많은 설명 종이를 받기 때문에 정신이 없다.

하는 일을 크게 보면 우선 진찰은
매일 체온 체크, 간호사님 연락 오면 가서 의사 선생님 진찰, 혈액 검사, 간호사님이 하시는 퇴원 진찰, 사람마다 약 복용, 빈혈 있으면 철분 주사를 맞는 것이 적혀 있다.

식사랑 청소는 매일 해주시고, 자연 분만의 경우 샤워는 출산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지도는 다양하게 있는데 병원 아이패드에서 동영상으로 미리 공부할 수도 있다.
수유 지도는 갔더니 모리나가 영업직원이 해주는 거라 좀 당황스러웠다. 모유 지도는 동영상도 있고 간호사님들이 매번 와서 물어보면 알려주시고 직접 지도해주신다.

목욕 지도는 영상을 엄청 반복해서 봤고 신생아실에서 실제로 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니 부를 때 가면 된다.

산모들끼리의 다과회가 있는데 나는 회복이 느리고 몸이 안좋아서 직전에 캔슬하고 안갔다.

아기 스케줄은 태어났을 때 비타민k 복용하고, 매일 체온재고 목욕하고 소아과 진찰 등을 한다. 퇴원하는 날은 혈액 검사하고 비타민k 복용 등 진찰을 한다.

그외에 병원 서비스로 다같이 식사하는 자리도 있고 에스테도 준비되어 있다.


🌟 출산 1일차 (11/11 토)

고베 우에다병원

출산하고 다음날
눕고 자고 간호사님 오거나 밥 올 때만 깨고 그랬다

아침에는 빵식이 나오고 점심은 야채가 가득한 일본식이 나왔다
맛도 좋고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어서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좋았다

엄마는 오전에 남편과 공항에 가셨는데
그 전에 면회 오고 싶다고 부탁드려봤는데 역시나 규칙은 규칙이라고 면회시간 외에는 불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히 개인실+화장실, 욕실 방이 비었다고 해서 병실을 옮겼다

👩‍🍼우에다병원은 다른 일본 산부인과와 마찬가지로 기본 모자동실이다
그런데 힘들면 아이를 맡길 수가 있어서 대부분 엄마들은 밤에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아이가 병실에 왔다가 토를 해서 간호사의 권유로 첫날은 그대로 아이를 맡기고 저녁에만 다시 만났다가 혼자서 생활을 했다

👨‍👩‍👧 남편이 30분 면회를 와줬다 !
첫날이라서 아이도 보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잔뜩 집에서 가져다 줬다


고베 우에다병원

미리 아마존에서 좌욕기를 사둬서 3분간 좌욕을 했다
한국에서는 병원이나 조리원에서 좌욕을 하는 게 당연한데 일본은 그런 문화가 없는지 좌욕기를 잘 팔지도 않는다

오키나와에서만 있는 문화인지 일본내에서 출산 후 좌욕을 하는 경우는 드문 모양이었다

그리고 방을 옮겨서 드디어 샤워를 했다!!
이틀 샤워를 못했더니 꼬질꼬질해서 너무 찝찝했었다
샤워하고 나니 기분 최고!!!


고베 우에다병원

저녁에는 산모들끼리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이벤트가 있어서 참가했다

나는 셋째를 출산하신 공무원 산모님, 나랑 동갑 산모님과 같이 식사를 했는데 아무래도 출산한 직후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대화가 정말 즐거웠다

출산 얘기를 어디가서 해도 공감받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가감없이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공무원 산모님은 세자녀의 로망이 있어서 셋째를 출산하신 케이스로 육아는 베태랑이신 분이었다
공무원은 출산 휴가가 3년이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셋째 모두 우에다병원에서 자연분만 하셨고 한국 드라마를 엄청 좋아하신다고 드라마 추천도 많이 해주셨다 ㅋㅋ

 


나랑 동갑이신 산모님은 무통분만 하셨는데 진통은 24시간해서 길긴 했지만 무통 주사 놓는 순간부터 하나도 안아프고 10분만에 아기가 태어나서 놀랐다고 하셨다

다만 아기를 빨아들여서 꺼냈기 때문에 아주 조금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바로 둘째 계획중이시고 둘째도 무조건 무통 하신다고 하셨다 ㅋㅋ

나도 질세라 내 분만 경험을 얘기했는데 아무런 약이나 주사를 안쓰고 아기 낳고 후처리한 거 얘기할 때 다들 포크를 내려놓고 머리를 감싸셨다 ㅋㅋㅋ 진짜... 내가 생각해도 나는 죽다 살아났구나 싶었다


고베 우에다병원

저녁 메뉴는 영양사분들과 스테프 분들이 설명해주시고 코스요리처럼 준비해주셔서 대접받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산모님들 모두 우에다병원은 밥이 맛있어서 좋다고 퇴원하기 싫다고 하셨다 ㅋㅋ

설명을 들으니 코로나때문에 늘 칸막이를 치고 식사를 했는데 이번 식사회부터 처음으로 칸막이 없이 식사를 하는 거라고 하셨다


🌟 출산 2일차 (11/12 일)

 

고베 우에다병원

새벽내내 배가 아파서 악~~~ 소리지르고 참다가 결국 새벽 3시 반에 간호사 호출을 했다

약 알레르기가 있어도 타이레놀은 먹는다고 말씀드렸더니 약하긴 해도 통증을 줄여줄거라고 카로나루カロナール 를 처방해주셔서 먹고 잠을 잤다

고통이 10 이었다면 7-8정도로 줄여줬다


고베 우에다병원

병원 직원분이 출생증명서를 가져다 주셨다
3362그램으로 건강하게 태어났다:) 뭔가 서류로 받으니까 다시 한번 아기가 태어난게 실감이 났다

이제 구약소에 이거 내고 출생신고부터 각종 서류 작업을 해야 한다


고베 우에다병원

아침 식사는 브런치 느낌의 빵식과 점심은 생선을 메인으로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사가 준비됐다

열심히 밥을 냠냠~


고베 우에다병원

👨‍👩‍👧 남편이 30분 면회를 와줬다!
립밤이 떨어져서 사다달라고 부탁해서 핑크 립밤을 사다줬다

👩‍🍼본격적인 모자동실
아이가 침대에 내려놓으면 울어서 계속 안고 있었더니 온 몸이 아팠다

출혈이 많아서 출산한 날부터 계속 왼쪽 팔에 철분 주사를 맞고 있는데 저녁 6시 쯤에 눈 앞이 핑핑 돌다가 찰나의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머리속으로는 정신 차려야된다고 생각했는데 쓰러지는 순간에는 몸이 컨트롤이 안됐다


고베 우에다병원

오후 간식으로 케이크랑 홍차가 나왔다
그냥 저냥 평범
그래도 계속 배가 고프니까 냠냠


고베 우에다병원

저녁은 치킨이 메인인 식사가 나왔다
엄마가 미역국을 잔뜩 끓여서 소분해 냉동해주셨어서 남편이 면회올 때 가져다줘서 함께 먹었다

엄마한테 모유수유를 하면 미역국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출산 후 3일뒤부터 모유가 나온다고 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해봤다
모유수유를 하고 하루에 10ml씩 늘려서 부족한 분유를 먹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고베 우에다병원

남편이 간식으로 사다준 귤도 야무지게 먹었다
진짜 달고 상큼한게 꿀맛이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아무것도 몰라서 오히려 어떻게든 지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