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기/임신 출산 육아

일본 자연 분만 후기 (3) - 고베 우에다병원 母と子の上田病院

인귀 2023. 11. 29. 09:00

🌟 출산 3일차 (11/13 월)


배가 아파서 자다가 새벽에 소리지르면서 깼다
그래도 약을 먹으니 조금씩 아픈 간격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근데 이번에는 모유수유한 이후여서인지 가슴이 돌덩이처럼 딱딱해지고 아파서 잠을 못잤다
의사선생님한테 말해도 당연한 일이라던가 좋은 일이라던가 이런식으로 말하니까 나는 왜 아픈지도 모르고 고생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모유가 뭉쳐서 그런거였다 ;; 휴

그 이후에는 간호사님들이 계속 케어해주고 모유수유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고베 우에다병원

아침, 점심, 저녁, 간식까지 야채를 듬뿍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시간마다 누군가가 밥을 챙겨준다는 게 엄청 좋은 거라는 걸 새삼 느꼈다

밤에 아파서 두시간 정도밖에 못자니 밥이라도 잘 챙겨먹었다

👩‍🍼밤에는 아기를 베이비실에 맡기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수유를 하러 처음으로 수유실에 갔다

6시에 수유실에 가면 아기 데려와서 몸무게 재고 모유수유하고 몇 그램인지 체크하고 간호사님께 나머지는 분유 부탁드리고 다시 병실로 올라간다

그리고 9시 이후에 다시 아기가 방으로 오게 된다
수유하고 방으로 오기전까지 시간에는 간호사님들이 아기 건강 체크하고 목욕시키는 등의 일을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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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검진 있다고 해서 의사선생님 검진을 받으러 갔다
지금 아픈게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건 12월 하순을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 남편이 30분 면회를 와줬다!
남편이 처음으로 아기 분유를 먹어줬다:)
면회시간이 짧아도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처음에는 뭔지도 모르고 간호사님이 하라니까 기저귀 가는 걸 해봤는데 이제는 하루에 열번씩 갈아주면서 익숙해지고 있다

내가 손목 통증이 심해서 자세를 못잡으니 모유수유가 너무 어려워서 남편에게 유축기를 사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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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대변을 못보고 있어서 간호사님이 체크하시고 변비약을 처방해주셨다


🌟 출산 4일차 (11/14 화)

밤에 아기를 베이비실에 맡기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수유실에 가서 모유수유하고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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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느낌의 아침 식사를 하고 아침 간호사님 건강 체크도 한다

👩‍🍼 이날은 아기 목욕 수업이 있는 날이라 간호사님 호출 받고 아기를 처음으로 목욕시키러 갔다 왔다

 

정말 많이 동영상도 돌려보고 했는데 처음 목욕 시키는 거란 너무 어려웠다.
처음이라 당황하고 손목이 아프니 아기 몸을 고정을 못시켜서 아기가 우니까 미치겠어서 간호사님이 거의 다 알려주시는데도 땀을 한바가지 흘렸다

아기 목욕 시키고 나도 방으로 와서 샤워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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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선물로 아기 발바닥 도장과 태어났을 때 사진을 주셨다
너무너무 이쁘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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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날인건지 엄청 화려한 점심식사가 나왔다
밥도 영양밥에 두부 스테이크, 튀김, 차왕무시 등 양도 엄청 많았다

아주 배불리 잘 먹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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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치킨이랑 샐러드랑 엄청 푸짐하게 잘 나왔당
병원에서 서비스로 에스테가 있다고 해서 예약하고 갔는데 나는 마사지 하주고 그런 줄 알았더니 그냥 오일 발라주고 그런 정도였다

따뜻해서 잠이나 쿨쿨 자다가 왔다


👨‍👩‍👧 남편이 30분 면회를 와줬다!
같이 아기밥도 먹이고 짧으니까 더 소중하게 면회시간을 보냈다

간호사님들이 계속 아기를 밤에 봐보라고 하셔서 고민됐지만 몸 회복이 너무 느리고 힘들어서 역시 밤에는 아기를 베이비실에 맡겼다

항상 9시전후로 맡기다가 마지막날이라 12시쯤에 맡겼다 몸이 녹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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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이 준 육아 책이 있어서 보는데 이런 저런 정보가 있어서 좋았다

아기랑 같이 있으면 아기 잘 때 잠깐씩밖에 시간이 안나서 아직 반도 못 읽었다:)


🌟 출산 5일차 (11/15 수)

퇴원하는 날!!
여섯시에 모유수유 하러 수유실 갔다가 퇴원하는 날이라 간호사님 설명 들으러 갔다가 했다

아기 건강체크랑 비타민k 집에서 먹이는거나 수유하는 것 앞으로 검진 등에 대한 설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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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돌아와서 프렌치 토스트를 마지막 아침 식사로 먹었다

그리고나서 씻고 방정리를 했다
👨‍👩‍👧 남편이 와서 서류랑 결제 해주고 나랑 같이 짐 싸고 베이비실에 갔다

병원에서 기념 사진 찍어주시고 이것 저것 절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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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5일 입원해 있는 동안 열심히 작성했던 건강 체크하는 표:) 기념으로 찍어뒀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고 정신 없이 하루하루가 흘렀다

몸이 많이 아프기도 했고 아기를 보고 행복하기도 했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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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집으로...
집에 가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임신하는 기간동안 가장 먹고 싶었던 초밥을 점심 식사로 먹었다 냠냠

🌟 우에다병원에서 출산한 후기 총평
나는 다른 병원들도 알아보고, 유명하다는 병원도 두군데 가보고 했는데 우에다병원에서 출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일본의 병원은 한국에 비해 정말 아날로그다. 옛날 방식...하나부터 열까지

우에다병원은 한국 병원을 따라한건지 모르겠는데 한국 병원이랑 비슷한 느낌이 많고 기계들이나 건물 등 다 신식이라 좋았다. 

 

단점은 동네 병원에 가는 것보다 대기 시간이 길어서 한번 병원 가면 2-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거였는데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항상 일본에서 병원에 갈 일이 있을 때마다 뭔가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우에다 병원도 어느정도 그런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내가 무사히 아기를 낳을 수 있게 해주신 고마운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호사님이나 의사 선생님도 기본적으로 다들 친절하시고 서비스도 훌륭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 

가격은 난 싼 편은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출산은 어딜가도 비싸니 어디랑 비교해야 할 지 모르겠다. 

 

총 출산 비용은 614,560엔이 나왔다.

이 중 나라에서 지원되는 금액이 500,000엔이다.

 

내가 지불할 비용은 114,560엔. 한국은 출산 비용이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는데

일본은 정기 검진은 나라에서 나오는 쿠폰을 사용하므로 출산하는데 이정도 든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일본은 산후조리원이 없다시피 하니까 이렇게 집으로 가게 됐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 정말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간 4박 5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