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171

집꾸미기, 내 마음대로 러브하우스

9월부터 10월까지 두달동안 집꾸미기를 한 결과, 거지같았던 집이 오랜 시간을 지내고 싶은 러브 하우스로 변신했다. 2019년 8월 말에 이사와서 1년간 정말 남의 집처럼 살았었다. 새로 산 더블 침대는 방에 두고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침대는 거실에 두고, 쓰지도 않는 코타츠에 보지 않는 TV, 책상을 부엌에 두지를 않나.... 엉망이었다. 이사를 가지 않기로 결심한 직후 베란다 청소를 한 후 집 전체 인테리어를 바꿨다 :) 우리집은 현관을 들어오면 복도가 있는데, 은근히 좁지 않으면서도 활용하기에도 애매한 공간이었다. 원래 베란다에서 사용하려고 했던 쓰레기통이 있었는데 베란다를 잘 이용하지 않으면서 집 안으로 가지고 와서 신발장 옆에 두었다. 그리고 그 위에 내가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 액자를 두고..

코베 일상 2020.12.17

주말 영화관, 오락실, 고베 메리켄파크, 오사카 플라네타리움

조금씩 확실히 추워지고 있는 요즘. 고베에서 사는 나의 지난 주말 이야기. 토요일에 할 일을 정리하고 나서 시간이 조금 남길래 영화관에 갔다가 기다리면서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먹었다. 시로이 카페라떼 白いカフェラテ 를 마셨는데, 진짜 맛있었다. 한국 자판기에서 파는 우유 맛이 나는 살짝 달달한 커피. 너무 맛있어서 자판기가 보이면 파는 지 보고 사마시고 있다. 일본에서 마녀가 가득 魔女がいっぱい 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한국 영화 이름 마녀를 잡아라 (더 위치스). 그냥 뻔한 영화일 것 같았지만 앤 해서웨이가 나오길래 볼까? 싶어서 찾아보니 미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안했고 한국에서도 개봉을 안한다고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본에서는 개봉을 해서, 극장에서 보고 왔다. 영화 자체는 정말 별로 였다. 뻔해도 ..

코베 일상 2020.12.16

불쾌함.

나는 무언가 싫다고 느껴지면 너무 싫다. 그냥 싫은 정도가 아니라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이어도 화가 나서 씩씩 거리고, 머리에서는 열이 나고 코에서 콧바람이 나올 정도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개성을 가지고 있고,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특별하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내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이상한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그 이상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기사를 볼 때 댓글을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너무 민감한 주제나 내가 슬퍼질 것 같은 내용의 기사는 아예 보지 않는 편이다. 그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집합하는 온라인 세상에서 내가 터득한 나의 정신세계를 방어하는 소소한 방법이다. 최근에 내가 정말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임..

코베 일상 2020.12.08

불현듯 산책

일요일. 핸드폰을 만지면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요즘 혼자 집에 있는 시간에 조용한 게 너무 싫어서 다른 일을 해도 항상 영상을 틀어두거나 음악을 틀어 두고, 밖에 나갈 때도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다니니까 핸드폰 사용 시간이 미쳐 버렸다. 하루 사용 시간 리포트 알림에 11시간 정도 사용한다고 나와서 기겁을 했다. 옴마야. 나같은 아날로그 인간이 완전 기계화 되어 버렸다. 그러다가 창 밖에 날씨가 너무 좋다, 나가보자 하고 진짜 누워 있다가 그냥 일어나서 불현듯 시작한 산책. 산책 루트는 내 갬성이 시키는 대로. 이건 산책 전. 오전. 요즘 진짜 맨날 먹는 게 맥도날드, 아니면 라면이라 오늘은 혼자서라도 좀 맛있는 것 잘 챙겨먹자 싶어서 장을 보러 가는 길. 하늘이 너무 예뻐서 찍어보았다. 하늘이 시야 가득..

코베 일상 2020.12.06

2020년 12월 1일.

2020년. 12월이 됐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은 언제나 느낌이 이상하다. 벌써 1년이 지났구나, 실감이 안나. 아직 2019년이 엊그제 같아서 2021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내 마음의 준비와는 상관없이 시간은 흐르고, 12월 1일. 드디어 전기장판을 꺼냈다. 다들 좀 더 미리 꺼내는 거 같던데, 날씨는 추워지긴 했어도 이불 속에서는 따뜻해서 안꺼내고 있다가 12월을 맞이해, 그리고 이불 속에서도 살짝 발이 시럽기 시작하길래 전기장판을 꺼냈다. 이불을 털어주고, 침대를 청소하고, 전기장판 사용 시작. 벌써부터 부작용이 상당하다.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고, 눈을 떠도 계속 침대에 있게 만들어 버린다. 한국은 영하의 날씨라는데, 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간다. 너무 추울때는 가만히 서 있어도 이가 덜..

코베 일상 2020.12.02

그릇이 간장종지

어떤 사람이 이렇게 글을 써서 책을 냈다는 말을 듣고 솔깃했다. 그래서 책을 출간했다는 블로그의 글을 몇개 읽는데 재미가 없었다. '흥~' 싶었다. 이런건가, 아 나도 글 쓰고 싶다. 글을 쓰고 싶어. 그래서 쓰는 글. 글 쓰기에 갑작스럽게 뽐뿌가 와서 쓰는 글. 요즘 날씨가 참 좋다. 그래서 기분이 좋다. 갑자기 손에 잡혀서 한 번 읽었었던 를 다시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좋다. 내 기분은 내가 선택하는 거라는 말. 잠깐 잊고 있었어서. 뭐든지 깜빡깜빡 잘 하니까 자꾸 반복해서 봐줘야 한다. 누구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고, 누구는 이렇게 해서 돈을 벌고... 주변에서 혹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들려오는 이야기들. 다들 부럽기는 하지만 나는 그릇이 간장종지다.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것이..

코베 일상 2020.11.16

고베, 평범한 11월, 하루하루.

2020년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11월도 중반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다. 매일,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가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상. 좋은 일에 웃고, 행복하다가, 종종 화가 나고 불안하다. 평범한 11월이다. 집에서 밥 해먹기 귀찮을 때 요새 맥도날드를 진짜 자주 먹고 있다. 한국이라면, 베토디 아니면 상하이를 먹겠지만 일본에서는 그냥 싼 거 시켜 먹는데, 이번에 패티가 세개 들어간 트리플치즈버거, 토리치 トリチバーガー 가 기간한정이라고 하길래 시켜보았다. 맛은 짜고, 케찹 소스. 안에 야채가 안들어가는 버거라 세트에서 샐러드를 선택했다. 소스는 어니언. 음료는 제로콜라. 안개꽃이 3단에 1500엔. 비싸긴 하지만, 참 예쁘다. 향이 얼마나 진한지, 온통 거실에 안개꽃 향이 난다. ..

코베 일상 2020.11.13

오사카 런던 내셔널 갤러리전 관람과 키티하마 모토커피.

런던 내셔널 갤러리전이 도쿄에 이어 오사카에서 개최를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해외로 나가 전시회를 하는게 처음이라고 해서 (호주, 일본) 꼭 보고 싶었던 전시회. 코로나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지만, 나름 방역을 위해서 전시회는 날짜 뿐 아니라 시간을 지정해서 입장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놓고 있다. 그래서 예약을 하려면 날짜와 시간대를 선택한 후 티켓을 예매해야 한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현장 판매로 티켓은 판매하지 않고 있어서 홈페이지를 통해 반드시 예약을 하고 티켓을 미리 구매하고 가야 한다. 하단의 페이지에서 티켓 구매 가능! l-tike.com/event/mevent/?mid=511004 런던 내셔널 갤러리전 티켓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후, 로손에 가서 LO..

코베 일상 2020.11.11

고베 한국 슈퍼 <서울마트>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 날

김치가 집에 없은 지 꽤 오래 됐고, 김치찌개가 갑자기 먹고 싶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정기적으로 한 번씩 꼭 먹고 싶어지는 시원하고 맛있는 김치찌개. 요새 김치 먹고 싶으면 그냥 슈퍼마켓에서 그나마 나은 걸로 사서 먹거나 하고 있었는데, 큰 맘 먹고 외출을 감행(ㅋㅋ). 작년 말쯤이었나? 코로나 전이었던 건 확실한 데 시기가 언제였지. 회사 점심 시간에 모토마치 상점가를 산책하고 있다가 새로 생긴 서울 마트라는 한국 슈퍼를 발견. 너무 기뻤다. 처음 발견한 이후로 자주 라면도 사고, 그러고 있다. 고베에도 한국 슈퍼가 있지만,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좀 제대로 된 (?) 한국 슈퍼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 오사카에 살 때는 난바에 있는 히로바에 한국 신상품들까지 많이 있었고, 가격 경쟁력도 굉장히 좋아서..

코베 일상 2020.11.03

식물 킬러의 행운목, 유칼리툽스 키우기

식물을 선물 받을 때는 너무나도 기쁘지만, 식물 킬러는 식물이 죽을 때 너무 슬프고 미안하다. 그래서 식물은 데려오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큰 데 이번에 집 인테리어를 이것 저것 하면서 역시 집 안에 식물이 있는 게 좋아서 큰 맘 먹고 식물 기르기에 도전했다. 정말 기르기 쉽다던 스투키가 잘 자랐었는데 분갈이를 한 이후에 죽어버리고, 역시 나는 안된다며 주눅들어 있었는데 식물 기르기는 정말 정성이 필요하고 정보도 인터넷에 너무 무분별하게 많아서 정보 수집이 어렵다. 내가 이런 증상이 있어서 전문가가 알려줘도 그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는 거라서 그런 것 같다. 식물 킬러, 식물 똥손도 기를 수 있는 식물을 엄청 찾아보다가 나의 마음 속에 들어온 행운목. 행운목은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관리 난이도 쉬움으로 나..

코베 일상 2020.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