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베 일상

일본 전철 일상/부끄러운 감정/배고픔

인귀 2021. 4. 2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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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노지 공원

오늘 전철에서 있었던 일.

 

아침에 전철에서 어떤 아저씨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자꾸 노래를 크게 따라 불렀다.

힐끔 힐끔 자꾸 눈이 갔는데 아저씨는 주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음악에 심취해 있었다.

 

게다가 노래를 부르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한소절 부르고 감상을 말하는 것이다.

믿어요~~ 사람을 사랑하는 일~~ 信じてる~人を好きになること~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심각하게

난 안 믿지만 말야? 俺は信じないけどさ。

 

이러셔서 아저씨의 단독 콘서트가 재밌었다.

 

그리고 같은 노래를 계속 부르셨는데

전철이 목적지에 도착하고 내가 내릴 때는 

나도 모르게 마음 속으로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었다.

ㅋㅋㅋ

 

구글에 검색해봤는데 무슨 노래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저녁에 탄 전철에서는 아주머니가 한껏 웃으면서

쓰러지셨다. 

너무 큰 소리로 쓰러지셔서 다들 소리지르고 그랬다.

 

버라이어티한 오사카의 전철.

 

 

하겐다즈

갑자기 20대의 부끄러운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만든 PPT 발표를 보고 요즘 세상에도 이런 배경을 쓰냐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핀잔을 받은 적이 있다.

핀잔이 아니라 무시나 경멸일지도 몰라.

근데 그 말이 맞는 말이라 나는 부끄러웠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나는 왜 무슨 일을 해도 허접한 건지 자괴감이 든다.

창피하다.

 

몸 어디에 나사가 빠진걸까?

 

 

저녁

지지난주에는 배가 안고파도 많이 먹었다.

지난주에는 배도 안고프고 먹지도 않았다.

이번주에는 배가 고픈데 못먹고있다.

 

끼니 뿐 아니라 하루의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 모르겠다.

내가 내 정신으로 살아 있는 건지 모르겠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주 잠깐의 시간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하는 매일.

6개월 간 누워만 있어서 그런지

자꾸 뭘 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도 이걸 쓰고 있다.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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