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행복/외식

교토 맛집, 네기야 헤이키치와 코에도넛

인귀 2020. 8. 3. 11:00

나는 특이하게도 교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보통은 교토가 이쁘고 사진 찍기 좋아서 좋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투어로 교토를 갔어서 그런 지 그다지 좋은 인상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교토에 갔다. 가고 싶은 가게가 있어서 하루 날 잡고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접근성도 좋고, 맛있는 것도 먹고 다녀오길 잘한 것 같다.


네기야 헤이키치
네기야 헤이키치

교토가와라마치역 근처의 인기 맛집, 네기야 헤이키치. 일본인들에게도 인스타에서 화제가 되어 엄청 유명한 맛집이고 한국인이나 중국인들한테도 진짜 유명하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이 없어서 줄이 적은 편이지만, 나는 오픈 11시 반 30분 전에 미리 갔는데 이미 3팀 정도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네기야 헤이키치
네기야 헤이키치

내가 줄을 서자 마자 바로 또 내 뒤로도 줄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내가 먹고 나왔을 때 대충 세어보니 줄이 50명 이상은 서 있었다.

뭔가 내 뒤에 줄을 많이 서 있다고 생각하면 기다리면서도 뿌듯한 기분이 든다. 메뉴를 보면서 기다렸는데 원래부터 붕장어 한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텐동을 먹으러 온 거 였어서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네기야 헤이키치
네기야 헤이키치

네기야 헤이키치 葱や平吉 高瀬川店 는 원래는 이자카야 인 듯 하다. 내부는 완전 일본 이자카야 느낌 그대로.

구글 후기 같은 걸 찾아보면 이자카야도 괜찮다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오픈하자마자 바로 안으로 들어갔는데 테이블이 원테이블처럼 크게 되어 있고 각각 자리에 앉는 형식이라 혼자서도 둘이서도 앉을 수 있는 형태다.


텐동

이 비주얼을 보고 싶어서 교토까지 온 거였다. 이 메뉴가 제일 유명하니까 나는 다들 이걸 시킬 줄 알았는데 주문할 때 보니 1층에서 이 메뉴를 시킨 사람이 나 뿐이었다.

2200엔으로 가격이 비싸기도 하지만, 먹다보니 바로 안 게 양이 너무 많다. 나도 일단 붕장어는 다 먹자 하고 붕장어랑 새우는 다 먹었는데 다른 튀김과 밥은 남겼다. 심지어 밥은 적게 달라고 했음에도 혼자 먹기에는 양이 많았다.


네기야 헤이키치

텐동의 튀김도 맛있고 소스도 짭짤하면서도 달큰해서 밥과 먹기에도 맛있었다. 다만 아무래도 많이 먹기에는 살짝 느끼할 수 있다.


교토
네기야 헤이키치

맛있게 텐동을 먹고, 사람들 얼마나 서 있는지 살짝 구경해주고 냇가에서 사진도 찍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사람들이 교토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확실히 다른 도시와는 다른 고즈넉한 느낌이 있다. 건물들도 다 낡아보이는 오래된 전통이 느껴진다.


코에도넛
코에도넛

네기야 헤이키치에서 조금만 걸으면 코에 도넛에 도착한다. 코에도넛은 건물 인테리어가 독특해서 사진 찍는 사람도 정말 많고 사람도 정말 많은 곳이다.

도넛 코너에 보면 아기자기 이쁜 도넛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나는 먹고 싶은 도넛을 찾아두고 간 거라 직접 주문을 했다.


코에도넛
코에도넛

이 비주얼을 보려고 교토에 갔다2. 인스타에서 보고 너무 이뻐서 꼭 가보고 싶었던 코에 도넛. 사실 도넛 자체는 살짝 퍽퍽한 스폰지 케이크 같은 맛이라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다른 도넛들은 먹어보지를 못해서 어떨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이스커피가 향긋하고 내 입에 너무 맛있었다. 실내도 굉장히 넓고 콘센트 사용도 가능해 너무 좋았다.


코에도넛

요 캐릭터가 도너츠에도 붙어 있었는데, 이 캐릭터가 들어간 코에 도넛의 굿즈들도 판매를 하고 있었다.

여기는 정말 사진 찍기 좋아서 나같은 똥손도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히가시 혼간지
히가시 혼간지

텐동도 먹고, 도너츠도 먹으니 배가 너무 불러서 집에 돌아가는 길 교토역까지는 걸어서 갔다. 구글맵에서 보니 약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구경하면서 천천히 걸었다.

교토역 근처까지 걷다보니 큰 길가에 히가시 혼간지라는 불교사찰이 있길래 잠시 방문했다. 건물이 멀리서 보기에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라고 한다.


히가시 혼간지

굉장히 큰데 안에 들어가서 부처님을 뵙고 싶었는데 불상은 안계셨다. 사찰에 들어가니 향 냄새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교토역
교토역

교토역에 도착해서 전철타구 슝 다시 고베로 돌아왔다. 교토역이 생각보다 예쁘게 되어 있어서 이것 저것 구경하고 싶었지만 피곤해서 그냥 바로 전철에 몸을 실었다.

관광객들이 가는 관광지 아니라면 가끔 바람쐬러 교토에 마실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이번에 반나절 다녀온 것 만 보면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교토 맛집에 가봐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