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없이 우울했던 내 안에 활기가 돌고 있다. 애초에 내 우울은 나의 욕심에서 비롯되었었다.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까 그 갭에서 오는 공허함... 그 욕심쟁이가 의욕을 내기 시작한 계기는 김밥이었다. 우울한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른 '김밥을 싸서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자'라는 뜬금없는 생각을 실천, 나는 김밥을 쌌다. 한국에서는 근처에서 쉽게 먹을 수 있었던 김밥 먹기가 일본에서는 어찌나 어려운지, 김밥 싸기는 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김밥은 늘 한국 가면 먹을 음식이었다. 새벽에 일어나서 고슬고슬 밥을 짓고, 재료 하나하나 준비해서 김밥을 쌌는데 진짜 너무 행복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번거로움은 마른 일상에 단비가 되었다. 김밥 싸는 거 하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