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베 78

고베 일상 - 양파다듬기/산노미야/깍두기만들기

원래 나는 매일 슈퍼에 가서 조금씩 장을 보고 신선한 것들을 조금씩 사서 먹는 걸 선호했는데 슈퍼에 가서 조금씩 장보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노선을 바꿔 가끔 슈퍼에 가서 저렴한 식재료를 미리 사두고 손질해두거나 저렴한 재료로 요리를 해먹거나 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보니 한국 물가가 장난이 아니라고 하던데 코로나로 다들 힘든 시기에 물가까지 올라 걱정이다. 일본 슈퍼에서는 작년 가을이었나? 기억이 애매한데 한참 야채 값이 오르더니 요새는 또 안정된 것 같다. 양파 한 망에 300엔 정도여서 큰 맘 먹고 양파를 한 망 구매했다. 망 안에 양파 한개는 물러 있어서 버려야 했는데, 일본에서도 상술은 있구나 싶었다. 눈물을 흘리며 양파를 열심히 다듬고 반은 사각크기로 반은 채썰기로 잘라서 지퍼백 두개..

코베 일상 2021.01.20

일본인 친구집 놀러가기, 교자만들기

나는 일본에서 거주하기 시작했을 때 굉장히 나이를 먹은 상태였고 (핑계), 대인관계에 서툴기 때문에 (?) 일본인 친구가 후쿠오카에 딱 한명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본인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인 친구네 집에 초청을 받아 놀러갔다 온 이야기. 친구네 집에 놀러갈 때 맛있는 디저트를 사고 싶었는데 우리 동네에는 디저트 가게가 전멸이라 좀 걸어서 맛있다는 평가가 있는 디저트 가게에 들렸다. 프랑스어 인데 일본어로 읽은 가게 이름은 아토리에 미뇨네또 アトリエミニョネット 10시 좀 넘은 시간이라 디저트 종류가 많이 없으면 어쩌지 했는데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예쁜 디저트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디저트 하나하나 살까 하다가 뭔가 고르기도 애매하고 받는 사람도 부담스러울..

코베 일상 2021.01.19

고베 일상 2021.1.10 장보기/등산/야키소바/연날리기 등등

12월 말부터 아무리 껴 입어도 나가면 추운 날들이 이어지더니, 날이 지날수록 조금씩 날이 풀리고 있다. 1월에 접어들면서 짠테크를 시작했는데 슈퍼에 장보러 갔다가 2리터 짜리 생수가 저렴하길래 한 박스를 구매. 집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데 남편이 거뜬히 들고 갔다. 든든하다. 남편이 올 겨울 꼭 갖고 싶다며 노스페이스 신상 패딩을 샀는데 거짓말처럼 패딩을 사자마자 날씨가 풀렸다. 기능성이 너무 뛰어나서 저걸 지금 입고 돌아다니면 땀이 난다고 한다. 날이 조금이지만 따뜻해졌고, 맑은 날의 주말을 그냥 집콕하기에 아까워서 정말 오랜만에 산에 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이야 등산을 하면 제대로 하지만 나는 왕복 1시간 반 정도의 등산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동산 코스를 다녀오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내..

코베 일상 2021.01.12

비빔밥 만들어 먹기

한국에 살 때는 반찬 없을 때 밑반찬 아무거나 넣고 비벼 먹는 비빔밥이 흔한 음식이었지만 외국에 살면서 비빔밥이 너무 귀하고 맛있다. 내 안에서 집에서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밖에 나가서 비빔밥을 사먹은 적이 없었을 정도인데, 일본에서는 집에 밑반찬이 없으니 비빔밥도 귀하다. 츠루하시에서 산 열무가 있어서 비빔밥이 먹고 싶어서 만들어 보았다. 원래 비빔밥 나물들도 만들어서 해먹고 했는데 귀찮아서 나물들은 슈퍼마켓에서 사왔다. 원래 비빔밥에는 계란후라이가 있어야 하는데 단백질은 돼지불고기로 보충했다. 비빔밥만으로도 야채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지만 괜히 샐러드도 같이 준비했다. 매콤한 비빔밥에 간장양념 불고기를 얹어서 먹으면 일품이다. 계란후라이의 아쉬움을 충분히 채워준다. 냠냠. 반주로 상큼한 자몽..

2021년 새해맞이 일본생활

2021년 신축년이 밝았다. 나는 아직도 고베에서 살고 있고, 결혼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내 주변에 달라진 거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이제는 2020년을 작년이라고 불러야 한다. 내 고향 수원에서는 12월 31일 밤에 12시가 되기 까지 기다렸다가 종을 치고 화성에서 다같이 모여서 무료로 나눠주는 떡국을 먹고 집에 가고 그랬다. 친구들과 자주 그 곳에서 새해를 맞이 하곤 했었다. 작년에는 약속이 있어서 서울에 갔다가 집에 오는 전철에서 펭수가 제야의 종을 치는 걸 핸드폰으로 봤었다. 올해는 코로나의 여파로 67년만에 보신각 제야의 종 행사가 취소 되었다. 온라인으로 카운트다운을 한다고 하길래 유투브로 새해를 맞이 했다. 아주 신세대스러운 방법이군. 온라인이지만 제야의 종과 마찬가지로 33번..

코베 일상 2021.01.03

주말 영화관, 오락실, 고베 메리켄파크, 오사카 플라네타리움

조금씩 확실히 추워지고 있는 요즘. 고베에서 사는 나의 지난 주말 이야기. 토요일에 할 일을 정리하고 나서 시간이 조금 남길래 영화관에 갔다가 기다리면서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먹었다. 시로이 카페라떼 白いカフェラテ 를 마셨는데, 진짜 맛있었다. 한국 자판기에서 파는 우유 맛이 나는 살짝 달달한 커피. 너무 맛있어서 자판기가 보이면 파는 지 보고 사마시고 있다. 일본에서 마녀가 가득 魔女がいっぱい 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한국 영화 이름 마녀를 잡아라 (더 위치스). 그냥 뻔한 영화일 것 같았지만 앤 해서웨이가 나오길래 볼까? 싶어서 찾아보니 미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안했고 한국에서도 개봉을 안한다고 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본에서는 개봉을 해서, 극장에서 보고 왔다. 영화 자체는 정말 별로 였다. 뻔해도 ..

코베 일상 2020.12.16

일본 도시락, 슈퍼 도시락 백화점도시락

나는 정말 신기하다. 익숙하다는 건 뭐든지 별로이고, 새로운 건 늘 짜릿하다는 사실이. 도시락이 그렇다. 일본에서 살기 전에 일본을 여행으로 다녔을 때 슈퍼나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었다. 알록 달록 예뻐보이고, 신기하고 좋아보였다. 처음 일본에 와서 모아둔 돈으로 버티며 생활할 때는 도시락을 참 많이 먹었었다. 그때는 도시락 전문점은 커녕 편의점 도시락도 비싸서 집 바로 근처에 있던 후쿠오카의 슈퍼인 써니 サニー 나 미스터맥스 ミスターマックス 의 슈퍼 도시락이 주식이었다. 그 때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도시락 먹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만든 사람에게 미안하지만 일본의 도시락은 너무 맛없어보이고, 반찬도 튀김 종류만 많아서 손이 안간다. 오사카 살 때는 한번도 안먹은 듯. 요즘 도시락을..

고베 한국요리, 고베삼겹살 神戸サムギョプサル

고베에서 한국요리 가게를 많이 가보지는 못했지만 그 중 그래도 자주 가봤다고 생각되는 곳이 고베 삼겹살 神戸サムギョプサル 이다. 고베 삼겹살은 따로 홈페이지가 없는데 구글 맵에서 보면 모토마치 쪽에 하나, 산노미야에 하나, 롯코 쪽에 하나 가게가 있는 것 같았다. 처음 이 가게를 알게 된 것은 회사 점심 시간에 산책을 하다가 런치에만 운영하는 비빔밥 뷔페가 있다는 것을 보고 이 가게 한번 가봐야지 했던 것이었다. 런치 타임에는 늘 사람이 붐벼서 혼자 가면 합석을 하거나 조금만 점심 보다 늦게 가도 줄을 서거나 해야 한다. 한국요리가 인기가 많다는 게 기쁘면서도 내가 가서 못먹을 때가 있어서 고베 삼겹살 갈 때는 늘 점심시간 땡 치자 마자 빨리 간다. 비빔밥 재료는 나물들과 김치 종류 등 여러가지가 준비되..

고베 샤부샤부, 카고노야 かごの屋

가끔 샤부샤부를 먹고 싶은데, 집에서 먹으면 결국은 나베가 되어 버리곤 한다. 샤부샤부는 외식으로 즐기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고베에서 샤부샤부 검색하면 나오는 가게 중 가장 집에서 가까운 가게여서 방문한 카고노야 かごの屋. 온야사이나 킨노부타 정도로 메뉴가 다양하거나 맛있지는 않았지만 그냥 샤부샤부 먹고 싶은 날에 먹으러 가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카고노야 메뉴는 뷔페식 食べ放題 무제한 메뉴다. 돼지고기 코스는 2,790엔이고 소고기 코스는 3,490엔으로 나뉘어져 있고 샤부샤부 스프도 네가지로 준비돼 있어 두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쯔유 つゆ 나 스키야키 すき焼き 국물은 너무 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머지인 다시마 국물과 도미 육수로 선택했다. 일본 무제한 뷔페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주문 터..

짜장라볶이, 만두.

동키호테에서 파는 떡볶이의 신 라볶이가 맛있어서 짜장맛도 구매해 보았다. 원래 짜장 떡볶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라볶이니까 짜장 라면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싶었다. 짜장맛이 엄청 맛있지는 않았어서 두번 사먹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한국 분식집에서 먹는 노란 단무지가 있으면 진짜 찰떡궁합일 것 같은데 아쉽지만 내가 만들어 놓은 치킨무라도 곁들여 먹었다. 일부러 짜장 라볶이랑 같이 먹으려고 모토마치 난킨마치에서 사온 만두. 난킨마치에서 가장 유명하고 항상 줄 서 있는 그게인 로쇼키 元祖豚饅頭 老祥記. 코로나 심했을 때 난킨마치 다 닫고, 로쇼키도 닫았다가 다시 열었을 때 테이크 아웃 메뉴만 판매하고 그 때 처음으로 사람이 없는 모습을 봤었다. 짜장면 맛은 아니지만 :) 그래도 짜장떡볶이..