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에서 거주하기 시작했을 때 굉장히 나이를 먹은 상태였고 (핑계), 대인관계에 서툴기 때문에 (?) 일본인 친구가 후쿠오카에 딱 한명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본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네 집에 초청을 받아 놀러갔다 온 이야기.
친구네 집에 놀러갈 때 맛있는 디저트를 사고 싶었는데 우리 동네에는 디저트 가게가 전멸이라 좀 걸어서 맛있다는 평가가 있는 디저트 가게에 들렸다.
프랑스어 인데 일본어로 읽은 가게 이름은 아토리에 미뇨네또 アトリエミニョネット
10시 좀 넘은 시간이라 디저트 종류가 많이 없으면 어쩌지 했는데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예쁜 디저트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디저트 하나하나 살까 하다가 뭔가 고르기도 애매하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롤케이크를 하나 구매했다.
롤케이크를 받아들고 역으로 신나게 걸었다. 날도 푹하고 하늘도 맑아서 좋았다.
길에서 카스테라 찻집 カステラ喫茶 라는 간판이 지하를 가르키길래 오, 카스테라 찻집 좋다 이러면서 그런데 왜 지하에 카페가 있을까 하며 쭉 보면서 걷는데 자세히 보니 カラオケ喫茶 였다.
친구에게 말하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한다. 놀러갈 뻔 했다.
지나다닐 때 가끔 보면 이와야역은 너무 귀여워서 좋다. 미술관 근처라서 저렇게 꾸며놓은건지 알록달록하다. 언뜻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작은 역이지만 근처에 밥 먹을 식당들은 많은데 주택가라 조용하고 좋다.
신자이케역으로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역 근처를 구경했다. 손난로를 파는 티켓 자판기가 있었는데 몇 십엔 이나마 저렴하게 티켓을 쌀 수 있었다.
신자이케역은 역 근처에 식당도 많고 구약소도 바로 근처고 정말 살기 좋은 곳 같았다.
친구 말에 의하면 신자이케역 근처는 슈퍼마켓만 7군데가 넘을 정도로 편의시설이 많고 드럭스토어나 쇼핑몰 등 살기에 참 좋다고 한다.
친구를 만나서 친구네 집에 가는 길에 곶감을 팔길래 구경했다.
친구네 집에 어머니가 계셔서 셋이서 같이 수다떨고, 교자를 빚었다. 친구는 정말 능숙하고 예쁘게 잘 빚었는데 나는 똥손이라 거지같은 모양으로 빚었다.
친구가 밀가루가 많이 묻은 쪽을 안으로 하라고 알려줬는데도 자꾸 까먹고 반대로 빚었다.
친구 어머니는 최근에 티비에서 해주는 한국 대하 드라마 같은 걸 보신다고 해서 집에 놀러갔을때도 세종대왕 이야기 드라마가 하고 있었다. 신기했다.
교자는 총 60개를 만들었는데 만들면 어머니가 열심히 구워다 주셨다. 미소시루와 함께 같이 식사를 했는데 야채가 듬뿍 들어가서 정말 맛있었다.
나는 늘 라멘집이나 냉동 교자를 먹으면서 교자는 별로 맛이 없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집에서 만든 교자는 이렇게 맛있구나 하고 놀랐다.
같이 차도 마시고, 교자도 먹고. 후식으로 내가 사온 롤케이크도 먹고. 배는 빵빵.
친구와 수다를 떨다보면 항상 3시간은 금방 지나가서, 또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가 정리하고 집에 돌아갔다. 집에 가는데 어머니가 내가 미소시루 맛있다고 비법을 물어봤을 때 가쓰오부시랑 다시마로 다시를 내서 만들면된다고 알려주시면서 집에 가져가라고 챙겨주기까지 해주셨다. 감사합니다.
또 친구가 아침에 새로 생긴 식빵집에서 줄서서 사온 식빵도 반 나눠주셔서 가지고 왔다. 집에 돌아오는 손은 한가득 마음도 따뜻.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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