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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코로나 확진되고 격리 일주일 후기

인귀 2022. 8. 21. 11:31

얼마전에 언니 PCR 검사 하러 따라 갔을 때 코로나 시대에 한번도 코로나 PCR 검사 해본 적이 없는 게 행운이라고 생각했었는데 ... 그런 건 다 허상같은 거였다.

 

요즘 코로나가 엄청 심해지고 있다고 하고 일본은 이제 코로나 확진자 집계를 안한다거나 백신이 유료화 될 거라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었어도 언제나 코로나는 있었으니까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항상 대체 이렇게 코로나가 심하다는데 누가 걸리고 누가 안걸리는건지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냥 전철도 타고 식당 가서 밥도 먹고 하는데도 안걸리는 사람이었으니까. 

 

 

코로나 확진

증상이 발현되기 하루 전에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서 상태가 많이 안좋았다. 근데 살짝 두통 정도였고 열이 나지도 않았고 그냥 멀쩡했다. 그리고 증상이 시작된 날에 열이 나니까 머리가 엄청 아프고 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코로나 증상인지 냉방병인지 잘 모르겠는데 혹시 모르니 일단 오후 조퇴를 했다. 그리고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 없으니까 일단 집으로 갔다. 

 

여기서 정말 답답했던게!!! 한국은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겠고 일단 지금은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많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아무리 검색을 해도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그냥 집에서 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식이다. 

 

열이 나면 일단 보건소에서 무료 PCR 검사를 받을 수 없다.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사람에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병원도 갈 수가 없다... 병원에 가면 안된다고 나와있고 일단은 전화를 해서 상담을 하고 내원을 할지 말지 정해야 한다. 그런데 병원이 전화가 연결이 안된다...

 

그래서 코로나 상담 센터라는 곳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려고 하는데 코로나 상담 센터도 연결이 안된다...

 

그냥 아픈 사람은 죽어나는거다ㅠㅠ 나는 그래서 첫날 열이 40도까지 올랐는데 일단 키트를 집에서 해봤다. 그때는 음성이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그냥 해열제를 먹고 잠만 잤다. 

 

 

코로나 확진

증상이 나오고 둘째날 첫날 먹은 해열제의 효과가 있어서 열이 38도에서 37도까지 떨어져서 PCR 검사를 받으러 갔다. 

원래는 병원에 가려고 했는데 병원은 어디도 전화를 받지 않고...

열이 나면 병원에 오지 말라는 안내에 엄청 갈팡질팡하다가 일단은 PCR 검사를 받으러 갔다. 

 

열이 좀 내려서 그냥 감기일 수도 있으니까 검사할 때는 별 말 안하고 검사를 받았다. 

코르는 찌르는 검사를 받았는데 코 아파 죽는 줄 알았다. ㅋㅋㅋ

 

 

코로나 확진

검사를 받은 날도 집에서 그냥 목감기약 먹고 쉬었다. 증상은 열이 아직도 남아 있고 그로 인해 머리가 아픈 것 정도였다. 

그렇게 집에서 쉬고 있는데 밤에 전화가 왔다. 코로나 양성이라고 일주일동안 집에서 대기하라는 연락이었다. 

 

증상이 발현되고 다음날 밤, 코로나 검사를 한 당일 밤에 양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원래는 집에서 남편과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 때부터 방 안에서만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일단은 바로 회사에 연락해서 코로나 양성인 것을 알리고 회사를 쉬게 되었다. 격리기간동안.

 

남편이랑은 계속 붙어 있었는데 남편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는 그래서 코로나는 어디에나 있고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코로나에 걸리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코로나 심한 거도 맞지만 코로나는 항상 유행이었고, 딱 코로나 걸린 때에 내가 몸상태가 메롱이었는데 그 틈에 감염이 된 게 아닐까 싶다. 

 

 

코로나 확진

https://web.pref.hyogo.lg.jp/kf16/corona210903.html

 

(兵庫県)新型コロナの陽性者・濃厚接触者の方にお願いしたいこと

 

web.pref.hyogo.lg.jp

일본에서 코로나 감염이 되면 한국도 구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현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자기가 사고 있는 현의 코로나 정책에 따라서 행동하면 된다.

 

인터넷을 엄청 알아봤는데 진짜 답답했다. 정확히 어쩌라는 거는 그냥 집에 있으라는 거 밖에 없다. 

코로나 대유행 시대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아픈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했다. 

그리고 나는 인터넷으로 음식도 주문할 수 있고 남편한테 부탁도 할 수 있었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나 연세가 드신 분들은 정말 큰일이다 싶었다. 

 

어쨋든...

 

고베의 경우이지만 코로나에 감염되면 집에서 약을 먹고 격리를 한다. 다른 곳 설명을 보니 무증상의 경우 일주일, 유증상의 경우 열흘이라는 기준이 있는 곳도 있다. 어쨋든 중요한 건 그냥 약을 먹고 집에서 쉰다. 이거다.

 

그리고 나는 걱정병이라 격리가 끝나면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하고 싶었다. 그냥 세상에 나가기에는 좀 불안하니까...

 

그런데 규칙적으로 자가 격리가 끝난 사람이 코로나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정확히 이렇게 적혀있다. 

왜지? 싶어서 또 한참 찾아보니까 PCR검사가 죽은 코로나 균까지 나오기 때문에 또다시 양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 의미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코로나 확진

몇년간 사용하지 않은 가습기를 꺼냈다. 

 

코로나 증상이 나오고 3일째부터는 열은 36도대로 떨어지고 몸이 정상적으로 됐다. 하지만 열이 안나고 몸이 괜찮을 뿐 갑자기 목이 엄청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냥 아프다정도가 아니라 침 삼킬때 마다 죽을 것 같이 아프고 숨도 못쉬겠고 차라리 기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기침을 많이 하지는 않고 가끔했는데 목이 너무너무 아팠다. 

 

그래서 코로나 감염되면 해열제 먹고 계속 자고 그 다음에 할 일은 목 관리를 하는 거다. 목감기 약도 먹고 가습기를 틀어주고 잠을 많이 자고 해야 한다. 

 

 

코로나 확진

첫날부터 사일째정도 까지는 거의 안먹었다. 너무 아파서 식욕이 없고 방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먹을 생각이 안들었다. 목감기 약 먹고 바나나 같이 부드러운 것 먹어줬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걸리면 다들 배도라지차를 마시는 것 같은데 여기는 배도라지차가 없으니까 그냥 차를 마시거나 프로폴리스 성분이 좋다고 해서 꿀이 들어간 사탕을 계속 먹었다. 

 

 

코로나 확진

코로나 걸리고 거의 죽만 먹거나 복숭아나 바나나 먹거나 했는데 한번은 짜파게티가 먹고 싶어서 남편한테 부탁해서 먹었는데 와... 목이 너무 따가워서 반도 못 먹었다. 

 

인터넷으로 한국식 죽을 시켜먹었는데 으으...만두소맛이 나서 진짜 맛없었다. 고추참치랑 같이 먹어서 간신히 먹었다. 

 

역시 아플때는 본죽이 짱인데. 아 본죽 먹고 싶다!!!

 

김치 낙지죽... 야채죽.... 장조림이랑 오징어 젓갈이랑... 진짜 맛있는데!!!

 

 

코로나 확진

거의 일주일을 꼬박 못먹다가 막판에 콩국수도 만들어 먹고 자가격리 마지막 날 밤에는 피자도 시켜 먹었다. 

으 일본 피자 진짜 맛없음.

 

한국 피자 먹고 싶다. 동네에서 배달 시켜먹는 화덕피자 먹고싶다. 피자헛도 좋고....

한국이 먹짱이라 먹는 건 진짜 한국이 다 맛있다. 

 

그래도 아파 죽을 것 같았는데 열은 2-3일 정도 약 먹고 잠만 자서 내렸고, 목 아픈것도 좋아졌다. 다만 목이 아프지 않아도 목소리가 전혀 안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다. 

 

불안해서 검색해보니 코로나 후유증 중에서 목소리가 안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아 이것도 너무 답답한게 병원에 가려고 검색을 해도 코로나 후유증이면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만 나오고 코로나면 오지 말라고만 나온다. 

 

코로나 걸린 사람은.... 정말 불쌍하다. 

 

그래도 밥도 먹고 목소리만 안나올 뿐 일주일 격리하니까 몸은 좋아졌다. 

다들 이정도로 오래 아프지는 않다고 주위에서 말해줬는데 나는 정말 너무 아팠다.

다시는 이런 경험 하고 싶지 않다. 

 

 

코로나 확진

방에서 핸드폰만 하니까 건강이 너무 안좋아졌다. 휴....

요즘은 코로나 확진 되면 무조건 오미크론이라고 집계한다던데 나도 오미크론이었을까?

 

정해진 기간의 격리가 끝나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외출을 했다. 첫 외출.

 

내가 방 안에 갇혀있는 동안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ㅋㅋㅋㅋㅋㅋ 오버.

 

근데 뭔가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바깥 세상은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다시는 코로나 걸리고 싶지 않다. 너무 고생함. 휴.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내가 코로나에 걸리다니... 가장 최악인 것은 일본의 연휴인 오봉 야스미를 코로나 감염으로 싹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

 

세상에... 

내 연휴 ... 눈물이 나지만 꾹 참아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