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2020년 12월 1일.

인귀 2020. 12. 2. 00:39

2020년. 12월이 됐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은 언제나 느낌이 이상하다.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실감이 안나. 아직 2019년이 엊그제 같아서 2021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의 준비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흐르고, 12월 1일. 

 

 

전기장판

드디어 전기장판을 꺼냈다. 다들 좀 더 미리 꺼내는 거 같던데, 날씨는 추워지긴 했어도 이불 속에서는 따뜻해서 안꺼내고 있다가 12월을 맞이해, 그리고 이불 속에서도 살짝 발이 시럽기 시작하길래 전기장판을 꺼냈다. 

 

이불을 털어주고, 침대를 청소하고, 전기장판 사용 시작. 벌써부터 부작용이 상당하다.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고, 눈을 떠도 계속 침대에 있게 만들어 버린다. 

 

한국은 영하의 날씨라는데, 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간다. 너무 추울때는 가만히 서 있어도 이가 덜덜 떨릴 정도인데, 일본에서 거주하고 나서 추워도 그정도까지는 아니라 가끔 한국에 돌아갈 때 동장군의 매서움을 느낀다. 

 

 

메리켄파크

퇴사한지 벌써 두달째에 돌입하고 있어서, 처음 퇴사하고 나서도 게을러지지 않도록 생활계획표를 만들어서 하루의 할 일들을 차근차근 하고 있었는데, 12월이 되면서부터는 그 일들을 조금 더 타이트하게 해볼 수 있도록 조정하고 있다. 

 

일 미루는 건 정말 지겹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뒤로 미루고, 나중에 후회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시간과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해두고 싶다. 

 

 

맥도날드

원래 집에서 할 일을 하고, 점심 먹고 커피를 마시거나 했었는데 최근에 맥카페에 빠져버렸다. 커피가 100엔인데, 전기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니 백수에게는 이 조건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커피 맛은 별로지만, 한시간 정도 컴퓨터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좋다. 우리 동네는 이용객도 많은 편이 아니라서 자리가 없거나 하는 일도 없고. 

 

집 와이파이가 너무 느려서, 블로그 포스팅을 할 때 사진이 많거나 용량이 크면 작동이 안될 지경이라, 맥도날드에 가서 사진이 많은 포스팅을 차례대로 미리 해두었다. 든든하다. 

 

 

오오야스테이 시장

매일 가는 건 라이프라는 슈퍼 마켓인데, 가끔 정육점에 가야 하거나 교무 슈퍼 갈 일이 있으면 오오야스테이 大安亭市場 시장에 들린다. 오랜만에 방문한 오오야스테이 시장. 

 

대체적으로 저렴한 분위기이고, 정육점이 많다. 야채 가게는 가끔 보면 거의 후쿠시마 쪽 지역 야채라 사본 적이 없고, 과자나 생선 가게들도 몇 개 있다. 

 

한국 식재료나 한국 반찬들을 파는 가게들이 몇 군데 있는데, 한 번도 구매해본 적은 없다. 

 

 

교무슈퍼

일본 슈퍼마켓 계열 중 싸기로 유명한 업무슈퍼 業務スーパー. 교무슈퍼는 저렴하긴 한데 가끔 복불복으로 엉망진창의 맛인 상품이 걸릴 때도 있어서 확실한 상품만 구매하는 편. 

 

한국 라면은 종류가 많지는 않지만 다양하고, 치즈나 소시지, 소스들 등 정말 다 저렴하게 판다. 내가 무조건 사는 것은 다진 마늘 대용량이고, 이번에는 냉동 김말이를 300엔 정도에 저렴하게 팔길래 한번 구매해보고, 오랜만이라 꽤 이것저것 샀는데 총 2000엔 정도밖에 하지 않아서 역시 저렴하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 

 

 

에이프라이스, 만다이

교무슈퍼랑 시장 안에서 사실 냉동 쭈꾸미를 사려고 돌아다니다가 없어서, 한번 가 본 에이프라이스. 교무슈퍼는 늘 사람이 바글 바글 한데, 에이프라이스는 같은 업무용 상품을 팔면서도 교무 슈퍼보다 살짝 가격대가 높은 편이라 애매해서인지 사람이 정말 적다. 내가 사려고 한 쭈꾸미도 없어서 한 번 둘러보고 나왔다.

 

원래는 진짜 이렇게 안다니는데 쭈꾸미 때문에 처음으로 만다이도 가 보았다. 만다이는 업무용은 아니고 그냥 슈퍼마켓인데 6시까지 밖에 안하는 것도 그렇고, 정말 싸다 싸다 분위기를 엄청 내는 스타일이라 가면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도 하나도 없다. 

 

역시 냉동 쭈꾸미는 없어서, 그냥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집 가장 가까운 라이프만 다니다보니, 칸사이 슈퍼도 잘 안가는데 이날은 시장부터 교무슈퍼, 에이 프라이스, 만다이까지 돌아다니느라 진이 다 빠졌다. 

 

 

시민세

집에 돌아오고 우편함에 세금 관련해 우편이 와 있길래 두려워 하며 열어 봤더니, 이제 퇴사를 하였으니 1월중순쯤 오는 세금 관련 고지서를 받으면 직접 세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었다.

 

'후...'

무직자는 힘들다. 그래도 내야 하니까, 내야지... 쭈글...

 

12월 1일. 정신 없는 하루 끝에 피곤한데도 억지로 노트북을 붙들고 글쓰기까지 마무리했다. 할일 끝. 

이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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