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일본에서 미용실 가기

인귀 2020. 3. 29. 09:59

오랜만에, 고베에서는 처음으로 미용실에 갔다 왔다. 머리가 단발이면 오히려 머리를 자주 다듬으러 갈텐데 지금 머리 길이가 거지존에 들어섰다. 회사 다닐 때는 늘 묶고 다니고 뭔가 안이쁜 느낌이다. 유유.

 

나는 기분 전환 하고 싶을 때 미용실에 간다. 꼭 머리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도 그냥 기분 좋아지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염색을 하러 갔다 왔다. 항상 일본 미용실에 갈 때는 호또페파 뷰티 ホットペッパービューティー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는데, 산노미야 三宮 에서 가격대가 저렴한 곳으로 예약했다.

 

 

메리켄 파크

미용실 예약 시간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메리켄 파크에 갔다. 그냥 이유없이, 메리켄파크가 좋으니까 들렸다. 바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잠깐 산책을 했다. 그런데 산책 하다가 내 걸음이 느려서 정작 미용실 예약 시간에 10분 정도 늦었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은 미용실도 살롱도 10분이상 늦으면 예약이 취소 될 수도 있어서 늦지 않아야 한다. 

 

 

 

주말 아침의 메리켄파크

바다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동네에 있을 땐 실감이 안나다가 메리켄파크나 모자이크 쪽으로 가면 내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살고 있구나 하고 실감이 난다. 

 

늘 사람이 많은 메리켄파크인데, 아직 아침이라 산책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아직 BE KOBE에서 사진찍으려고 줄 서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태블릿 PC 잡지 어플리케이션

미용실에 갔는데 잡지를 태블릿 PC로 줘서 깜짝 놀랐다. 와 이런 거 처음 봤다고 미용사한테 말했더니 미용실 오랜만이냐고 물어봐서 "네..." 대답하니 미용사가 요즘 이런 거 많다고 한다.

 

모든 잡지를 태블릿 PC에서 선택해서 볼 수 있으니 잡지 관리를 해야하는 미용실 입장에서는 편하고, 손님들도 잡지를 쉽게 골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미용실 컷

염색 시작할 때 미용사가 무슨 색으로 염색하고 싶냐고 물어서 내가 "아, 저 사진 가져왔어요!" 당당하게 대답하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찾는데 옹.. 저장을 안했는지 핸드폰에 사진이 없어서. "아, 사실은 사진 안가져왔어요!" 다시 말해서 미용사가 빵 터졌다. 

 

그냥 미용사와 상담해서 염색할 색을 정했다. 여기 미용실 머리 하는 것도 좋았지만 부담스럽게 말 걸거나 하지도 않고, 설명도 담백하게 해주는 점이 좋아서 이제 고베 미용실 갈 때는 이 곳으로 가기로 맘 먹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당연히 미용실마다 가격 차이가 많지만, 한국과 일본 미용실 가격 차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딜가도 비싼 데는 비싸고 저렴한데는 저렴한 느낌. 난 당연히 상담이 편하고 원하는 스타일을 잘 만져주는 한국 미용실을 선호하기는 한다.

 

나는 커트+염색+트리트먼트를 해서 3,900엔이었고, 이 가격에 포함된 트리트먼트가 염색하기 전에 간단하게 하는 트리트먼트여서 미용사가 더 좋은 트리트먼트를 추천하는데 안해도 되지만 나는 머릿결 상하기 싫어서 2,000엔 추가해서 트리트먼트까지 했다. 

 

 

미용실 컷

염색할 때 랩 뒤집어 쓴 게 웃겨서 한 컷. 원래 미용실 가면 심심하니까 웃긴 사진 찍어서 친구들한테 카톡으로 보내주고 낄낄 거리는 게 최고. 그리고 웃긴 사진 보내고 머리 완성 됐을 때 이쁜 컷을 보내줘야 하는 게 정석인데, 머리 망하면 못보내주는 슬픈 정석...

 

다행히 염색은 잘 됐다. 기분 전환도 성공. 가끔 화려한 색으로 염색해보고 싶지만 회사 다니니까 그런건 시도하지 못해도 나중에 좀 더 노란빛이 나는 색으로 염색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