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187

코베 산노미야 돌아다니기. 한국영화, 다이소, 로프트

요즘 집 정리를 하며 필요한 거 찾아서 돌아다니느라 산노미야를 자주 나가고 있다. 산노미야는 모토마치와 지역적으로 이어져있어 큰 번화가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없는 게 없고, 고베에서 쇼핑하려면 산노미야로 가야 한다. 하루는 한참 또 산노미야에서 여기 저기 구경하고 돌아다니다가 뜬금없이 한국영화 포스터를 발견했다. 나는 늘 집 근처 영화관을 다니다보니 다른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놓칠 때가 있다. 한국이 관련되면 나는 뭐든지 반가우니까 사진도 찍어보고, 검색도 해봤다. 그런데 원래 내가 알지 못했기도 했고 박서준으로 검색해서 찾아보니 라는 영화였는데, 크게 흥행한 영화도 아닌 것 같아서 처음에는 왜 이 영화가 개봉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아마 이태원 클라쓰가 일본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박서준의..

코베 일상 2020.09.13

오사카의 밤, 코베의 밤

잠실에 러버덕이 왔을 때를 기억한다. 다들 귀여운 대형 오리를 만나려고 한동안 북적거렸었던 것 같다. 나는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오리가 있구나 하고 러버덕을 처음 알게 되었다. 러버덕이 오사카의 왔었다. 사실 처음 온 건 아니고 예전에도 1번 온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왔다고 한다. 언제 내가 또 러버덕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싶어서 8월 말 오사카 키타하마에 러버덕을 보러 다녀 왔다. 멀리서 보이는 러버덕. 귀여워라. 다만 인터넷에서 봤을 때는 밤에 라이트 업을 한다고 했었는데, 이미지와는 살짝 다른 느낌이었다. 오사카에 오랜만에 가다 보니 낮에는 텐노지에 가서 쇼핑도 하고, 친구와 저녁을 먹고 늦게 갔더니 어두워진 러버덕을 만날 수 있었다. 귀염뽀짝 러버덕. 러버덕은 네..

코베 일상 2020.09.10

피아노 7개월째

악기는 전혀 다룰 줄 모르는 내가 피아노를 배운 지 7개월. 한 번 수업을 들을 때 마다 30분이니까 한 달에 2시간씩 배우는 피아노이지만, 스스로 얼마나 뿌듯한 지 모른다. 아직도 음표 하나도 못읽고 박치여서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 넷을 세어야 해도 좋기만 하다. 피아노 교실에 가서 선생님이 아무리 기초를 열심히 알려주셔도, 사실 무슨말인지 잘 못알아듣겠다. 박자나 음 같은거 기초부터 시작하기에는 재미를 많이 못 느끼고 실력도 늘지를 않아서 중간에 선생님이 좋아하는 노래를 정해서 연습하자고 해주셔서, Stand by your man 을 골랐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ost 인 노래로, 내 인생에 만약 bgm이 깔린다면 이 노래였으면 좋겠다 생각했었던 노래였다. 다행히도 간단하게 칠 수 있는 버전의..

코베 일상 2020.08.25

프랑스 회화의 정화, フランス絵画の精華

고베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많은 전시회들이 코로나의 영향으로 취소가 되었다. 한동안 전시회는 구경도 못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오사카에서 프랑스 회화 전시회가 열린다길래 다녀왔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전시회를 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가끔은 그림을 봐야 머리도 휴식을 할테니까. 오사카 시립 미술관은 텐노지 天王寺 에 위치하고 있다. 고베의 우리 집에서는 한 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가야하는 위치. 미술관 자체는 크지는 않았지만 역과 가깝고 근처에 공원이나 번화가가 있어서 접근성이 용이해 좋았다. 미술관 내부는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하고, 입장시 체온을 체크하고 있었다. 다만 전시관 내부에서는 간격을 두는 선이나, 거리 두기를 따로 하고 있지..

코베 일상 2020.08.17

친구네 집들이 가기, 그리고 이마자토

조금 시간이 흐르기는 했지만, 친구네 커플이 난바 쪽에 살다가 이마자토로 이사를 해서 집들이에 다녀왔다. 신축이라 집도 깨끗하고 역 근처라서 편리하고 좋아 보였다. 집들이 음식으로 친구네 커플이 나베를 준비해줬다. 너무 맛있어서 저녁은 패스할 정도로 과식을 했다. 고기랑 야채 먹는 것도 좋지만 마로니짱이 진짜 맛있었다. 친구가 유튜브를 보고 만들었다는 겉절이. 한국 칼국수 집에서 먹는 겉절이 맛이랑 똑같았다. 너무 맛있어서 친구가 한 통 만들어 놓은 걸 다 먹어버렸다... 그 이후에 친구한테 다시 만들려고 해도 그 맛이 안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늦은 오후에 친구네 집에 찾아가서 밥 먹고 수다 떨다보니 벌써 저녁 시간이 다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안하고 수다만 떨어도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아무리 배가 불..

코베 일상 2020.08.10

4연휴의 시작, 피맥 !

원래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을 위해 7월에 4연휴가 만들어졌었는데, 도쿄 올림픽이 미뤄져 버렸지만 공휴일은 그대로 남아 4연휴가 시작되었다. 신난다 ! 연휴 최고 !!! 연휴 전 날 회식이었어서 피곤했지만 왜인지 연휴 시작 아침에 눈이 일찍 떠졌다. 쉬는 날 자면 아까워서 저절로 눈이 떠졌나 보다. 연휴의 시작, 벌써부터 연휴가 끝나는 게 아쉬워지는 기분. 피자는 혼자 먹기 힘드니까 가끔 먹고 싶더라도 안 시켜먹는데,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는데 도미노 전단지를 발견하구 슝 버리다가 옹 .. 급 먹구싶어져 버렸다. 4연휴의 시작이니까 에라 모르겠다 하고 도미노 피자를 시켜버렸다. 다행히 홈페이지에서 보니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세트 같은 게 있어서 1500엔 정도에 주문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

코베 일상 2020.07.25

기분 좋아지는 방법.

회사일에 지치고, 흐린 날씨에 꿀꿀할 때 기분 좋아지는 방법. 1.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고기는 집에서 구워 먹으면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쫄깃 쫄깃 고기를 씹다 보면 짜증나는 일도 잊게 된다. 소고기도 부드럽고 맛있지만 삼겹살의 고소함은 이길 수 없다. 한국 슈퍼에서 산 귀한 깻잎과 고깃집 스타일 된장찌개까지 집밥 스타일로 한 상. 소고기는 살짝 구워서 송로버섯 소금에 콕 찍어 먹어도 맛있고, 우스터 소스에 찍어 먹었더니 스테이크 먹는 느낌이었다. 역시 고기는 언제나 정답이다 :) 2. 식물. 회사 일에 너무 지쳐 있을 때 길을 터덜터덜 걷다가 작은 가게에서 파는 꽃을 사는 것만큼 감성을 움직이는 일이 또 있을까. 아무 날도 아닌데 오롯이 나를 위해 사는 이쁜..

코베 일상 2020.07.21

마인드 컨트롤.

나는 나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내 감정의 주도권을 주고 살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늘 노력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을 묵인했으며,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내 기분을 좌지우지했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의 10대, 20대. 결국 나는 20대의 끝에서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가 싫어하는 내가 사는 장소에서 물리적인 거리를 멀리해 변화를 꾀하고자 한 나의 일본행은 벌써 꽉 찬 3년을 지나왔다. 내가 한 선택, 나는 잃은 것이 많았다. 사랑하는 내복이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고, 외로움이 일상이 되었으며,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던 모습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나를 자책하고, 지..

코베 일상 2020.07.11

한국에서 온 선물

내가 화장실을 잘 못가서 언니가 미궁대장사랑을 선물로 보내줬다. EMS 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거 챙겨줘서 받자마자 감동 받았다. 내가 한국 컵누들 매콤한 맛을 엄청 좋아해서 언니가 많이 보내줬다. 일본에서 한국 인스턴트 라면 구하는 건 쉬운 편이지만 컵누들 매콤한 맛은 수요가 없는 지 공급이 전혀 없다. 한국 슈퍼에서는 물론 인터넷을 여러 검색어로 바꿔가며 뒤져봐도 못찾아서 한국에 갈 때 사 오거나 하고 있다. 매콤한 국물 맛이 너무 얼큰해서 끝내주게 맛있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이랑 비빔면이랑 먹을 것들 챙겨준 언니. 그런데 카레 가루 20인분은 왜 보내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한 미궁대장사랑 ! 언니랑 내가 엄청 좋아하는 비밀보장이라는 팟캐스트에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제품인데 변비에..

코베 일상 2020.07.06

즐주, 오사카에 놀러갔다왔다 !

오랜만에 오사카에서 친구를 만났다. 수원 살 때 서울로 자주 놀러 다녔으니까 코베에서 오사카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도 갈 일이 없어서 자주 안가는 것 같다. 집에 먹을 거 친구 좀 나눠주려구 먼저 이마자토 친구 집 갔다가 같이 난바. 다행히 비는 안내렸는데 바람이 엄청 불어서 하마터면 날라갈 뻔 했다. 오사카에 놀러 간 가장 큰 이유가 순대볶음이 너무 먹고 싶어서였다. 친구랑 점심 먹으러 순대볶음을 먹으려고 난바에 있는 나지미김밥이라는 곳에 갔다. 우버 이츠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순대볶음을 먹으러 간 거 였는데 지금 순대가 없어서 메뉴가 없어졌다고 ... ㅠㅠ 아쉬운데로 나는 쭈꾸미 삼겹살을 시켜 먹었는데 한국 맛도 제대로 나고 맛있었다. 런치를 주문하면 밥과 계란국을 포함해 ..

코베 일상 20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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