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산노미야에서 연말 선물 사기, 오오야스테이시장

인귀 2020. 12. 19. 08:00

오늘 정말 빨빨 거리면서 돌아다니느라 오후 내내 정신 없었다. 

 

 

점심

오전에는 일어나서 체조 수준의 아주 간단한 운동을 하고 씻고, 피아노 10분 정도 연습. 요즘 너무 늦게 일어나서 그것만으로도 시간이 다 간다. 적어도 9시에는 일어나고 싶은데, 날이 추워지니까 정말 일어나기가 힘들다. 

 

점심은 전 날 슈퍼에서 산 치즈빵이랑 귤, 커피. 간단하게 먹었다. 지금 꽃이 향도 좋고 빨간색과 초록색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있어서 꽃병 볼 때 마다 예쁨에 만족 중.

 

 

산노미야

맨날 돌아다니던 산노미야를 이제는 가끔 시간내서 간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자전거 주차장이 90분까지 무료라서 정말 열심히 돌아 다녔다. GAP이랑 ZARA 가서 옷 구경도 슬쩍 해주고.

 

산노미야 상점가 거리에는 낮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다들 학생이실까, 나같은 백수이신걸까. 궁금.

 

 

연말 선물

일본 백화점은 지금 연말 선물 오세이보 お歳暮 를 판매하고 있어서 아주 화려한 패키지들이 많이 보였다. 오세이보는 12월 초부터 적어도 20일 전 쯤까지 한 해동안 신세를 진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문화이다. 1년에 두번 이런 선물을 보내서 예를 표하는데 여름쯤에는 오츄겐 お中元 을 보낸다. 

 

회사를 다닐 때는 이 기간에 회사에 과자 선물이 많이 들어와서 나눠먹으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지만, 내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신경써야 할 게 많아서 귀찮을 것 같다. 

 

 

한큐백화점

오늘 산노미야 지하에 한큐 백화점에서 어머니께 보내드릴 선물을 찾다가 발견한 센베 가게 케이신도 桂新堂. 처음에 아기자기한 센베들도 많고 새우 모양이 그대로 살아있는 센베가 인상적이어서 눈길이 갔다가 한번 구경하고 다른 가게들도 구경하다가 다시 이 곳으로 돌아왔다. 

 

 

한큐백화점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어도 이렇게 패키지를 오세이보 용으로 만들어서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의미하는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가 쓰여진 포장지와 내년이 소의 해라서 소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한큐백화점

오세이보 패키지 센베도 너무 귀여워서 마음에 들었는데 고민하다가 한 박스에 원하는 센베를 골라서 담을 수 있는 걸로 정했다. 귀여운 무늬도 좋지만 행운의 의미를 담아서 부엉이와 네이클로버, 그리고 메시지가 다 일본어로 적혀있었어서 영어로 Thank you 라고 적힌 센베이까지 선택해서 골랐다. 

 

 

이토엔

일본 백화점 지하에는 달달한 디저트나 선물용 쿠키 등은 많이 팔지만 단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한 제품은 많이 없어서 센베이를 고른 후에 차를 보러 갔다. 이토엔 伊藤園 이라는 유명한 차 브랜드. 

 

 

이토엔

원래는 고베 그림이 그려진 차를 사고 싶었는데 홍차이기도 하고, 인도산과 중국산 차잎 이길래 패키지가 아쉽지만 그냥 포기하고 시가현 녹차와 카고시마현 녹차 중에 골랐다. 처음에는 핑크색을 골랐는데 점원분이 조용히 오시더니, 이 차는 독특한 맛이 사람에 따라 별로일 수 있다면서 녹색을 추천해주셔서, 점원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녹색으로 바꿨다. 

 

 

멀미약

일본 멀미약이 효과가 좋다고 그래서 일본 멀미약도 구매. 일본은 슈퍼마켓도 그렇고 드럭 스토어도 같은 제품이어도 매장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발품을 많이 팔아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나도 일부러 산노미야에 정말 저렴하게 판매해서 사람들이 항상 많은 드럭스토어에 가서 멀미약 10개를 구매했다. 인터넷 가격보다 저렴하게 잘 산 듯.

 

 

오오야스테이 시장

급하게 90분을 채우고 자전거 찾아서 집으로 달려 오다가 귤 사러 오오야스테이 시장을 들렸다. 확실히 슈퍼마켓보다 귤이 같은 가격이면 갯수가 훨씬 많다. 귤 사고, 저녁 재료로 돼지고기가 필요해서 항상 가는 정육점에 들려서 돼지고기도 샀다. 

 

정육점 할아버지가 얼마나 필요하냐고 하길래 400그램이라고 했는데, "500그램?!" 이러셔서 아 네... 했더니 "나는 이거 한번에 재~ 난 두번은 안재~" 이러시면서 516그램어치 고기를 찍고 "거봐 내 말이 맞지? 딱 맞추지?" 이러셔서 뭔가 귀여우시기도 하고, 나는 바빠서 얼른 가야 되는데 고기는 안주시고 왜이러지 싶기도 했다. ㅋㅋㅋ

 

시장 갔다가 우체국 갔다가 물 사러 또 야마다 전기 갔다가 집 오니까 완전 녹초... 진짜 진이 다 빠져서 잠시 밀크티 한 잔 마시면서 10분 쉬고, 다시 할 일 하고 저녁 준비 :) 

 

오늘 불금이라더니, 진짜 불태워버렸당. 퐈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