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영화 신문기자 新聞記者

인귀 2020. 3. 16. 10:00

일본에서 신문기자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한국인 배우 심은경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내가 확인했을 때 상영관이 많이 없어서 결국 보지 못하고 한참 잊고 있었던 영화.

최근 2020년 진행된 일본 아카데미상 日本アカデミー賞에서 배우 심은경이 한국인인데 여우 주연상을 탔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일본 아카데미 상 영상을 찾아보니 여우 주연상 뿐 아니라 남우 주연상, 우수 작품상까지 차지했다.

 

 

일본 아카데미 상 홈페이지

일본은 영화 상영관이 적어도 상영 기간은 긴 편이라 혹시 아직 상영하는 곳이 있을까 해서 찾아봤더니 칸사이에서는 교토에서 한 군데 상영하고 있길래 주말에 보러 가려고 계획하고 하루에 한번 씩 영화 신문기자의 상영 시간표를 찾아 봤다.

계속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었는데 목요일에 갑자기 상영관이 확 는 게 확인됐다. 아카데미 수상 기념으로 상영관이 늘어나서 집 옆 영화관에서도 상영을 한다는 소식을 접해 교토에 갈 예정은 취소하고 주말에 영화 신문기자 보러 영화관에 갔다 왔다. 

영화관에 가서 기계로 예매 하는데 좌석 선택란이 한 칸씩 띄어져 있어서 '오잉? 뭐지?' 싶었는데 영화 상영 전 화면에 설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차원에서 영화관은 바로 옆자리를 비우고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영화관에서 상영중인 영화 신문기자

정말 그냥 한국인 배우가 일본 영화에 나와서, 일본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하니까, 별 생각없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상영이 끝났을 때는 엄지 척! 너무 재밌게 봤다. 원래 영화 끝나고 스크롤이 올라갈 때 그냥 나가는데 여운이 길어서 영화 감독 이름 확인하려고 끝까지 앉아 있을 정도. (영화 신문기자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藤井道人, 막상 검색으로 확인했을 때 아는 영화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봤던 헐리우드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일본버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일본 영화 같지 않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불필요한 설명을 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이 겹쳐 흘러가는 스토리는 배우들의 맛깔나는 감정 연기가 더해졌다. 특히 임펙트 있는 엔딩씬이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관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뿜뿜.

생각해보니 일본에 와서 영화관에서 재밌게 봤던 일본 영화가 적은데, 그 중 하나가 <기억에 없습니다 記憶にございません!>도 정치 이야기였네. 이번 수상이 아베 정권의 레임덕에 의거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영화를 본 결과 그냥 좋은 작품이라서 상 타는 이유가 납득이 갔다.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