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기/일본 정보

일본 치과, 스케일링과 사랑니 뽑기

인귀 2020. 10. 10. 12:01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세 번 치과를 가봤고 이번에 네 번째 치과에 다녀온 후기. 한국에서도 1년에 한번 씩 스케일링을 해왔어서 후쿠오카에 살 때 스케일링을 하러 갔었다.

저렴한 화이트닝 시술도 있어서 했었는데, 그다지 효과는 없었고 굉장히 오래된 동네 치과여서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었다. 그리고 오사카에서 스케일링을 하려고 클리어 치과 クリア歯科 를 갔는데 맘에 들었어서 코베에도 지점이 있어서 다니고 있다.


 

클리어치과

 

치과는 너무 무섭다. 소리도 그렇고 입 안이라서 치료할 때 더 아프게 느껴진다. 이번에 스케일링 할 때도 꽤 아팠어서, 눈물 찔끔. 안아프게 해주시는 곳으로 가면 정말 럭키지만 찾기 힘들다. 그래서 치과는 좋은 곳을 찾아서 꼭 거기로만 다녀야 하는데 고베에 있는 클리어치과는 보통이다.

그리고 클리어 치과는 인기가 있는 프렌차이즈 치과인지 잘 모르겠지만 꽤 예약이 어려운 편이다. 주말 예약은 두달 뒤가 되기도 하고, 평일에 가더라도 시간대 맞추기가 어려웠었다.


 

치과

 

한국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스케일링 할 때 보험 적용으로 저렴하게 했었는데 일본은 그런 제도는 없다. 일본에서 스케일링 했을 때 가격은 4,160엔. 치과에서는 사람에 따라 6개월에 한 번이나 3개월에 한 번 하도록 권고하기도 하는데 최대한 이를 깨끗하게 닦고 관리해서 스케일링은 1년에 한 번만 하도록 하고 있다.

정말 스케일링 잘해주는 곳에 가면 아프지 않은데 간혹 무지막지하게 아프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스케일링도 자주 하고 싶은 생각은 안든다. 깨끗해져서 기분은 좋지만 평소에 양치질과 치실로 잘 관리하는 게 제일 좋다.


 

비오는 날

 

원래 나는 사랑니가 곧게 나서 사랑니를 안빼도 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고베에 있는 치과를 다니고 나서 충치가 되기 시작하니 빼는 걸 권고 받았다. 사랑니는 위치상 양치를 할 때 칫솔이 닿기 어려운 장소라서 충치가 생기기 쉽고, 염증 유발도 잘 한다고 한다.

그래도 꼭 안빼고 충치 치료를 하는 방법도 있어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랑니를 빼게 된 계기는 오른쪽 밑에 있는 사랑니가 아파졌기 때문이다. 사랑니가 충치라서 아프다기 보다는 턱 밑 목 쪽에 염증인지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

비 오는 날 조퇴 신청하고, 무념무상으로 빼야겠다 하고 치과를 갔다. 요즘 너무 피곤하고 몸 상태가 안좋아서 무섭다는 생각도 거의 안들었다.


 

거즈

 

치료는 먼저 의사가 검사를 하고, 발치를 할 지 나한테 물어본다. 왼쪽 윗 사랑니와 오른쪽 아래 사랑니가 충치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서 아무생각 없이 그냥 뺀다고 했는데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다. 그냥 안빼고 충치치료를 받을걸 하고.

처음에 마취 주사를 놓는 데 조금 따끔하다. 아프긴 하지만 참을 만 하고, 그 이후에 왼쪽 위의 사랑니를 비교적 간단하게 빼고 오른쪽 아래 사랑니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뭔가 부시고, 이를 잡아 뽑는 느낌이 정말 기분나빴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그냥 사랑니 빼나 보다 하고 사랑니를 뺐고, 일본 치과에서 두 개 사랑니 빼는데 가격은 2천엔 정도였다.


 

가글 약

 

사랑니를 빼고 집에 왔는데, 마취가 풀리는 건지 사랑니 빼고 1시간 지난 시점부터 갑자기 사랑니 빠진 자리가 너무 아프다. 나는 몰랐다. 사랑니가 빠지면 그 자리에 큰 구멍이 보인다는 사실을. 게다가 사랑니 발치 통증 기간을 검색하니 짧으면 며칠 길면 몇 주까지 아프다고 한다.

좀 더 잘 알아보고 발치할 걸 후회가 밀려왔다. 이 안에 구멍이 있는 것도 징그러운데 사랑니 뽑은 자리에 살이 차오르는 데는 몇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치과에서 지혈안한 상태로 집에 보냈는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발치 후 지혈이 중요하다고 나와서 치과에서 받은 거즈 말고도 추가로 거즈를 구매해서 사랑니 빠진 자리에 물고 있었다. 이틀 째인 지금도 피가 계속 나오는 중이다.


 

 

사랑니를 빼고 통증과 구멍난 자리에 음식물이 낄까봐 저녁부터 금식을 하다가 다음날에도 아픔이 사라지지 않아서 처방받은 진통제를 먹고 음식은 그냥 안먹었는데, 계속 굶으니까 배가 너무 고파서 저녁에는 베트남 요리 가게에 가서 죽을 먹었다.

죽을 먹는데도 나도 모르게 어금니 자리로 음식을 넘기려고 해서 조심조심 천천히 밥을 먹었다. 꼬박 하루 넘게 굶었더니 베트남 죽이 너무 맛있었다. 닭고기 죽인데 꼭 한국 백숙 안에 찹쌀 밥 들어있는 거 같은 맛이 났다. 반 그릇 정도 먹었는데도 살 것 같다.


+사진 추가

 

호박죽

 

남자친구가 끓여준 호박죽. 3일간 먹은 게 죽 두번.. 너무 배가 고프다.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사랑니 발치 절대 안할 거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간 병원은 발치를 권유하는 곳이라서 충치가 되어가고 있다길래 그냥 별 생각 없이 뺐더니 너무 아파서 후회 중이다. 얼른 피도 멈추고 통증도 없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