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집꾸미기, 내 마음대로 러브하우스

인귀 2020. 12. 17. 21:00

9월부터 10월까지 두달동안 집꾸미기를 한 결과, 거지같았던 집이 오랜 시간을 지내고 싶은 러브 하우스로 변신했다. 2019년 8월 말에 이사와서 1년간 정말 남의 집처럼 살았었다. 

 

새로 산 더블 침대는 방에 두고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침대는 거실에 두고, 쓰지도 않는 코타츠에 보지 않는 TV, 책상을 부엌에 두지를 않나.... 엉망이었다. 

 

이사를 가지 않기로 결심한 직후 베란다 청소를 한 후 집 전체 인테리어를 바꿨다 :)

 

 

현관 앞

우리집은 현관을 들어오면 복도가 있는데, 은근히 좁지 않으면서도 활용하기에도 애매한 공간이었다. 원래 베란다에서 사용하려고 했던 쓰레기통이 있었는데 베란다를 잘 이용하지 않으면서 집 안으로 가지고 와서 신발장 옆에 두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내가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 액자를 두고, 이게 꽤 사이즈가 큰 데 딱 맞아 떨어져서 좋다. 옆에도 작은 탁자를 놓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보았다. 

 

그림은 일본보다 한국이 훨씬 예쁘고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대도 저렴하다고 생각해서 엄청 고르고 골라 오늘의 집에서 구매, EMS로 받아 보았다. 액자 자체는 내가 예전에 퍼즐 맞춘 걸 넣어두려고 동키호테에서 구매한 큰 사이즈.

 

작은 탁자는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엄청 뒤졌었는데, 결국 맘에 쏙 드는 걸 못찾다가 다른 걸 사러 이케아 갔을 때 발견하고 구매했다. 디퓨저는 원래 있던 것. 현관에는 큰 사이즈의 디퓨저를 선호하는데 은근히 판매하는 데가 없어서 디퓨저도 한참 찾아보다가 프랑프랑에서 맘에 드는 향이 있어서 구매했다. 

 

모래시계는 정말 충동구매 ㅋㅋ 모토마치 근처에 바루라는 무지랑 인테리어 가게 많이 모인 건물 구경하다가 뽐뿌와서 그냥 바로 구매해버렸다. 그냥 모래시계가 아니라, 정말 완벽하게 예쁜 모래시게인걸...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베란다

베란다는 깨끗하게 청소해 놓은 상태이고, 가끔 비가 오면 물 청소를 해주고 있다. 비둘기 네트를 설치해서 이제 새도 안오고, 쾌적해서 너무 좋다. 다만 벌레가 들어오는 게 무서워서 잘 안나가려고 하는데 이 전에 일년 내내 커튼을 치고 살았기 때문에 커튼을 치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거실

거실은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으로. 원래 TV 다이랑 TV 가 있었는데 과감하게 처분해버리고 깨끗하게 만든 후에 하나하나 소품들을 마련해서 공간을 꾸몄다. 

 

우선 피아노를 취미로 배우고 있어서 전자피아노를 뒀고, 전체적인 컬러를 화이트로 맞추려고 전자피아노도 화이트로 구매했다. 야마하 제품으로 잘 기억은 안나지만 약 7만엔 정도. 피아노 의자는 니토리에서 안에 수납이 가능한 화이트 컬러의 의자를 따로 구매해서 사용중이다. 실용성도 컬러감도 좋다. 

 

그리고 사용하지는 않지만 원래 복도에 있던 가로등 조명을 이 쪽으로 옮겨줬다. 

 

내 사랑 식물들. 애정하는 행운목과 지금은 없지만 집꾸밀 당시 사 온 유칼립투스, 협탁 위에는 화원에서 키우기 쉽다고 써있어서 데려온 아기까지. 물은 일주일에 한번씩 주고 있고, 최대한 햇빛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거실

이 공간이 너무 예쁜 이유는 하나하나 내가 다 고른 제품으로 꾸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거실에 조명이 두개 있어서 다 바꿀지 어떻게 할 지 고민하다가 이 부분만 이케아의 4개짜리 핀 조명으로 바꿨다. 확실히 조명이 바뀌니까 집안 분위기가 달라지는게, 인테리어의 끝판왕의 조명인 듯하다.

 

협탁도 이케아에서 구매했고 밑에는 책을 위에는 아이패드를 놨는데, 아이패드는 평소에 안쓰는 오래된 건데 TV가 없어서 TV대용으로 사용하려고 올려놨다. 저걸로 유투브에서 뉴스를 검색해서 틀어놓고 일상생활을 하는 방식으로 TV없이 살아가고 있다. 

 

 

거실 반대쪽

거실의 반대쪽은 톤을 브라운으로 맞춰서 따듯한 느낌이 들 수 있도록 했다. 쇼파는 여러군데서 돌아다니면서 보고 싶었는데 처음으로 간 야마다덴키에 괜찮은 가격대에 팔길래 바로 구매하고 조금 후회했다. 그런데 이케아에서 산 브랭킷을 걸쳐두니 또 느낌이 좋아서 지금은 좋아하게 되었다. 

 

그냥 쇼파만 두고 보면 너무 색이 어두워서 맘에 안들었었다. 여기에 브랭킷과 쿠션들을 베이지와 아이보리로 맞췄더니 안정감이 드는 것 같다. 시계는 이케아에서 정말 싸게 파는 건데 화이트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이 우리집이랑 딱 맞을 것 같아서 데리고 왔다. 

 

 

거실 소품들

거실 소품들에는 정말 애정이 가득하다. 이 작은 싸리빗자루는 모토마치의 바루에서 지나가다가 보자마자 이건 무조건 사야 한다며 데려온 아이로, 1천엔 정도 했다. 일단 데려오긴 했는데 어디에 둘까 하던 걸 콘센트 가리는 용도로 꼬꼬삔을 꽂아서 걸어두었다. 떨어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지금까지 한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마크라메는 집꾸미기에서 구매해 EMS로 받아본 제품. 세상에 벽 꾸미기를 위한 마크라메는 많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마크라메는 왜 없는건지 진짜 한참을 고민하다 구매했다. 꽤 큰 사이즈에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라 아주 마음에 든다. 

 

소파에 있는 브라운 쿠션은 색 맞추기 용으로 아무데서나 샀는데 프랑프랑에서 산 아이보리컬러 라탄 쿠션은 정말 꼭 사고 싶었던거라서 마음에 쏙 든다. 화사한 컬러인데 거기에 라탄이 들어가니 느낌이 살고, 너무 마음에 든다. 실제로 만지면 딱딱한 커버인데 이게 또 물렁물렁 하지 않아서 편안하다. 

 

 

거실 소품들

거실에 있는 테이블은 무인양품 무지에서 구매했는데 처음에 무지 테이블은 흠이 잘 생긴다고 해서 어쩌지 고민했다가 내가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하고 식사할 때도 사용할 높이 60 ㎝인 테이블을 엄청 찾았는데 도저히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결국은 무지로 구매. 사이즈가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집은 2인 가족인데도 소파도 3인용, 테이블도 큰 사이즈로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방이 1개라 아쉽지만 거실이 일본 집 치고는 넓은 편이라 큰 사이즈 제품을 쓸 수 있어서 만족한다. 

 

소파 반대편에 둘 벤치는 니토리에서 저렴하면서 튀지 않게 어울릴 것 같은 것으로 구매. 테이블 밑에는 티슈와 쓰레기를 넣을 통을 두었고 가운데에는 빔 프로젝트를 뒀다. 

 

TV를 없앴기 때문에 빔 프로젝트를 구매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다. 흰 벽에 바로 쏴서 볼 수 있고 저렴한 제품들 중에서 가장 빛의 밝기나 소리같은 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 자주 사용하고 있다. 

 

 

 

꽃집

식물이 집에 있는게 너무 좋지만 꽃은 시드는 걸 감안하면 매번 두기가 어려워서 주방에 놓을 드라이플라워를 사러 산노미야에 있는 SAKURA 라는 꽃집에 갔다. 여기는 고베에서 드라이플라워 하면 알아줄 정도로 드라이플라워 조금 파는 다른 꽃집과는 달리 종류가 다양하다. 

 

원래 집에 드라이플라워나 조화가 있으면 풍수지리적으로 안좋다는 말을 들어서 처음에 인테리어할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꽃이 너무 좋고 조화도 좋고 드라이플라워도 좋아해서 그냥 맘대로 하고 살기로 했다. 

 

좀 불안해서 많이 검색해보니 꽃을 팔기 위한 속설일 뿐이라는 말도 꽤 있어서 그냥 예쁘게 꾸미고 만족하며 사는 데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주방

우리집은 거실에 주방이 붙어 있는 데 요리를 하면 냄새가 많이 나서 그게 단점이다. 그래도 시스템 주방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 우리가 공사 끝나고 들어온거라서 깨끗하고 수납공간이 진짜 많아서 마음에 든다. 

 

꽃집에서 사온 보라빛이 나는 드라이 플라워를 콘센트를 살짝 가릴 용도로 주방에 두었다. 상부장까지 활용하기 위해서 스텝툴을 사서 냉장고 옆에 뒀다. 

 

주방은 최대한 안보이는 게 깔끔한 것 같아서 설겆이를 하면 싱크인 거치대에서 말리고 마르면 바로 그릇은 찬장 안에 넣어두려고 하고 전기밥솥이나 그릴, 전기포트 등도 다 수납해서 겉으로는 안보이도록 했다. 

 

 

방은 수납공간이 정해져 있어서 꾸밀 때에 주방만큼 버라이어티하지는 않았지만 인테리어를 하면서 침대 위치를 바꿔 좀 더 방을 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거실에 있던 책상을 옮겨 화장대와 책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침대 위에 있는 액자도 한국에서 구매했고 원래 작은 창을 막는 커튼이 어두운 컬러라 방이 침침했는데 침대 커버를 바꾸면서 색을 다 베이지 톤으로 맞추었다. 

 

지금은 또 결혼사진을 인쇄해서 액자에 넣어 세워둬서 살짝 인테리어가 바뀐 상태. 그래도 거의 비슷하다. 

 

 

최근 거실

최근에는 거실에 유칼립투스 대신 고무나무가 있고, 지금은 선물 받은 꽃을 화병에 놓았는데 아마 꽃이 시들면 또 다른 게 대체하고 있을 듯.

 

살짝씩 바뀌면서도 인테리어는 유지하면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살고 있다. 지금은 그 정도이지만 한참 인테리어 관심 있을때는 맨날 오늘의집 사이트 구경하고 유투브에서 집꾸미는 영상만 찾아보고 매일같이 인테리어 소품 찾으러 돌아다니고 뭐 하나 사려고 하면 한국 일본 온라인 사이트 뒤지고 난리였다. 

 

마음에 쏙 드는 건 찾기가 어찌나 어려운지. 다른 사람들처럼 인테리어를 뜯고 공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두달이나 걸려서 러브하우스를 완성했다 :) 

 

원래 집꾸미기 전에는 잠깐이라도 카페라도 나가려고 하고 바깥에 나가는 걸 좋아했는데, 지금은 집에 있는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집꾸미기는 오롯이 자기 만족인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