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2020.12.31

인귀 2021. 1. 1. 10:00

한 해의 마지막 날. 실감이 1도 없다.

내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누가 맡겨 놓은 2021년을 억지로 찾으러 가는 기분.

 

 

신사이바시

오사카 신사이바시는 늘 연말에 일루미네이션을 해 놓는다. 우메다 쪽에서 차를 타고 신사이바시까지 달려오는 미도스지 도로에 길게 일루미네이션이 있어서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2020년은 연말에 정말 감흥이 없었는데 일루미네이션 보니까 조금 들뜨는 마음이 들기는 했다.

 

 

신사이바시

신사이바시의 루이비통 매장. 오사카 살 때는 뚜벅이니까 맨날 지나다니면서도 루이비통 매장이 저렇게 컸는 지 몰랐는데 이번에 우연히 매장 반대편에서 보는데 매장이 크고 참 예뻤다. 새삼 깨달음.

 

 

코코아

본론으로 돌아와서 2020년 12월 31일. 한해의 마지막 날. 아침에 따뜻한 코코아를 타 마시면서 달달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코코아는 뜨거운 물에 타 마시는 것보다 우유에 타 마시는 게 훨씬 맛있다. 점심은 집에서 간단히 카레 만들어서 먹고 조금 쉬다가 외출했다.

 

 

다이후쿠

산노미야 노스페이스 매장에 가려고 산노미야에 갔는데 지하 상가에서 올라오자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다이후쿠 大福 찹쌀떡이었다.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딸기부터 포도, 팥, 밤 등 여러가지 맛이 있었다.

 

종류도 종류지만 모두 다 1개에 100엔이라 저렴해서 다들 많이씩 사가는 모습. 전혀 찹쌀떡을 먹을 생각이 없었지만 나도 줄을 서서 찹쌀떡을 샀다.

 

 

찹쌀떡

무슨 맛을 먹을지 한참 고민하다가 추천 메뉴인 크림치즈와 고소할 것 같아서 검은깨 맛을 구매했다. 둘 다 정말 맛있었다. 여러개 사면 또 못먹을까봐 그냥 딱 두개만 사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사재기를 했나? 꿀맛!

 

 

고베

산노미야역에서 노스페이스 매장 찾아서 가는 길에 결혼 기념 촬영할 때 장소였던 곳이 보였다. 다이마루 근처 건물들은 다 고풍스럽고 예쁜 데가 많아서 사진 촬영하기 정말 좋은 것 같다.

 

 

고베 노스페이스

그리고 대망의 노스페이스. 편집샾에도 제품이 있지만 가장 큰 매장이 산노미야 근처에 있길래 일부러 찾아간 건데 영업을 안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산노미야역에서도 문을 닫은 가게들이 꽤 보이던데 쉬는 곳이 많은가보다.

 

결국 다이마루에 있는 매장에 들렸다가 편집샵 몇 군데 갔다가 구경만하고 사지는 못했는데 온라인에서도 신상품은 거의 품절 상태라서 다시 매장에 들르던가 해야할 것 같다.

 

 

일본 슈퍼마켓

깜 놀 깜 놀. 한큐 백화점까지 구경하고 백화점 지하에 사람이 너무 많길래 그냥 슈퍼에 가려고 집 근처 라이프 슈퍼마켓에 갔는데 들어섰을 때 카트가 없길래 뭐야 이랬더니 매대에 물건들도 텅 비어 있었다. 일단은 오늘 먹을 거랑 내일 먹을 거 장을 보기는 했는데 마트가 텅 비고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서 어안이 벙벙했다. 

 

 

일본 슈퍼마켓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돌아다니는데 안내 방송을 들어보니 1월 1일과 2일은 영업을 안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들 사재기 하느라 난리였다. 계산대 기다리는 줄이 코로나 터진 직후보다도 더 길어서 정말 놀랐다. 

 

사실 원래 내일 먹을 거 내일 아침에 장 보려고 했었는데 오늘 슈퍼마켓에 들리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 했다. 줄을 서고 물건도 많이 없긴 했지만 필요한 물건은 다행히 전부 구매했다.

 

그러고보니 집 근처에 간사이슈퍼도 1월 1일은 영업을 안한다고 했고, 다른 슈퍼는 모르겠지만 쉬는 곳이 많은가보다. 작년엔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서 하마터면 장을 못볼 뻔 했다.

 

저녁 먹고 재활용 쓰레기 버리고, 치우고 씻고. 12월 31일이 이렇게 별 일 없이 지나간다. 또 2021년엔 좋은 일만 가득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