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171

기분 좋아지는 방법.

회사일에 지치고, 흐린 날씨에 꿀꿀할 때 기분 좋아지는 방법. 1.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고기는 집에서 구워 먹으면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쫄깃 쫄깃 고기를 씹다 보면 짜증나는 일도 잊게 된다. 소고기도 부드럽고 맛있지만 삼겹살의 고소함은 이길 수 없다. 한국 슈퍼에서 산 귀한 깻잎과 고깃집 스타일 된장찌개까지 집밥 스타일로 한 상. 소고기는 살짝 구워서 송로버섯 소금에 콕 찍어 먹어도 맛있고, 우스터 소스에 찍어 먹었더니 스테이크 먹는 느낌이었다. 역시 고기는 언제나 정답이다 :) 2. 식물. 회사 일에 너무 지쳐 있을 때 길을 터덜터덜 걷다가 작은 가게에서 파는 꽃을 사는 것만큼 감성을 움직이는 일이 또 있을까. 아무 날도 아닌데 오롯이 나를 위해 사는 이쁜..

코베 일상 2020.07.21

마인드 컨트롤.

나는 나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내 감정의 주도권을 주고 살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늘 노력했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을 묵인했으며,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내 기분을 좌지우지했었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나의 10대, 20대. 결국 나는 20대의 끝에서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내가 싫어하는 내가 사는 장소에서 물리적인 거리를 멀리해 변화를 꾀하고자 한 나의 일본행은 벌써 꽉 찬 3년을 지나왔다. 내가 한 선택, 나는 잃은 것이 많았다. 사랑하는 내복이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고, 외로움이 일상이 되었으며, 나를 위해 시간을 할애하던 모습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나를 자책하고, 지..

코베 일상 2020.07.11

한국에서 온 선물

내가 화장실을 잘 못가서 언니가 미궁대장사랑을 선물로 보내줬다. EMS 로 이것저것 내가 좋아하는 거 챙겨줘서 받자마자 감동 받았다. 내가 한국 컵누들 매콤한 맛을 엄청 좋아해서 언니가 많이 보내줬다. 일본에서 한국 인스턴트 라면 구하는 건 쉬운 편이지만 컵누들 매콤한 맛은 수요가 없는 지 공급이 전혀 없다. 한국 슈퍼에서는 물론 인터넷을 여러 검색어로 바꿔가며 뒤져봐도 못찾아서 한국에 갈 때 사 오거나 하고 있다. 매콤한 국물 맛이 너무 얼큰해서 끝내주게 맛있다. 내가 보고 싶은 책이랑 비빔면이랑 먹을 것들 챙겨준 언니. 그런데 카레 가루 20인분은 왜 보내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한 미궁대장사랑 ! 언니랑 내가 엄청 좋아하는 비밀보장이라는 팟캐스트에 오래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제품인데 변비에..

코베 일상 2020.07.06

즐주, 오사카에 놀러갔다왔다 !

오랜만에 오사카에서 친구를 만났다. 수원 살 때 서울로 자주 놀러 다녔으니까 코베에서 오사카가는 건 어렵지 않은데도 갈 일이 없어서 자주 안가는 것 같다. 집에 먹을 거 친구 좀 나눠주려구 먼저 이마자토 친구 집 갔다가 같이 난바. 다행히 비는 안내렸는데 바람이 엄청 불어서 하마터면 날라갈 뻔 했다. 오사카에 놀러 간 가장 큰 이유가 순대볶음이 너무 먹고 싶어서였다. 친구랑 점심 먹으러 순대볶음을 먹으려고 난바에 있는 나지미김밥이라는 곳에 갔다. 우버 이츠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런데 문제가 순대볶음을 먹으러 간 거 였는데 지금 순대가 없어서 메뉴가 없어졌다고 ... ㅠㅠ 아쉬운데로 나는 쭈꾸미 삼겹살을 시켜 먹었는데 한국 맛도 제대로 나고 맛있었다. 런치를 주문하면 밥과 계란국을 포함해 ..

코베 일상 2020.07.05

쓸쓸하지만, 찬란했던 어제.

코로나의 영향으로 5시에 퇴근했던 회사의 단축근무는 6월까지였다. 그래서, 6월의 마지막 날인 어제. 뭔가를 기념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뭘 기념하는 건지 불분명하지만 괜히 일찍 끝나는 날인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그런 기분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만날 사람...... 없었다. 아무도. 30대의 외국인 노동자는 혼자여서 쓸쓸했다. 그래서 비 바람을 뚫고 집을 나섰다. 뭔가 매일 집에 있으니까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아서, 일단 책을 들고 스타벅스에 갔다. 비도 비인데 바람이 진짜 심하게 불어서 우산타고 날라갈 뻔 했다. 쉽게 날라가지 않고 무사히 집에서 제일 가까운 스타벅스에 갔더니 자리가 없었다. 산노미야에는 스타벅스 많으니까, 바로 앞에 있는 다른 스타벅스에 갔다. 디카페인 소이라떼. 너무 맛있어서 온..

코베 일상 2020.07.01

한국 인터넷 쇼핑 하울

엄청난 스트레스에 매일 지쳐가다가 한국 인터넷 쇼핑으로 필요한 물건들을 다 사고 EMS 로 받아보았다 !!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달래고 돈의 맛도 즐기고 일석 이조 :) 스트레스 해소에는 역시 쇼핑이 따봉 상자를 열자 마자 감동이 밀려왔다. 이렇게 꼼꼼하게 포장해서 배송해주시다니 우체국 직원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인스타에서 인증샷을 많이 봐서 먹어보고 싶었던 짜파구리 새로나온 컵라면과 나의 최애 컵라면인 컵누들 매콤한 맛! 그리고 남자친구가 먹고 싶다고 해서 구매한 코코볼까지. EMS로 물건을 받으면 떼샷을 찍어주는 것이 인지상정. 내가 주문한 모든 상품들이 다 잘 도착했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물건들을 찍어보았다. 대략 30만원 어치 구매했고, 배송료가 약 5만원 정도 (7키로 였던 것으로..

코베 일상 2020.06.18

오랜만에 평범한 주말 일상.

5월말에 일본 전국에 내려졌던 긴급사태선언이 해제되었다. 그러자마자 바로 산노미야나 모토마치, 번화가들은 닫혀있던 가게들이 문을 열고, 답답했던 사람들도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백화점도 열고, 대형 쇼핑몰도 문을 열고, 다들 일상으로 복귀했고,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 근처에서 돌아다니고 있겠지만, 나도 참 오랜만에 평범한 주말 일상을 맞이했다. 코로나로 인한 긴급사태로 피아노 교실도 휴업을 해서 두 달만에 피아노 교실에 갔다.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나니 반가웠고, 선생님은 수업은 안하지만 피아노도 치시고, 여러모로 바쁘게 지내셨다고 했다. 다만 원래도 뚱땅땡똥 기초 밖에 못했는데, 두 달이나 쉬었더니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서 선생님께 죄송했다. 다시 처음부터 피아노 연습을 하고, 내가 치고 싶은 곡인 'Sta..

코베 일상 2020.06.07

긴급사태선언 이후, 일본 생활. +등산.

일본은 4월 9일부터 발효된 긴급사태선언이 있고,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 외에는 가게들이 문을 닫아 거리가 한산하다. 늘 발딛을 틈 없이 사람이 북적거리던 도톤보리의 구리코상 앞 다리가 한산. 지금은 외출을 자제해야하는 시기라 다들 밖에 나오지 않는 것도 있고, 가게들이 문을 닫아 밖에 나와도 할 일이 없다. 일본 뉴스에서 보니 긴급사태 이후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회사는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택 근무 등으로 전환해 업무를 진행한다고 했다. 오사카에 간 사람에게 사진을 받고 놀랐지만, 고베도 이와 다를 바 없이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다. 모토마치 상점가는 대략 눈으로만 보면 60%이상은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문을 연 가게도 사람이 없어 굉장히 한산하다. 하버랜드의 우미에나 산노미야의 오..

코베 일상 2020.04.12

주말 투표하고, 코베 맛집 Nick

주말에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 재외 투표를 하러 코베 영사관에 다녀왔다. 원래 토요일에 갈 예정이어서 오전에 나갔는데, 메일을 보니 투표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연락이 와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투표 하기 전까지 투표를 하러 갈 때 필요한 준비물 이나 투표 용지를 접는 방법, 투표를 하는 장소 등이 자세하고 친절하게 메일로 전달되어 와서 굉장히 좋았다. 햇빛이 따뜻하고 걷기 좋은 날씨. 모토마치역에서도, 산노미야역에서도 걸어갈 수 있는 위치의 주고베총영사관. 주고베총영사관에 도착하니 멀리서부터 재외 투표소 안내가 보였고, 바로 투표하는 장소로 찾아갈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재외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어서, 재외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의 ..

코베 일상 2020.04.05

일본에서 미용실 가기

오랜만에, 고베에서는 처음으로 미용실에 갔다 왔다. 머리가 단발이면 오히려 머리를 자주 다듬으러 갈텐데 지금 머리 길이가 거지존에 들어섰다. 회사 다닐 때는 늘 묶고 다니고 뭔가 안이쁜 느낌이다. 유유. 나는 기분 전환 하고 싶을 때 미용실에 간다. 꼭 머리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번에도 그냥 기분 좋아지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염색을 하러 갔다 왔다. 항상 일본 미용실에 갈 때는 호또페파 뷰티 ホットペッパービューティー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는데, 산노미야 三宮 에서 가격대가 저렴한 곳으로 예약했다. 미용실 예약 시간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메리켄 파크에 갔다. 그냥 이유없이, 메리켄파크가 좋으니까 들렸다. 바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져서 잠깐 산책을 했다. 그런데 산책 하다가 내 걸음이 느려서 정작 미용실..

코베 일상 202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