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78

고베 샤부샤부 맛집, KAIRA

나는 한식을 매우 좋아해서 일식을 엄청 선호 하는 편은 아닌데 일식 중에서 종종 먹고싶다 하고 떠오르는 음식은 샤부샤부다. 일본의 샤부샤부 가게는 고급스럽고 비싼 가격의 가게이거나 무제한 食べ放題 이거나 하는 것 같다. 고베 샤부샤부 가게를 검색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가게인 고베 맛집 KAIRA는 산노미야에 위치해있다. 가게는 일인용 나베에 샤부샤부를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냉 샤부샤부 冷しゃぶ를 메뉴판에서 보자마자 오 이거 먹어야겠다! 싶었다. 가게 분위기는 딱 일본 가게 스럽게 되어 있고, 산노미야 역에서 가까워 찾기는 쉬웠다. 구글 리뷰에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시다는 글이 많았는데 그 이유를 바로 알았다. 내가 시킨 냉 샤부는 6월 부터 9월까지 주문할 수 있는 메뉴 였는데 ..

고베 맛집, 원조 붓카케 마제소바 <고베 나다하치 神戸灘八 本店>

날이 더워지고 확실히 입맛이 없어졌다. 뭘 먹으려고 해도 귀찮기도 하고... 시원한 비빔국수나 콩국수, 냉면, 화채 같은 것만 먹고싶어진다. 음식을 해먹기 귀찮아서 나가서 먹으려 했는데 냉면은 먹을 수 없고 ... 그래서 차가운 마제소바 먹어야겠다 하고 찾아보니 산노미야 三宮 에 마제소바 맛집으로 알려진 고베 나다하치 神戸灘八 本店 가 있었다. 고베 나다하치 주문하는 방식은 가게 바깥에 위치한 자판기에서 먼저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한 후 티켓을 받아 가게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점원에게 제출하면 된다. 이때 점원이 소바의 양을 물어보는데 이 가게는 신기하게 보통 並盛 160g, 곱배기 大盛 240g, w사이즈 w盛 320g 이 모두 같은 금액이다. 마제소바는 면이 얇지 않으니까 보통으로 시킬까 잠깐 고민하다..

마루가메 우동

와 ... 정말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가게들이 다 문을 닫아서 선택권이 없었는데, 마루가메제면 丸亀製麺 은 오픈해 있어서 다녀왔다. 매일 집밥만 먹다가 오랜만에 남이 해준 밥을 먹으니 너무 좋았다. 가게들은 다 문을 닫고, 영업을 안하는데 생활을 어떻게 하실지 걱정이다. 마루가메제면 산노미야점도 영업은 하고 있었지만 입장할 때 손소독은 필수였고, 자리는 한칸을 띄우고 앉을 수 있게 되어있었다. 엄청 유명한 마루가메제면인데 난 가볼 기회가 없어서 처음으로 가봤다. 우동을 시키는 방식이 좀 특이해서 처음 가보는 사람은 당황할 것 같았다. 마루가메제면 주문은 일단 먹고싶은 우동을 말하고 나서 쟁반을 들고 먹고 싶은 튀김이나 주먹밥 등을 골라서 이동한 후 계산을 하는 방식인데, 나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때 가..

긴급사태선언 이후, 일본 생활. +등산.

일본은 4월 9일부터 발효된 긴급사태선언이 있고, 식품과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 외에는 가게들이 문을 닫아 거리가 한산하다. 늘 발딛을 틈 없이 사람이 북적거리던 도톤보리의 구리코상 앞 다리가 한산. 지금은 외출을 자제해야하는 시기라 다들 밖에 나오지 않는 것도 있고, 가게들이 문을 닫아 밖에 나와도 할 일이 없다. 일본 뉴스에서 보니 긴급사태 이후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회사는 30% 정도이고 나머지는 자택 근무 등으로 전환해 업무를 진행한다고 했다. 오사카에 간 사람에게 사진을 받고 놀랐지만, 고베도 이와 다를 바 없이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다. 모토마치 상점가는 대략 눈으로만 보면 60%이상은 가게 문을 닫고 있었다. 문을 연 가게도 사람이 없어 굉장히 한산하다. 하버랜드의 우미에나 산노미야의 오..

코베 일상 2020.04.12

코베 직장인 점심, 네무노키 ネムの木 카레라이스.

평소에 점심은 늘 도시락을 싸서 회사에서 먹는데 가끔씩 나가서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날도 그런 날이었다. 내 위장이 원하는 메뉴는 무엇일까 고민했는데 답은 '비빔밥' 이었다. 점심에 비빔밥 뷔페를 운영하는 회사 근처 가게가 있어서 거기 가려고 12시 땡 치자마자 슝 하고 나갔는데 이런... 휴무일이었다. 그러고보니 늘 화요일마다 문을 닫았던 거 같기도 하고... 속상했지만 점심을 먹기는 해야 해서 근처 식당 어디있을지 발길을 돌려 돌아다녀 보았다. 점심 때 자주 현청앞역 근처를 산책하는데 그 때 우연히 봤던 네무노키 ネムの木라는 가게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카페 같이 아기자기해 보이는 인테리어가 신경쓰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주 매운 카레 超スパイシーカレー’ 라는 작은 포스터를 봤던 게..

코베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네, 스마 須磨

스마 須磨는 고베시 서쪽에 위치한 구의 하나로 회사 사람에게 들으니 지역에서는 부자 동네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고 했다. 그래서가 아니라 난 스마 須磨가 원래 좋았다. 번화한 산노미야 三宮, 모토마치 元町 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아서 위치적으로도 좋고, 자연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마음이 힘들 때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고베에서 절에 가려고 찾아보다가 스마데라 須磨寺 를 알게 됐다. 전철에서 내려 절에 가는 작은 상점 골목이 어찌나 아기자기하고 예쁜지... 나는 처음 스마에 갔을 때 부터 스마를 좋아하게 됐다. 처음에 스마데라만 보러 갔을 때는 산 공기와 향 냄새에 마음이 편안해 져서 마음의 짐을 내려 놓는 기분으로 힐링하고 왔다. 맘이 편안해 지는 것 만으로도 혼자서 눈물을 ..

코베 일상 2020.03.18

완벽한 주말, 일본 코베의 하루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구매가 어려워졌고, 집에 박스로 사둔 마스크가 있어서 쓰면서도 이리 저리 드럭 스토어나 수퍼를 둘러보고 늘 텅 빈 매대만 확인했었다. 그러다가 주말에 마음 먹고 아침 8시 쯤 나와 드럭 스토어를 찾았는데, 이 날은 마스크 입고가 없는 날이라는 안내가 있었다. 다른 드럭 스토어에 갈 까 하다가 라이프를 먼저 갔는데 10시 오픈인데 8시 반쯤부터 줄이.. 줄이.. 끝없이 이어져 있는 걸 보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맥도날드에 갔다. 맥모닝 먹은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 기억도 안나 아침 일찍 나온 김에 맥모닝을 먹었다. 나는 맨날 계란이 들어 있는 맥모닝을 먹었는데 쿠폰 쓰려고 계란이랑 소시지가 들어간 맥모닝을 먹었는데, 와우 너무 맛있어서 깜놀. 여태까지 이..

코베 일상 2020.03.06

코베, 첫 눈, 사랑에 관하여

코베에 첫 눈이 내렸다. (내 기준) 나는 첫 눈을 사랑한다. 첫 눈은 로맨틱하다. 재작년 후쿠오카에 살았을 때, 언니랑 같이 코베에 놀러 온 적 이 있었는데 그 때도 눈이 내렸었다. 카페 창 밖으로 눈이 포근하게, 천천히, 조용하게 내리는 그 풍경의 기억이 코베의 첫 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줬다. 일기예보에서 기온이 뚝 떨어진다는 날, 아주 조금이지만 코베에 눈이 내렸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길,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아 긴가민가했다. 올 겨울은 다른 때보다 너무 따뜻해서 눈이 내리는 걸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눈이 내렸다. 신이 났다. 사랑하는 눈, 사랑하는 코베. 사랑 ♥ 그래서 눈이 내린 기념으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사랑이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엄..

코베 일상 2020.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