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220

긴급사태선언 이후, 일본 생활. +등산.

일본은 4월 9일부터 발효된 긴급사태선언이 있고,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 외에는 가게들이 문을 닫아 거리가 한산하다. 늘 발딛을 틈 없이 사람이 북적거리던 도톤보리의 구리코상 앞 다리가 한산. 지금은 외출을 자제해야하는 시기라 다들 밖에 나오지 않는 것도 있고, 가게들이 문을 닫아 밖에 나와도 할 일이 없다. 일본 뉴스에서 보니 긴급사태 이후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회사는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택 근무 등으로 전환해 업무를 진행한다고 했다. 오사카에 간 사람에게 사진을 받고 놀랐지만, 고베도 이와 다를 바 없이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다. 모토마치 상점가는 대략 눈으로만 보면 60%이상은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문을 연 가게도 사람이 없어 굉장히 한산하다. 하버랜드의 우미에나 산노미야의 오..

코베 일상 2020.04.12

일본 긴급 사태 선언, 코로나 감염자 수 급증

4월 7일을 기준으로, 일본 코로나 감염자 수 4,804명. 도쿄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아베 총리가 일본 긴급 사태 선언을 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긴급 사태 선언의 대상 지역은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고베현을 포함해 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 오사카부, 후쿠오카현 등으로 정해졌다. 일본 긴급 사태 선언이 발효하는 기간은 8일부터 약 한달간이라고 한다. 긴급 사태 선언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나라의 봉쇄령과는 차이를 둔 일본의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대형 슈퍼나 백화점, 은행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대중교통도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식료품 쇼핑, 의료기관 방문, 출근을 위한 외출도 가능하며, 다만 학교는 휴교하고, 콘서트 등은 취소되며 영화관..

닭요리, 닭도리탕과 닭한마리

나는 닭요리에 자신이 굉장히 없다. 왜냐하면 그냥 조리하면 되는 돼지 고기나 소고기와는 달리, 닭고기는 잡내가 나서 잘못 조리하면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닭 요리를 잘 하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은 도전. 먼저 닭도리탕. 고베로 이사 오고 닭도리탕은 두번 정도 도전했다. 두번 다 맛있게 먹었다. 처음에 닭도리탕에 도전할 때는 마트에서 닭날개와 닭 가슴살을 사서 우유에 30분 정도 담궜다가 조리에 사용했다. 두번째는 마트에서 미즈타키 水炊き 용으로 닭고기를 판매하길래 사서 우유에 담그지 않고 그냥 사용했다. 우유에 담그면 잡냄새는 확실하게 없어져서 좋지만, 특유의 닭 맛도 함께 사라져버려서 살짝 아쉬운 맛이 되기 때문에 미즈타키용 닭고기를 그냥 조리에 사용했던 게 더 맛이 좋았다. 요리 재료 : 닭고..

주말 투표하고, 코베 맛집 Nick

주말에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재외 투표를 하러 코베 영사관에 다녀왔다. 원래 토요일에 갈 예정이어서 오전에 나갔는데, 메일을 보니 투표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연락이 와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투표 하기 전까지 투표를 하러 갈 때 필요한 준비물 이나 투표 용지를 접는 방법, 투표를 하는 장소 등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메일로 전달되어 와서 굉장히 좋았다. 햇빛이 따뜻하고 걷기 좋은 날씨. 모토마치역에서도, 산노미야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위치의 주고베총영사관. 주고베총영사관에 도착하니 멀리서부터 재외 투표소 안내가 보였고, 바로 투표하는 장소로 찾아갈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재외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재외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

코베 일상 2020.04.05

일본 회사 건강검진 + 자궁암 검진

한국은 사무직에 경우 2년에 한번 직장 건강검진을 진행하는걸로 알고 있다. 나도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2번 받아봤던 듯. 기억이 가물가물. 일본 직장인들은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한달에 한 번씩 건강보험료를 월급에서 차감하고 있으니, 이런 것은 회사 차원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도 챙겨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작년 말쯤에 이직 하기 전 회사에서 건강 검진을 받은 지 얼마 안됐는데, 회사에서 일괄적인 날짜에 건강검진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근무 시간에 건강 검진에 다녀왔다. 코베가 이런건지, 이 병원이 이런건지 모르겠지만 몇 가지 그동안 받은 건강검진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일단 건강검진 문진표와 함께 동봉되어 오는 보관용기에 소변, 대변 (난 해당 없었다. 나이 때문)을 준비해 가야한다...

일본에서, 굴 전 그리고 굴 칼국수

겨울은 굴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나는 국내 여행지 중 통영을 좋아하는데, 통영 굴이 진짜 크고 신선하고 맛있다. 일본은 통영 굴은 없지만, 히로시마 지역이 굴로 유명하고, 겨울에는 쉽게 슈퍼에서 굴을 찾을 수 있다. 굴전은 엄청 간단하다. 굴을 깨끗하게 씻은 후 키친 타올에 물기를 없애준다. 그리고 나서는 살짝 밀가루 옷을 입히고 계란물을 묻혀 구워주면 된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데 굴 향이 나면서 맛은 일품이다. 나는 간장 양념을 만들지 않고, 선물 받은 트러플 솔트를 같이 곁들여서 먹었다. 굴전에 살짝 소금을 찍어 먹으니 진짜 맛있었다. 굴전은 이번 겨울에 몇번 해먹었었다. 해물 수제비는 그냥 평범하게 만들었다. 해물 수제비 재료는 밀가루, 감자, 계란, 파, 양파, 원하는 해물. 나는 이..

퇴근, 그 아름다운 순간

오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정해져 있었다. #먹고살기 힘들다 하루는 출근 길에 퇴근을 생각 했고, 하루는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퇴근을 생각했다. 우리 회사 사람들은 점심 시간에도 퇴근 시간에도 딱히 개이치 않고 일을 한다. 나는 멋대로 그런 그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저들은 자기네 인생이 참 재미가 없구나.' 하루에 꼬박 9시간을, 일주일에 꼬박 5일을 회사에서 머물머 일을 하는데, 퇴근을 안하고 싶다고? 미쳤어! 난 퇴근 하는 순간 굉장히 짜릿하다. 행복 지수가 MAX로 치솟고 콧노래를 부르고 싶고 엉덩이를 흔들어 춤을 추고 싶은 걸 억지로 참으며 모두에게 인사를 한다. "잘 있어라, 바보들아. 오늘도 나 먼저 간다!" 사실은 "죄송합니다, 저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すみ..

코베 일상 2020.03.19

영화 신문기자 新聞記者

일본에서 신문기자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한국인 배우 심은경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내가 확인했을 때 상영관이 많이 없어서 결국 보지 못하고 한참 잊고 있었던 영화. 최근 2020년 진행된 일본 아카데미상 日本アカデミー賞에서 배우 심은경이 한국인인데 여우 주연상을 탔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하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일본 아카데미 상 영상을 찾아보니 여우 주연상 뿐 아니라 남우 주연상, 우수 작품상까지 차지했다. 일본은 영화 상영관이 적어도 상영 기간은 긴 편이라 혹시 아직 상영하는 곳이 있을까 해서 찾아봤더니 칸사이에서는 교토에서 한 군데 상영하고 있길래 주말에 보러 가려고 계획하고 하루에 한번 씩 영화 신문기자의 상영 시간표를 찾아 봤다. 계속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있..

코베 일상 2020.03.16

완벽한 주말, 일본 코베의 하루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구매가 어려워졌고, 집에 박스로 사둔 마스크가 있어서 쓰면서도 이리 저리 드럭 스토어나 수퍼를 둘러보고 늘 텅 빈 매대만 확인했었다. 그러다가 주말에 마음 먹고 아침 8시 쯤 나와 드럭 스토어를 찾았는데, 이 날은 마스크 입고가 없는 날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다른 드럭 스토어에 갈 까 하다가 라이프를 먼저 갔는데 10시 오픈인데 8시 반쯤부터 줄이..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걸 보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맥도날드에 갔다. 맥모닝 먹은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 기억도 안나 아침 일찍 나온 김에 맥모닝을 먹었다. 나는 맨날 계란이 들어 있는 맥모닝을 먹었는데 쿠폰 쓰려고 계란이랑 소시지가 들어간 맥모닝을 먹었는데, 와우 너무 맛있어서 깜놀. 여태까지 이..

코베 일상 2020.03.06

욕심쟁이의 의욕

작년 한 없이 우울했던 내 안에 활기가 돌고 있다. 애초에 내 우울은 나의 욕심에서 비롯되었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그 갭에서 오는 공허함... 그 욕심쟁이가 의욕을 내기 시작한 계기는 김밥이었다. 우울한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른 '김밥을 싸서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자'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실천, 나는 김밥을 쌌다. 한국에서는 근처에서 쉽게 먹을 수 있었던 김밥 먹기가 일본에서는 어찌나 어려운지, 김밥 싸기는 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김밥은 늘 한국 가면 먹을 음식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고슬고슬 밥을 짓고, 재료 하나하나 준비해서 김밥을 쌌는데 진짜 너무 행복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번거로움은 마른 일상에 단비가 되었다. 김밥 싸는 거 하나로 ..

코베 일상 202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