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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일본으로 택배 보내기 / 국제소포, EMS

책을 좋아하는 나는 공교롭게도 눈이 아파 e-book을 읽지 못한다. 시도를 안해본 것은 아니어서 예전에 책을 들고다니기가 무거워 e-book으로 김애란 소설가의 을 읽어보았다.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파악하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종이책으로는 눈물 콧물을 다 쏟으며 감명깊게 읽었다. 그렇게 e-book을 포기하고 종이책에 고집하는 나는 또 한국 책만 읽는다. 일본어로 쓰여진 소설을 읽으려고 도전하였으나 중간 중간 모르는 한자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 보아야 하기에 글에 집중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갈 때 되도록이면 책을 많이 사서 챙겨오려고 한다. 이런 일은 잘 없었는데, 갑자기 필요한 책이 생겼다. 보통 책은 알라딘에서 구매하는 데 알라딘은 DHL로 해외 배송을 해준다...

코베 여행, 맛집 리스트

2018년 나는 고베에 놀러온 관광객이었다. 후쿠오카에 살던 나는 일본 여행을 오는 언니와 고베에서 만나 같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후쿠오카에서 회사만 다니느라 늘 외로웠던 나는 언니가 온다는 소식에 신이 나서 고베의 맛집을 알아보고 완벽하게 계획을 짰다. 언니는 도시를 좋아하고 입맛이 고급지기 때문에 마침 할일이 없던 나는 언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고의 미식 여행 플랜을 준비했고 여행 마지막에는 언니에게 "이래서 다들 패키지 여행을 다니는 구나!"라는 최고의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때 언니와 함께 먹었던 고베에 위치한 맛있는 고베 맛집 리스트를 나도 기억해두고 공유하기 위해 포스팅을 한다. 파리에서 살다 온 언니가 애정하는 피에르에르메. 언니가 나보다 먼저 고베에 도착해 있었는데 나 먹으라고 피에르에..

여행/일본 2020.02.23

영화 기생충

기생충이 개봉하기도 한참 전부터 아는 사람이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길래 듣자마자 괴기스러운 영화의 이미지가 머리에 떠올랐다. 제목만 듣고 잔인한 소재가 들어간 B급 영화 일거라 생각해 "무슨 그런 영화를 봐?"라고 말했던 나 자신, 참 감각 없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에서는 천만 관객을 넘었고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실시간으로 뉴스로 접했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탔다는 이야기에 모두가 흥분 상태였다. 나 또한 내 일처럼 기쁘고, 자랑스럽고, 행복했다.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한국에 살 때는 한 달에 한..

코베 일상 2020.02.20

일본에서 끓인, 알탕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뜻한 국물 요리가 너무 맛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건 국밥이라는 사실을 난 진작에 알고 있었다. 오사카나 고베는 예전에 살던 후쿠오카에 비하면 한국 음식을 쉽게 만날 수 있지만 메뉴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본 식재료로 한국 음식을 만들어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역시 내 입에는 한식이 제일 맛있는 걸. 그래서 처음으로 포스팅할 요리는 얼마전 후쿠오카 여행에서 선물 받은 명란젓 明太子로 요리한 알탕. 명란젓은 그냥 먹는 것도 정말 맛있지만 응용 요리로 먹으면 기가 막히다. 명란젓만 있으면 간단하게 끓일 수 있는 알탕도 그렇고 명란과 마요네즈가 만나 고소한 명란 바게트나 얼마 전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던 명란 떡국, 명란 볶음밥, 오이 위에 올려..

후쿠오카에서 먹고, 마시고, 힐링하다!

후쿠오카, 큐슈 음식은 일본내에서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물론 오사카도 먹거리로 유명한 곳이지만 느낌이 살짝 달라서 후쿠오카는 식재료가 깨끗하고 신선하고 맛있다는 인식이 있다. 오사카는 타코야키, 오코노미야키 같은 일본스러우면서도 여행자들이 즐기기 좋은 먹거리라고 해야할까? 지금 생각나는 식재료로는 후쿠오카에는 우엉ごぼう이 유명하고, 아마오우あまおう苺라는 딸기가 유명하다. 카코시마 흑돼지나 큐슈 곳곳에서 나는 야채들도 참 맛있는 것들이 많다. 후쿠오카 음식 중 유명한 것들은 모쯔나베, 명란젓, 우동, 하카타 라멘, 고마사바 등이 있다. 후쿠오카 살 땐 참 모쯔나베 많이 먹었었는데, 후쿠오카 3대 모쯔나베 중에서도 나의 최애 모쯔나베는 오오이시였다. 친구들과 가족이 놀러오면 늘 오오이시에 예약하고 갔던 기억..

여행/일본 2020.02.17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곳, 후쿠오카

주말, 1박 2일 짧은 여행.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곳, 후쿠오카는 여전히 마음이 편하고 따뜻한 곳이었다. 애초에 내가 한국에서 직장 그만두고 일본으로 가기로 했을 때 살기로 했던 도시가 후쿠오카였다. 후쿠오카는 하카타나 텐진같이 번화한 곳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내가 좋아하는 자연 혹은 시골의 분위기도 가지고 있다. 난 남들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후쿠오카라는 도시를 너무 좋아했고, 갑작스러운 전근으로 후쿠오카를 떠나게 됐지만 남다른 후쿠오카 사랑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후쿠오카 특히 하카타에 있으면 내 자신이 릴렉스가 되는 게 나도 신기하다. 오사카에 가고 나서 처음 후쿠오카 여행을 했을 때는 신칸센에서 하카타 역을 보자마자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 까지 했다...

여행/일본 2020.02.14

코베, 첫 눈, 사랑에 관하여

코베에 첫 눈이 내렸다. (내 기준) 나는 첫 눈을 사랑한다. 첫 눈은 로맨틱하다. 재작년 후쿠오카에 살았을 때, 언니랑 같이 코베에 놀러 온 적 이 있었는데 그 때도 눈이 내렸었다. 카페 창 밖으로 눈이 포근하게, 천천히, 조용하게 내리는 그 풍경의 기억이 코베의 첫 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일기예보에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날, 아주 조금이지만 코베에 눈이 내렸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아 긴가민가했다. 올 겨울은 다른 때보다 너무 따뜻해서 눈이 내리는 걸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이 내렸다. 신이 났다. 사랑하는 눈, 사랑하는 코베. 사랑 ♥ 그래서 눈이 내린 기념으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사랑이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엄..

코베 일상 2020.02.06

고흐전에 다녀왔다

작년부터 기다리던 고흐전에 다녀왔다. 도쿄에서 먼저 시작했고 그 이후에 효고현립미술관에서 지난주부터 오는 3월 29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효고현립미술관 전시회 보러 걸어가는 발걸음이 신난다 (동영상 크기 줄일 수가 없넹, , 작게 올리고 싶은데 ㅠ) 날씨가 맑지는 않지만 햇살이 따뜻해서 걷는 동안 기분이 좋아졌다. 다만 고흐전 보러 간다고 신나서 동영상 속 새 스니커즈를 꺼내 신었는데 전시를 보는 동안 발이 부어서 나중에는 걷기 힘들 정도로 발이 아팠다. 너무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가서 편안한 신발을 신고 가야한다는 사실 조차 까먹어버린 듯 했다. 고흐전을 본다는 사실에 신이 나서 미술관 여기 저기서 사진도 찍고 신이 났었다. 평소에 산책을 하면서 지나다니기만 하고 전시를 보러 간 적은 처음이라 어느 ..

코베 일상 2020.02.02

코베직장인 소개글

해외에서 살아보겠다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일본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하루 하루 모두 나에게 의미가 있었지만 컴맹이라는 치명적인 이유 때문에 사진이나 글, 나중에 찾아볼 수 있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아 가끔은 아쉬움이 있었다. 애써 SNS보다 내 스스로가 일상을 즐기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최근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생겼다. 그 계기는 이직을 하면서 코베라는 도시로 이사를 오고, 여러가지로 여유가 없어 집과 회사만 반복하는 일상을 보낸 것. 하루에 내가 해야할 필요가 있는 말들 (회사 업무상 대화)이외에 해야할 필요가 없이도 하는 말들 (수다)이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웃는 일이 점점 없어졌다. 주말에라도 바깥에 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고 친구도 가족도 없는 낯선 곳에서 나에게 마음의 우울감..

코베 일상 202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