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완벽한 주말, 일본 코베의 하루

인귀 2020. 3. 6. 22:08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구매가 어려워졌고, 집에 박스로 사둔 마스크가 있어서 쓰면서도 이리 저리 드럭 스토어나 수퍼를 둘러보고 늘 텅 빈 매대만 확인했었다.

 

그러다가 주말에 마음 먹고 아침 8시 쯤 나와 드럭 스토어를 찾았는데, 이 날은 마스크 입고가 없는 날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다른 드럭 스토어에 갈 까 하다가 라이프를 먼저 갔는데 10시 오픈인데 8시 반쯤부터 줄이..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걸 보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맥도날드에 갔다.

 

맥모닝, 오랜만이야

맥모닝 먹은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 기억도 안나 아침 일찍 나온 김에 맥모닝을 먹었다. 나는 맨날 계란이 들어 있는 맥모닝을 먹었는데 쿠폰 쓰려고 계란이랑 소시지가 들어간 맥모닝을 먹었는데, 와우 너무 맛있어서 깜놀.

 

여태까지 이 맛을 모르고 살았다니 손해 본 기분이었다. 해시 포테토도 너무 맛있고, 애플 파이도 맛있었다. 한참 맥모닝을 먹고 있는데 맥도날드가 있는 쇼핑몰 안에 수퍼와 드럭 스토어가 있어서 10시 되기 몇 십분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는 게 보였다.

 

 

한 장 한 장이 소중한 마스크

마침 맥도날드에서 맥모닝을 먹는 중이라 10시에 오픈하면 같이 들어가서 마스크 있나 봐야겠다 싶었는데 드럭 스토어에는 마스크 입고가 없다고 안내가 쓰여 있었다. 그래서 수퍼에 가서 봐야겠다 해서 들어갔다가 엄청 운 좋게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포기 하고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여기 저기서 조금씩 입고는 되고 있는데 아침 일찍 부터 줄 서지 않으면 구매가 안되니 다들 포기하는 거 같다. 꼭 필요하면 입고 안된 다고 안내 된 곳 이외의 수퍼나 드럭스토어에 일찍 가서 줄을 서서 구매하는 방법이 남아 있다.

 

구매할 수 있었던 마스크도 낱장이 아니라 50개 들어있는 것 2박스 였고, 가격도 합쳐서 808엔 정도 였다. 이제 어느 정도 시간 동안은 사용할 마스크가 있어서 정말 한시름 놓았다.

 

 

All You Need is KOBE

오사카에서 다리 제모를 다 마쳤는데 아직 조금씩 완벽히 제모되지 않은 부분이 보이길래 산노미야에서 2번 제모하는 데 980엔인 저렴한 곳으로 예약해 다녀왔다. 오사카에서는 내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체인점을 다녀서 인지 운이 나빴던 건지  제모를 진행해서 늘 너무 대충 해줘서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억이 크다.

 

이번에 간 고베의 제모 하는 곳은 가격도 저렴한데 시설도 좋고 서비스도 굉장히 좋았다. 처음에 쉐이빙 부터 정리해주고 꼼꼼하게 제모해주고 케어해 줘서 엄청 만족스러웠다. 다리가 가벼워지니 발걸음도 사뿐사뿐.

 

 

하카타 라멘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잇푸도.

산노미야에서 마루이 가서 액세서리랑 이것 저것 구경하다가 점심에 라멘 먹고 싶어서 모토마치 쪽으로 걸어가 잇푸도에 갔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나는 무조건 잇푸도에 가면 超特辛 를 주문한다. 항상 잇푸도 직원이 맵기를 재차 확인하는데 그럴 때 마다 웬지 매운 걸 잘 먹는 자부심이 있는 나는 괜히 뿌듯~하다.

 

잇푸도도 그렇고 나는 일본 라멘집 가서 먹는 카라아게나 교자를 별로 안좋아한다. 입맛에 안맞는 느낌. 잇푸도는 카라아게는 없고 교자는 내 입에는 그냥 그런데, 볶음밥이 진짜 맛있다. 돼지고기가 들어가서 삼겹살 먹고 나서 먹는 볶음밥 같은 풍미가 난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사쿠라 체리 프라프치노를 시켰다. 스타벅스 기간 한정 메뉴는 맛이 없다는 인상이 강한데 봄에 나오는 사쿠라 음료는 거의 다 맛있었어서 도전. 역시 달달하니 맛있었다.

 

요즘 혼자가 혼자에게라는 이병률 작가의 산문집을 읽고 있는데, 꽤 재밌다. 재밌는 책 찾기 힘드니까 가끔 이렇게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을 발견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 

 

 

고베 이징칸 스타벅스

이징칸 스타벅스는 언덕에 있어서 가는 길이 조금 힘들긴 하지만 외관이 너무 너무 예뻐서 좋다. 점심 시간대보다 점심 시간대를 살짝 지난 시간에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붐빈다.

 

스타벅스에서 책도 읽고 편지도 쓰고 하다가 이징칸 구경하면서 걸어서 집으로 왔다. 흐린 날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날씨도 좋고, 할 일도 다 해 놓고. 일요일은 시간이 금방 가서 늘 아쉽지만 이 날은 정말 나에게는 완벽한 주말 같았다. 

 

늘 이런 주말만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행복한. 이제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아도, 먼 곳으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이런 주말이 좋은 것 같다. 모든 게 참 내 마음대로 되는 것 같은 기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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