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행복/집밥

일본에서 한국 김밥 만들기

인귀 2020. 3. 4. 21:22

한국에서는 아침 잘 안먹다가도 괜히 배고픈 날이면 지하철 역 앞에서 아침시간 대에만 파는 김밥을 자주 사먹었었다. 맛도 훌륭하지만 야채도 듬뿍 들어있어 영양가도 높은 김밥은 훌륭한 한 끼 식사.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분식집에서 사먹을 뿐 직접 만드는 일은 없었는데 일본에서는 김밥먹기가 힘들어 도전했다. 일본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한국 김밥.

기본 김밥 재료



기본 김밥 재료

-김밥용 김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김밥 사이즈 크기의 板のり, 맛이 첨가되지 않은 焼きのり를 준비.
-일본 시판용 단무지는 한국 단무지와 살짝 맛이 달라 전날 밤부터 식초에 담궈 두어 사용했다.
-일본은 햄보다 소시지 종류의 판매가 많아 가장 비슷할 것 같은 두꺼운 사이즈의 베이컨을 구입해 김밥용 햄 사이즈로 잘라서 구웠다.
-고슬고슬하게 밥을 지어 참기름과 소금, 깨소금으로 간을 해 두었다.
-시금치를 살짝 데쳐 소금과 참기름으로 간하고 당근은 채를 쳐서 간단하게 볶았다.
-씹는 맛을 더해주고 싶어 오이를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빼서 준비했다.
-맛살과 계란지단은 한국과 동일.

 

새벽에 일어나서 싼 김밥

기본 김밥인데도 준비해야하는 재료를 적다보니 역시 손이 많이 가는 구나 싶다. 7가지 기본 김밥 재료만 준비해서 만들어도 너무너무 맛있는 김밥.

 

다 준비해서 만드는 데에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소풍가는 날도 아닌데 김밥을 싸는 것 만으로 출근길이 신나졌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김밥 싸기에 도전.


내가 만든 김밥 3종 세트

❶ 불고기 김밥
❷ 매운 오뎅 김밥
❸ 치즈김밥

늘 미뤄뒀던 김밥 싸기에 성공하고 나서 자신감이 붙어서 세 종류의 김밥을 싸보았다. 기본 재료는 지난번과 비슷하게 준비했고, 기본김밥에 더할 재료들만 소량으로 준비했다.

 

두 번째 김밥 재료 준비는 속도 업!

❶ 불고기 김밥
-기본 김밥 재료에서 햄은 빼고 만들었다.
-불고기용으로 적합한 얇은 소고기를 조금 사서 간장,설탕,마늘에 양념해 볶았다.

❷ 매운 오뎅 김밥
-치쿠와 오뎅을 길게 잘라 양념을 넣고 볶아 준비했다.

-양념은 치쿠와 오뎅 3개에 설탕 1, 간장 2, 액젓 1, 물 적당량.


❸ 치즈 김밥
-기본 김밥 재료에 치즈를 더해 고소한 맛의 치즈 김밥을 만들었다.
-일본 수퍼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각 치즈를 사면 우리가 보통 치즈라고 부르는 체다 치즈가 아닐 수 있으니 반드시 チェダーチーズ라고 적힌 제품을 구매할 것.


김밥을 한 번 싸면 이틀은 먹는 것 같다.



김밥을 만든 날에는 꼬다리 먹는 재미, 다음 날에는 또 김밥 남은 거 부쳐 먹거나 하는데 이번에는 적당히 남았길래 라면과 함께 먹었다. 그냥 먹어도 너무 맛있는 김밥인데 라면 국물이랑 같이 먹으니까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다.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인만큼 만들었을 때 보람이 뿜뿜. 일본에도 수퍼에서 일본식 김밥 のり巻き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한국 김밥과는 맛이 많이 다르다. 

김밥처럼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조리법인데 재료나 양념이 달라 맛이 다른 요리들이 있다. 나는 한국의 맛에 익숙하고, 원래 따뜻한 김밥을 좋아하는 편이라 のり巻き는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언제 또 김밥 만들지 모르지만, 다음에 만들 때는 당근을 더 더 더 많이 넣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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