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를 받은 날, 키타노클럽 北野クラブ 라는 고베의 아주 오래된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에 다녀온 이야기.
키타노클럽 홈페이지는 아래를 참조.
神戸北野のレストランウエディング 北野クラ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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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kitanoclub.co.jp
이름도 키타노클럽 北野クラブ. 위치는 고베의 키타노이징칸 北野異人館 이다.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든 위치, 꽤 언덕으로 올라가면 딱 이 건물만 위치해있다. 키타노클럽 솔라는 웨딩홀인데 레스토랑 고객은 이 곳에 주차를 할 수 있다.
레스토랑이 참 고급스러워서, 한 번 제대로 분위기 내고 싶을 때 가기 참 좋다. 고베에서 데이트 혹은 정말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라면 가보기 좋겠다.
가게 가까이에 가면 직원이 나와 예약 여부를 묻고 먼저 바 룸에서 앉아서 안내 받기 전까지 대기를 한다. 생일 때 소라쿠엔 갔을 때도 이런식으로 진행했는데, 한국에서는 좋은 레스토랑은 가 본 적이 없는데, 제대로 안내하기 위해서 이렇게 단계를 거치는 가 싶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직원분께서 코트와 소지품을 챙겨 주신다. 남자친구한테 엄청나게 큰 꽃다발을 선물로 받았는데, 자리에 가져가기에 너무 커서 따로 보관해주신다고 가지고 가셨다.
레스토랑 내부에서는 금연이라 이 곳에서 남자친구 담배를 피기도 하고, 잠시 안내를 기다렸다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사진에는 담을 수 없지만 고베가 내려다 보이는 야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레스토랑 분위기가 정말 좋았고, 피아노를 계속 연주해주시는데 그 피아노 선율이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켜준다.
사실은 소라쿠엔에 가고 싶었는데 예약을 미리 못해서 키타노클럽으로 갔는데, 소라쿠엔이 정원을 볼 수 있고 개인룸이라는 장점. 게다가 정말 친절하셨던 좋은 기억 등 좋지만 키타노클럽은 키타노클럽대로 고베의 야경을 볼 수 있다는 것과 피아노 선율, 소라쿠엔의 일본스러운 인테리어와는 또 다른 이국적인 인테리어가 참 좋았다.
먼저 직원분이 자리에 오셔서 오늘 예약한 코스의 메뉴들을 소개해주시고, 혹시 먹을 수 없는 식재료나 알레르기 여부 등을 물어보신다. 드링크는 둘 다 논알콜 스파클링 와인을 선택, 준비해주셨다.
그리고 처음으로 아뮈즈부슈가 나온다. 프렌치에서 처음에 한입 크기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는데 직원분이 메뉴를 설명하실 때 잘 못들어가지고 왼쪽이 무슨 스프인 지 모르겠다. 딱 먹고 쓴 맛이 나서 한입만 먹었다.
중간에 있는 건 파와 고베 포크 베이컨, 차가워서 별로 맛이 없었다. 제일 오른쪽은 간(?) 으로 만든 푸딩같은 건데 비린 맛이 나서 아주 조금 먹고 안 먹었다.
특이한 식재료와 입에 안맞는 음식이어도,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취해서 그냥 기분이 좋았다 .
프렌치나 이탈리안 가면 늘 빵을 준비해주는데 은근히 이걸 많이 먹게 된다. 키타노클럽에서는 직접 구운 미니 바게트 같은 프랑스 빵을 가져다 주신다. 올리브오일에 발사믹소스를 뿌리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그게 아쉬웠다. 그러면서도 빵을 한 3개는 먹은 듯. 따뜻할 때 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이제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는데 제일 왼쪽은 차가운 생선회요리. 제일 오른쪽은 흰살 생선과 스프요리였는데 별로 입에 안맞아서 잘 안먹었다.
가운데 요리가 랍스타 비슷한 새우로 만든 요리인데, 이게 원래 생선 내장요리였는데 우리가 미리 못먹는다고 말 못하고 나중에 깨닫고 말했는데도 바로 확인해서 다른 요리로 변경해서 가져다 주신 음식이다.
크림도 짭짤하면서 새우살이 탱탱해서 정말 맛있었다. 남자친구 말이 생선 내장요리 바꿔달라고 한 게 신의 한 수 였다고. ㅋㅋ
메인 요리는 추가 금액을 지불하고 고베규 스테이크와 와규 스테이크로 선택했다. 정말 정말 맛있었다. 독특한 요리들을 많이 접해도 역시, 소고기 스테이크가 제일 맛있구나 싶었다.
정말 소고기가 부드럽고, 소스도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사진을 보니 다시 먹고 싶어진다... 정말 맛있었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기에 감이 안오겠지만 프렌치는 천천히 요리가 나오다보니 다 먹었을 때 시간이 총 3시간 정도로 정말 천천히 음식을 먹어서 스테이크가 나올 때는 이미 너무 배가 부른 상태여서 나는 많이 못먹었다.
프로포즈의 하이라이트. 디저트 메시지에 Love, aughter and happily ever after 라고 써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뒷 부분이 흰색 초콜릿이라 잘 안보여서 아쉽지만 정말 깊은 뜻이다. 사랑하고 웃으며 평생 오랫동안 행복하게 산다는 동화 속 멘트.
이때 프로포즈 결혼반지를 꺼내서 같이 사진도 찍고, 반지를 처음으로 나눠꼈다.
결혼 반지는 까르띠에로 정해서, 오래전부터 준비해놓고 있었고 미리 가지고 있다가 이 날 같이 나눠 꼈다. 서로 반지를 끼워주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
이 때 연주하시는 분이 시간을 맞춰서 로맨틱한 피아노 곡을 연주해주셔서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
모든 음식들도 정성이 느껴졌지만, 키타노클럽은 디저트에 진심이다. 처음에 일본주를 얼린 얼음에 덮힌 감으로 시작해서 음료 종류도 많아서 아쌈 밀크티로 주문해서 마시는데 따로 한입 사이즈의 차와 즐길 수 있는 디저트들도 준비해주신다.
여기에 메인디저트도 종류도 많고, 맛도 정말 제대로 맛있어서 배가 부른데도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마무리까지 달콤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 몸 만큼 커다란 꽃다발을 받고 너무 좋아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정말 행복하고, 프로포즈를 받은 이 날 하루만큼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음식들도 그렇지만 키타노클럽 분위기 때문에 정말 황홀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평소에 쉽게 갈 수 있는 가격대는 아니지만 정말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에 참 좋았다. 이날 내 눈으로 본 가게 내부와 고베의 야경, 피아노 선율과 분위기 모든 것들이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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