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한국, 향수병

인귀 2020. 4. 20. 11:07

정기적으로 오는 향수병 :) 한국에 가고 싶어도 지금은 세계의 길이 막혀 있으니, 참는 수 밖에는 없다. 외국에 살아도 가까워서 자주 갈 수 있다고 생각할 때와 달리 갈 계획이 없었음에도, 그냥 내가 마음 먹었을 때 한국에 못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답답하다.

 

몇달 전, 연말 연시에 다녀왔던 한국. 그 때를 기억하고 추억을 곱씹으며 참기.

 

 

고베 공항 터미널

고베 공항은 아직 국제 공항이 아니라, 국내선 밖에 이용할 수 없다. 한국에 가려면 오사카에 가야하는데 고베공항 터미널에 가면 오사카 공항에 가는 선박을 타는데 그러면 주차장을 계속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차를 타고 고베공항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오사카 공항에 가는 길이 험난했다. 외국인에게는 공항이 너무 멀면 그것도 안좋은 점 같다. 후쿠오카에 살 때는 걸어서도 갈 수 있을 만큼 공항이 가까웠고, 오사카 살 때도 대중 교통 잘 되어 있어서 한시간이면 공항에 갔으니까 괜찮았는데.

 

고베에 사니, 이제는 오사카 공항으로 가야하고, 차도 타고 배도 타고 비행기도 타고 또 한국 도착하면 버스타고, 밤이면 택시타고. 난리다 난리.

 

 

 

수원에 도착하자 밤

비행기가 연착돼서 완전 늦을까봐 조마조마. 그래도 공항버스 막차 시간 맞춰서 타고 수원에 와서 다행이었다. 후쿠오카는 물론 오사카도 고베도 눈이 안내리니까 철부지처럼 한국은 눈이 와서 좋아했는데, 눈이 오니까 택시가 마비가 돼서 탈 수가 없었다.

 

난 별 생각 없었는데 언니 말이 이제 한국은 카카오택시 아니면 택시 잡기도 어렵다고 해서 터미널까지 와줬다. 난 손 흔들어서 택시 잡으려고 했는데, 원래도 그렇지만 눈오고 하면 택시 잡기가 더 어렵다고 들었다.

 

 

한국은 야식

일본에 살면서 야식은 ... 언제 먹어봤지? 회식조차 9시 넘어까지 안하고, 술 마시러 갈 친구도 없고. 집에서도 저녁 먹고 나면 딱히 야식은 안먹으니까 ... 

 

한국은 야식 ! 엄청 늦게 도착했음에도 그냥 자기 아쉬워 내가 먹고 싶다고 한 한국 치킨, 양념치킨, 떡볶이 순대 김밥 분식까지 야무지게 시켜서 맛있게 먹었다. 배달도 빵빵 빠르고 진짜 맛있고 좋았다. 

 

 

내복이 잠든 곳

다음날은 여름에 하늘 나라에 간 내복이를 만나러 갔다. 일본에서 미리 사온 유심칩이 고장이었는지, 작동이 안되고,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에서 평일이라 혼자 내복이를 만나러 갔다가 시골길에서 길을 못찾아서 엄청 고생했다.

 

영하 몇도였지, 한 영하 8도 정도? 되는 날씨에 1시간 이상 걸으며 길 찾아 다니다가 세상 착한 택시기사님을 만나서 내복이를 잘 만나고 왔다. 

 

너무 늦게 찾아가서 미안했고, 다른 친구들이랑 같이 있다고 하니 소심한 성격에 애 괜찮을까 걱정도 됐지만, 안녕할 수 있어서 기뻤다. 돌아 나가는 길에 하늘이 참 맑아서 고마웠다.

 

 

동탄에 무슨 카페

몸이 너무 얼어서 일단 택시타고 동탄까지 갔다가, 내려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배차 시간이 많이 남았길래 아예 몸도 녹이러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러 들어갔다.

 

카페에서 인터넷도 연결해서 연락도 하고, 좀 쉬니까 몸이 나아졌다. 한국 춥다 춥다 말만 들었지, 진짜 온 몸으로 추위를 느끼는 경험이었다.

 

 

연말 장범준 콘서트

연말에는 꼭 콘서트를 보고 싶어서 미리 일본에서부터 장범준 콘서트를 예매. 우여 곡절 끝에 못갈 뻔하기도 했지만, 좋은 자리에서 공연 잘 봤다. 

 

 

2020 HAPPY NEW YEAR

수원 돌아오니 또 열두시 넘어서 아숩. 이 때 펭수가 제야의 종 친다고 해서 너무 보고 싶었는데 인터넷이 안돼서 실시간으로 못봤다. 언니가 친구가 하는 맛있는 빵을 사와서 거기에 초를 꽂고 신년축하.

 

 

이마트 푸드코트 김치찌개

새해 첫날 아침식사는 이마트 푸드코트 김치찌개. 너무 달았다. 이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들 좀 샀는데, 늘 한국 가면 필요한 것 좀 사려고 하면 생각이 안나고 일본 오면 그제서야 필요한 게 생각이 난다. 

 

정말로 필요한 게 아니라 그런건지 몰라도. 뭐, 필요한 걸 사지 않더라도 마트 구경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내가 바로 펌프 왕

펌프 기계 찾기가 힘들어서 보이면 하는데, 영화 보러 갔다가 오락실에 펌프 있길래 한 판 때렸다. 정말 놀랍게도 일본에 한국 펌프기계가 있었다. 후쿠오카 하카타 터미널 나무코 ナムコ 오락실에. 그래서 회사 끝나고 펌프하러 자주 갔었는데, 이제 없어졌다.

 

영화는 박정민, 마동석 나오는 시동을 봤는데, 형편없는 영화였다. 일본 돌아오는 마지막 날 이 때 흥행하고 있던 백두산도 봤는데, 백두산도 생각보다 재미 없었다. 

 

 

빽순대

찐맛집. 찐맛집!!! 이번 한국 여행에서 제일 맛있었던 빽순대. 원래 지동시장에 순대타운 가면 순대 곱창 볶음 진짜 맛있는데, 처음으로 빽순대를 먹었다. 

 

와 감탄을 하도 하면서 먹어서 서빙하시는 이모님이 웃으실 정도였다. 너무 맛있게 먹었다. 또 먹고 싶다!!!

 

 

미친 맛있음이었다.

 

한국인의 식후 디저트는 볶음밥 :)

후... 배불러도 꼭 먹어야 한다. 

 

 

정지영 커피

 

남문에 이쁜 가게들 많아서 너무 좋아하는데, 정지영 커피에 갔다. 라떼가 맛있었다. 

 

 

고기 너어는 진짜 너무 맛이짜나...

완전 맛있는 고깃집도 갔다. 너무 맛있어. 너무 맛있다 정말. 갈비도, 삼겹살도 최고 맛있다. 일본은 야키니쿠 焼き肉가 있지만 이 맛이랑 전혀 다르다. 고기를 구워먹는 건 같은데, 정말 다르다. 

 

 

한국인 관광객

멋진 수원 화성 최고. 괜히 여기 저기서 사진 찍고 신나했다. 오랜만에 가면 별거 아닌 게 제일 좋다. 어디 먼 데 가는 거 보다 남문이나 인계동, 서현역 가는 게 제일 좋고, 다이소 구경하는 데 시간 제일 많이 쓴다.

 

 

종각역 우정낙지

 오픈 하기 전부터 들어가서 주문부터 했다. 매운게 먹고 싶어서 선택한 종각역의 우정낙지. 진짜 맵고 맛있었다. 

 

 

까치화방 종로점

예쁜 꽃들이 가득한 카페. 까치화방. 음료도 이쁘고, 디저트도 이쁘고, 사진찍기 좋은 곳이었다. 여기 꽃이 너무 이뻐서 구경하다가 샀었다. 

 

이거 말고도 오랜만에 간 김에 한국에서 미용실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고, 김치찜도 먹었고, 외식도 하고 그랬는데 사진이 남아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네. 

 

이거라도 좋다. 오랜만에 보니까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좋다. 얼른 또 한국 가고 싶다. 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