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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깻잎 키우기

인귀 2021. 5. 2. 10:00

깻잎 키우기

넓은 베란다가 아까웠다.
일본은 베란다에서 고기도 못구워먹고 ...
뭘 어떻게 활용할까 싶어서 깻잎을 키워보기로 했다.

깻잎은 식물 중에서도 정말 기르기 쉬운 난이도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깻잎을 살 수 있지만
잘 키워서 수확한 다음에 깻잎 장아찌를 만들고 싶었다.

위의 사진은 처음에 싹이 나고 찍은 4.1일의 깻잎들.


깻잎 키우기

깻잎 키우는 방법을 인터넷에 엄청 찾아봤는데
다들 하는 말이 다르고 방법도 미묘하게 달랐다.

그래서 그냥 내 마음대로 키웠다.
물론 인터넷 글을 참고는 했지만 정석대로는 안하고 있다.

우선 일본에서도 깻잎 씨앗을 구매할 수 있다.
다이소 같은 100엔 샵에서도 エゴマ 씨앗을 사면 되고,
나는 코난 コーナン 에서 씨앗을 사왔다.

위의 사진은 싹이 나고 너무 기뻐서 4.2일에 또 찍은 깻잎 모습.


깻잎 키우기

깻잎이 잘 자라는 시기는 5월 이후라고 한다.
나는 그냥 내 마음대로 추울 때 심었다.
3월부터 목이 빠져라 기다렸는데 한참 지나 싹이 났다.

원래 인터넷에서는 보통 깻잎 새싹을 발아 시켜서 심는다고 나와있다.

나는 그냥 내 마음대로 야채용 흙을 사와서 10cm씩 구멍을 뚫어주고 씨앗을 2,3개씩 넣고 덮어줬다.

씨앗을 바로 심을 때는 깊지 않게 심으라는데
그건 심고 나서 안 사실이라 그냥 깊이 심었다.

위의 사진은 4.8일의 조금 더 자란 깻잎 모습.


깻잎 키우기

깻잎 키우기 물주기는 인터넷에는 흙이 마르지 않게 2-3일에 한번만 주라고 나와있다.

나는 그냥 매일 조금씩 물을 줬다.

싹이 나기 전에는 날이 추워서인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니
싹이 난 이후로는 쑥 쑥 자랐다.

위의 사진은 4.10일의 깻잎.
불청객인 방구벌레가 찾아왔다.
후...

정말 무서웠지만 물을 뿌려서 잔인하게 쫓아냈다.


깻잎 키우기

깻잎이 싹이 났을 때 할 일은 두개씩 자란 싹을 옮겨주는 작업이다.

나도 몇개 두개씩 올라오는 게 있어서 꺼내서 다른 화분으로 옮겨 주었다.

그런데 내가 옮기는 과정에서 뿌리를 좀 잘랐기도 했고
화분의 흙을 그냥 다이소에서 사왔더니 옮긴 깻잎은 여간 잘 크지가 않는다.

위의 사진은 4.17일의 모습으로 꽤 많이 자라있다.


깻잎 키우기

깻잎이 꽤 자랐을 때 할 일은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깻잎을 수확하는 것이다.

솎아주기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인터넷 글 마다 방법이 상이해서 그냥 또 내 마음대로 했다.

제일 위에 아기처럼 작은 잎은 두고 그 밑에 크게 자란 잎들을 수확했다.

이렇게 해야 깻잎이 더 쑥쑥 자란다고 한다.

같은 날의 사진인데 휑해진 깻잎의 모습이다.


깻잎 키우기

싹이나고 3주만에 수확한 첫 깻잎의 모습.
작지만 제대로 깻잎 모양이고 향긋했다.

내가 키워서 그런지 애정이 간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보다도 양이 좀 된다.
생각을 너무 적게 하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고 귀여운 깻잎들은 보쌈을 먹을 때 쌈을 싸 먹었다.
작지만 충분히 깻잎이다.

맛있다.


깻잎 키우기

깻잎이 자랐는데도 거의 매일 물을 조금씩 주고 있다.

요즘 날이 따뜻해져서 목이 마를까봐.
그런데 물은 또 너무 많이 줘도 안좋다고 해서 매일 주는 대신 적게 준다.

1차 수확 이후에도 꽤 자란 모습이 신기하다.

4.24일의 깻잎 모습.


깻잎 키우기

4.25일 깻잎 2차 수확.

지난번보다는 양은 적지만 깻잎의 크기는 더 커졌다.
게다가 놀라울 정도로 향긋하다.

기특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깻잎.

깻잎은 이렇게 수확을 해도 계속 자라지만
두번 정도 다 따 먹었을 때는 더이상 자라지 않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더 수확하지 않고 아예 뿌리째로 뽑아줘야 한다고 한다.

언제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따 먹을 수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서 깻잎이 더 쑥쑥 자라고 있다.
과연 깻잎 장아찌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오늘도 제육볶음이랑 맛있게 먹었다.

해와 물만 흙, 씨앗으로 나같은 똥손이 깻잎을 재배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