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2

비 내리는 날에 대하여

타닥 타닥 빗소리에 잠을 깨 커튼을 젖히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을 때 드는 생각은 그날그날 다르다. 그래도 거의 이런 생각들이겠지. 출근해야 하는데 우산 때문에 움직이기 귀찮겠다 ... 라던지 혹은 쉬는 날이면 꼭 쉬는 날에 나가려고 하면 비가 내리네 혹은 앞머리 말아도 소용없겠다 양말이 젖을지도 몰라 ... 하다 못해 부침개 먹고 싶다던가 말이다. 비가 오는 날들의 생각이라는 게 그런 것들이었다. 올해 일본에는 장마가 일찍 와서 봄의 시작과 동시에 구름 낀 하늘의 날들이 이어졌다. 나는 심드렁한 마음일 뿐 비오는 날씨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지만 반갑지도 않았다. 그런 날들 속에서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비가 내리는 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말했다. 어제는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맑은 날씨라 다..

코베 일상 2021.06.23

파란 하늘, 바람, 바다. 우리동네. 느린 사람.

4월은 아직 쌀쌀하다는 걸 31년을 살고도 몰랐다. 난 어떤 인생을 살아 온 걸까. 누가 맡겨 놓은 4월을 당연한 듯 찾아가는 베짱이 같은 인생인가보다. 베짱이는 파란 하늘이 너무 좋다. 행복하다. 공짜 행복이다. 우리 아파트는 초록이 많다. 나무랑 꽃이랑, 공짜로 누리는 정원이다. 세상에 공짜가 많다. 그냥 주말에 날씨가 좋아서 밖에 나갔다. 동네 산책을 하는 데 바람이 많이 불었다. 따뜻한 햇살에 시원한 바람이 더해졌다. 초록도 한 눈에 들어오고... 천국인가. 너무 좋다. 봄. 정말 피곤한 날 억지로 글을 쓰고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는데 역시나 또 떨어졌다. 그럴 줄 알았다. 그냥 되는 게 아니지 뭐든지. 하고 싶으니까 하는 것 뿐이다. 그걸로 만족한다. 나는 뭘 해도 느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

코베 일상 202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