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히로시마 굴 먹고, 이쿠치섬 여행 生口島

인귀 2020. 11. 30. 13:24

히로시마는 도시에 구경할 것도 많지만 도심을 벗어나면 자연에 볼 것도 많다. 가장 유명한 곳은 이쓰쿠시마 신사 厳島神社 인데 지금부터 약 2년 간 공사를 진행 중이라 그쪽으로는 아예 가지 않았다. 

 

그래서 하루 날 잡고 히로시마 근처로 어딜 돌아다닐까 하다가 알게된 이쿠치섬 生口島. 이 곳은 히로시마에서 차로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섬인데 시코쿠에도 있는 섬 자체가 도서관 島ごと美術館 生口島 이 있다고 해서 흥미가 생겼다.

 

 

히로시마

우선 히로시마역 근처에서 10시에 체크 아웃하고 차타고 점심 먹으러 먼저 갔다. 전 날에도 히로시마 굴을 먹긴 했지만 그냥 이자카야 메뉴 정도로 먹었고, 제대로 히로시마 굴을 즐기러 바닷가 근처로 갔다.

 

 

히로시마

동히로시마 쪽으로 가면 갈수록 시골스러운 분위기로 변하고, 바다 쪽으로 달리면 드라이브 하면서 멋진 바다를 볼 수 있다. 한국에서 통영의 굴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히로시마가 굴이 유명하다. 

 

특히나 겨울이기 때문에 굴이 제철이라 한 껏 기대를 하고 굴을 먹으러 갔다. 도착하자 이렇게 굴껍질로 보이는 것들이 많이 보였다. 

 

 

龍明丸 牡蠣小屋

동히로시마 東広島 에 위치한 류메이마루 龍明丸 牡蠣小屋. 굴을 생산하고 직접 직영으로 가게를 하는 곳인데 주말 이틀만 그것도 점심시간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반까지만 운영을 해서 먹을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 

 

나는 미리 이런 정보는 알았는데, 당연히 예약이 안되는 가게라고 혼자 착각을 해버려서, 가서 한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무조건 예약을 하고 가야하고, 운이 나쁘면 한시간 이상도 기다릴 수 있다. 

 

굴을 구워먹는 가게의 특성상 술도 많이 마시고 먹는 데에 시간도 오래걸리기 때문에 회전율이 상당히 안좋아서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대기는 각오해야한다. 

 

가게 홈페이지는 하단 참조.

 

www.ryuumeimaru.com/

 

かき小屋 龍明丸は広島県で一年中新鮮な牡蠣を提供している生産者直営のお店

かき小屋 龍明丸は一年中新鮮な牡蠣を楽しむことができます。生産者直営店のため、鮮度は抜群!店のすぐ裏で水揚げされた新鮮な広島牡蠣が楽しめます。綺麗な三津湾を眺めながら大粒

www.ryuumeimaru.com

 

龍明丸 牡蠣小屋

카키고야 牡蠣小屋 는 우리나라로 치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 같은 느낌으로 숯에다가 굴을 구워먹는 가게를 말한다. 도심에서도 있지만 굴 자체가 굉장히 비싸고 산지에서 사먹는 것 만큼 맛있지도 않다. 

 

바닷가를 따라서 동히로시마를 달리다보면 카키고야가 정말 많은데, 류메이마루만 사람이 엄청 많다. 그 이유는 확실할 것 같아서 주린 배를 붙잡고 한 시간을 기다렸다. 이름이 불리고 들어가면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는데, 우리는 큰 굴 1키로 굴튀김 牡蠣フライ, 굴밥 등을 시켰다. 

 

숯도 따로 비용을 내고 사야 하고, 구이를 먹으려면 당연히 주문해야 한다. 숯이 진짜 펄펄 공기 중에 날려서 옷과 가방, 핸드폰 등이 재로 난리가 난다. 

 

 

龍明丸 牡蠣小屋

굴구이. 왼쪽이 큰 것 1키로. (2키로였나.. 헷갈린다..) 진짜 주먹만하게 큰 사이즈. 잘 구워서 먹었는데 굴이 전혀 비리지 않고 풍미가 엄청나서 진짜 맛있었다. 맛있어를 연발하면서 굴구이를 순식간에 먹고, 추가로 작은 굴도 1키로 추가해서 구워 먹었다. 

 

작은 굴이라고 해도, 도시에서 굴 시키면 먹는 굴 사이즈보다 크다. 구울 때 팍팍 튀겨서 충분히 조심하면서 먹어야 한다. 뜨거우니 장갑과 앞치마도 필수. 

 

캔이긴 하지만 화이트 와인을 시켜서 마시면서 먹었는데, 세상 꿀맛. 화이트 와인과 굴... 맛있다 !!!

 

 

龍明丸 牡蠣小屋

이 날의 하이라이트. 생 굴을 한접시 주문했는데 엄청나게 큰 굴을 두개 가져다 주신다. 얼마나 싱싱한지, 먹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감탄, 또 감탄. 

 

내가 맛 리포터는 아니지만... 진짜 이거는 너무 굴이 싱싱하고 맛있어서 엄지 척을 연발하면서 먹었다. 전혀 비리지 않고, 살짝 짭짤한 맛이 감돌면서 식감도 너무 탱글하고, 그냥 순식간에 다 먹어버렸다. 

 

 

조개 그라탕

다양하게 먹고 싶어서 이날의 메뉴인 조개 그라탕도 시켰는데, 이것도 크림맛이 되게 따뜻하고 부드럽고 맛있어서 또 게눈감추듯이 먹어버렸다. 진짜 진짜 맛집. 좀 차타고 멀리 나가야해서 그렇지, 히로시마에 굴 먹으러 간다면 다른데 안가고 꼭 이 가게 다시 가고 싶다. 

 

이렇게 싱싱하고 크고 맛있는 굴을 배가 터지게 먹고, 메뉴도 다양하게 시켰는데 둘이서 약 5000엔 정도 나왔다. 깜놀. 깜놀. 기다리면서 보니 다들 굴도 많이 먹고 갈 때 굴을 사서 많이 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정말 좋은 굴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쿠치섬

맛있게 점심을 먹고, 차를 타고 더 동쪽으로 달려서 이쿠치섬 生口島 으로. 제일 먼저 간 곳은 레몬다니 生口島 レモン谷. 특별한 관광지는 아니고 레몬으로 유명한 이쿠치섬의 레몬 농가인데 예쁜 사진을 찍으러 갔다. 

 

이쿠치섬은 라이딩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 아마 그런 코스로 관광을 진행하는 듯. 그래서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가 여기에서 사진을 찍고 그런 분들이 많은 듯 하다.

 

 

이쿠치섬

타라대교 多々羅大橋 바로 옆에 있는 레몬타니. 그래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근데 내가 갔을 때는 레몬 수확시기가 아닌 건지 아니면 내가 레몬을 몰라서 그런건지 다 오렌지로 보였다. 

 

오렌지도 같은 나무에서 나는건가... 아니면 다른 종류의 레몬인지도 모르겠다. 

 

 

이쿠치섬

싱그러운 레몬 사진을 찍고 싶어서 갔는데 날씨가 살짝 흐리긴 했다. 타타라대교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서 섬을 투어하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은 듯 레몬 사진 찍으면서 많은 라이더들을 봤다. 

 

히로시마를 여행하려고 정보를 보면 오노미치시도 많이 나오는데, 이쿠치섬은 오노미치시에 위치해있다. 히로시마에서 시코쿠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고, 위치적으로도 그 중간에 있는 작은 섬이다. 그 작은 섬에 볼거리가 아기자기 있어서 너무 좋다. 

 

 

섬 자체가 도서관  島ごと美術館 生口島

시코쿠에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갔던 섬 자체가 도서관 島ごと美術館. 이쿠치섬에 있다고 해서 레몬타니 구경하고 바로 이동. 섬 이곳 저곳에 작품이 있는데, 구글 맵으로 점찍어두고 볼 수 있는 작품은 가서 사진찍어 보았다.

 

작품 전부를 찍지는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레몬타니에서 다시 섬을 나오는 방향에 있는 작품들은 다 본 듯.

 

구글맵에서 확인한 사진 속 작품명은 『千里眼"のぞいてみよう、瀬戸田から世界が見える。"』

천리안으로 봐보자, 세토다에서 세상이 보인다. 그래서 커다란 안경 모양.

 

 

섬 자체가 도서관  島ごと美術館 生口島

작은 해변가가 있었는데, 그곳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하나씩 구경했다. 구글맵에 하나씩 점찍어두고 그걸 찾아보는 재미, 특히 나는 차로 이동했지만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이동하면서 보는 재미가 클 듯하다.

 

이쿠치섬은 아주 작은 섬이지만 관광 코스를 진짜 잘 만든 것 같다. 이런식으로 만들어두면 자연을 구경하고, 야외로 나오고 싶은 사람들이 충분히 놀러 올 것 같다.

 

 

고산지

섬 구경하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거의 다섯시가 되어서, 고산지 耕三寺 라는 절을 가고 싶었는데 이미 닫을 시간이라 겉에서 사진만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고, 아쉬워라.

 

특히 고산지 절 안에 미라이신노오카언덕 이라는 대리석 정원이 있는데, 그걸 보고 싶었는데 못봐서 너무 아쉽다. 홈페이지는 한국어도 지원되니, 아래를 참조.

 

www.kousanji.or.jp/korea/

 

고산지 절 정보 (kosanji) – 瀬戸田 耕三寺博物館

박물관 현재의 전시 【금강관】제78회 관곳간품전 차 도구 명품전 【호호조】도서관 소장 근대 일본 화전 【소호조】관 소장 차 도구 전시 -清風萬里秋- 어머니를 위해 지어진 사원 20 세기

www.kousanji.or.jp

 

히라야마 이쿠오 미술관

고산지를 못가서 아쉬운 마음에 그 바로 앞에 있는 히라야마 이쿠오 미술관을 둘러보고 구경했다. 조각 작품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위치적으로 이쿠치섬은 레몬타니에서 시작해 섬 자체가 미술관 작품들 따라다니면서 보고, 고산지까지 구경한 다음에 섬을 나가면 섬을 크게 한바퀴 둥그렇게 돌 수 있다. 

 

여기까지 구경하고 여행 마무리. 

 

 

라이더

고산지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자전거 타고 여행하기 참 좋은 곳, 이쿠치섬. 늦은 시간이라 고산지 앞에 상점가는 거의 닫아버렸지만, 작은 상점가가 아기자기하게 있어서 시간 있을 때 구경하기 좋아 보였다. 

 

 

도루체

여기도 이쿠치섬에서 가고 싶었던 도루체 ドルチェ 라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유명한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라 못갔다. 섬을 여유롭게 보려면 좀 일찍 움직였어야 하는데 점심에 굴을 먹느라 시간을 지체한 탓에 아쉬움이 남았다. 

 

 

레몬케이크

이쿠치섬은 레몬이 유명한데 이제 섬을 떠나려고 할 때 고산지 앞에 작은 가게에서 레몬케이크를 팔길래 하나 사서 먹었다. 맛은 평범. 큰 재미를 원하거나 맛집에 가고 싶거나 하면 적합하지 않지만 작은 섬 여행의 매력이 충분했던 이쿠치섬. 

 

히로시마 여행 할 때 하루 정도 작은 섬에 나가서 여행하고 싶다면 여유롭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해변가도 있고 해서 여름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을까 싶다. 

 

이쿠치섬 한바퀴 다 돌고, 이제 숙소를 가려고 오카야마 쪽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