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고베, 평범한 11월, 하루하루.

인귀 2020. 11. 13. 23:15

2020년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11월도 중반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다. 매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상.

 

좋은 일에 웃고, 행복하다가, 종종 화가 나고 불안하다.

평범한 11월이다.

 

 

맥도날드

집에서 밥 해먹기 귀찮을 때 요새 맥도날드를 진짜 자주 먹고 있다. 한국이라면, 베토디 아니면 상하이를 먹겠지만 일본에서는 그냥 싼 거 시켜 먹는데, 이번에 패티가 세개 들어간 트리플치즈버거, 토리치 トリチバーガー 가 기간한정이라고 하길래 시켜보았다.

 

맛은 짜고, 케찹 소스. 안에 야채가 안들어가는 버거라 세트에서 샐러드를 선택했다. 소스는 어니언. 음료는 제로콜라.

 

안개꽃이 3단에 1500엔. 비싸긴 하지만, 참 예쁘다. 향이 얼마나 진한지, 온통 거실에 안개꽃 향이 난다. 지금은 아주 조금만 말려 두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압화로 만들기 위해 책 사이에 껴 두었다.

 

 

가을

귀한 가을 날씨가 참 좋다. 조금씩 추워지고 있지만, 지금은 아직 전기장판을 꺼내지 않아도 되는 온도. 게다가 맑은 날도 많고, 길거리에 나무를 보면 조금씩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는 게 보인다.

 

집 앞에만 나가도 단풍이 예쁘다. 하루에 적어도 30분 정도는 집 근처를 산책하려고 한다. 종종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집에 가는 걸 보기도 하고, 내가 회사에 있을 때 보지 못한 풍경들을 눈에 넣고 있다.

 

 

동키호테

뭘 산다고 하면 제일 자주 가는 건 슈퍼마켓 라이프 ライフ, 돈키호테 ドン・キホーテ 이고 가끔 야마다전기 ヤマダ電機나 간사이슈퍼 関西スーパー. 

 

돈키호테는 마실거랑 공산품이 정말 저렴하고, 집 근처에는 메가 돈키호테라서 물건도 풍부한 편. 게다가 한국 식재료를 팔아서 너무 좋다. 원래 비비고 만두는 팔았었는데, 최근에 갔을 때는 처음보는 비비고 물만두 시리즈로 단호박 만두 새우만두 같은 게 있어서 신기했다.

 

한국에 사는 사람한테 사진을 보여줬더니 오히려 한국에서는 못봤다고 했다. 단호박 만두는 신기하게 만두 소 안이 전부 단호박이다. 뭔가 맛있을 거 같은데, 익숙하지 않아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파란 하늘

가끔 비가 내리지만, 요즘은 늘 하늘이 맑은 편. 놀러가고 싶지만, 코로나가 야속하다. 그렇다고 발이 묶여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돌아다니기도 힘든. 

 

코로나가 추운 걸 좋아해서 겨울에 더 심해질 거라고 처음부터 말했었고, 정말로 심각해지고 있다. 걱정이다. 곧 코로나 시작하고 1년이 되어 가니까 다들 코로나 블루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도 확진자가 계속 3자리수로 발생하고, 전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일본도 지금 장난아니다.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전시회도 다녀왔고, 전철도 타고 그런다. 마스크 끼고 손 소독 하고... 그냥 그렇게 살고 있다.

 

답답. 코로나가 얼른 끝났으면 좋겠다.

 

 

고무나무

오늘은 나가서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 상점가를 구경하다가, 꽃집에서 고무나무를 발견하고 한 눈에 반해서 데리고 왔다. 유칼리툽스의 빈자리를 채워준 고무나무 ゴムの木 フィカス. 일본어로는 피카스라고 되어 있어서, 한국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아마 인도 고무나무 같다. 

 

예쁘고, 점원한테 물어보니 실내에서 키워도 괜찮다고 설명을 들었다. 잎이 크고 윤기가 나서 정말 예쁘다. 사랑해줘야지. 오늘부터 같이 지내자.

 

+유칼립투스는 마른 잎 한 줄기만 떼서 간직하고, 다른 아이들은 보내주었다. 속상.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